3n살 캐나다 워홀 생존기
캐나다에서 맞는 둘째날 아침.
나에게 시차 적응 따위란 없다. 왜냐? 한국에서 낮과밤이 바뀐 생활을 해왔기 때문. 놀랍도록 여기오니 아침에 눈이 떠진다. 비행하느라 피로가 많이 쌓였음에도 불구하고 9시 정도에 기상했던 것 같다.
어제 먹은 짜장범벅으로 나의 비상식량은 sold out.
전 날 저녁, 스타벅스에서 데려온 블루베리 머핀으로 허기를 채웠다. 데운 tap water와 함께.
머핀 달고 맛있었다.
역으로 가는 길 풍경.
날씨가 화창해서 밴쿠버의 아름다운 모습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날이었다.
그런데 위 사진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저 사진을 찍고 기분좋게 뒤를 도는 순간, 아프리칸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갑자기 웃으면서 나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뭐라뭐라 소리치는 것이었다.
나는 너무 놀라 순간 심장이 땅까지 떨어지는 줄 알았지만,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 정색하며 무시하고지나갔다. 그랬더니 본인도 갑자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무표정으로 가던 길을 갔다…
하필 한적한 길에서 유일하게 마주친 사람이었는데… 이런 놀라움을 주다니.
낮이라도 사람 없는 곳은 함부로 걸어다니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이곳은 대마가 합법이다.
언제 어디서 어떤 사람을 마주칠 지 모른다 ㅎ
아직 나에게는 컴패스 카드(캐나다 교통카드)가 없기에 두 다리가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다. 스카이 트레인(캐나다 전철) 역에서 교통카드를 구매할 수 있다하여, 30분 남짓 걸어서 도착한 ‘길모어 스테이션’. 캐나다 계좌 개설 전이라 신한 쏠트래블 카드만 믿고 무작정 갔다.
컴패스 카드는 데일리 패스(1일 무제한), 먼쓸리 패스(한 달 무제한)가 있는데 먼쓸리는 무조건 1일부터카운팅 되는 시스템이다. 내 도착시기는 8월 말이어서 우선 데일리 패스를 사기로 했다. 카드를 넣고 구매를 하려는데 응? 왜 안되지?.. 몇 번 시도해보다가 계속 실패해서 결국 포기했다. 그냥 쏠트래블 카드로 안되는구나 했는데 알고보니 비밀번호 입력하라는 메시지를 내가 이해를 못 한거였음^^;
교통카드 사면 다운타운이나 들려볼까 했는데 담에 가는 걸로. 집주인 분에게 드릴 room fee 뽑아야해서 Gulf&Fraser 가서 뽑았다. 여기가 쏠 트래블로 인출해도 수수료가 없다는 정보를 입수했기에!!
이 곳 외에도 Vancity, blue shore, westbank도 수수료 없다고 하더라. 밴시티는 실제로 경험해 봄.
(+밴시티 주말에는 2$ 수수료 든다는 정보 추가)
그런데 한 번에 1,000$씩은 안되고 한 2-300불씩 나눠서 여러번 뽑아야한다. 지폐도 20$, 50$로만 가능했음.
그렇게 현금을 가득 들고 ㄷㄷ
걷느라 너무 배고파서 근처 식당으로.
한국인은 역시 밥이지.
베트남 식당에서 소고기 볶음밥을 시켰다. 역시 가격은 상당하지만, 그만큼 양도 어마어마하다.
극소식좌라면 3번 나눠먹을 수 있을 정도의 양.
반 정도 남아서 포장해달라고 했더니 나에게 To Go Box를 갖다 준다. 첨엔 이 집만 이러나? 당황하며 스스로 음식을 포장했는데, 알고보니 다른 음식점들도 동일한 것을 보고 이것이 이곳 문화임을 깨달았다. 생각해보니 스스로 포장하는 것이 안전할 수도? 있겠다 싶다.
근데 접시 크기 좀 봐.
밥을 먹고 은행 계좌 개설이나 해볼까하여 근처 TD 은행을 찾아갔다. 그런데 문 닫기 1시간 전이라 다음에 오라해서 알겠다고 나왔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동네가 ‘Brentwood 브랜트우드’.
드디어 느껴보는 도시의 공기. 근처 빌딩들도 다 새 건물 같고, 거리에 사람들이 보여 안심됐다. 요즘 뜨는 동네라고 한다. 아 여기 살고싶다.
대부분 콘도(오피스텔 같은)촌인 동네인데 가격이 거의 다운타운 못지 않다. 근데 그만큼 깔끔하다.
캐나다에서 처음 맛보는 ‘팀홀튼’.
브랜트우드 몰 안에 있었다. 한국에선 대략 7-8천원에 사먹었던 것 같은데 여기선 3천원 정도 한다. 근데 맛있다. 보이면 일단 드셔요.
교통카드도 없던 뚜벅이라 뜻하지 않게 많이 걸어서지친 체력을 여기 앉아서 한 숨 돌렸다.
브랜트우드 몰 안에 캐나다 올리브영 같은 ‘London Drugs 런던 드럭스‘가 있는데 이 곳에서도 컴패스카드를 구입할 수 있다고 해서 왔다.
10$ 충전된 걸로 구매. 처음 살땐 보증금 6$가 포함된다. 보증금은 나중에 환급 받을 수 있다.
휴 드디어 버스와 스카이트레인을 탈 수 있다.
그리고 온 김에 수건도 구입했다. 캐나다 수건은 품질이 별로라 하여 한국에서 여러 장 챙겼었는데, 그걸 막판에 짐 무게 때문에 다시 싸다가 놓고왔다…거의 중요 물품 탑순위었는데. 절망.
할 수 없이 2장에 6$ 정도로 구매. 확실히 송월타월보다 얇다. 그냥저냥 쓸만함. 색은 맘에 듬.
처음 타는 스카이 트레인. 야호.
캐나다 스카이 트레인은 대부분 지상 위로 다닌다. 그래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 지하철역에서 보는 하늘도 아름답다.
숙소까지는 버스를 한 번 더 타야해서 환승을 했다. 아싸 아깐 걸어왔는데 헤헤. 첫 탑승의 순간을 사진에 담는다.
여전히 낯설지만 교통카드 하나 구매했다고 조금씩 현지인 코스프레에 가까워 지고 있는 기분이 든다. 나 잘 적응할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