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23일 새벽 3시, 갤럭시 S25 시리즈가 공개됐다. 전작에 비해 향상된 AP 성능과 강화된 Ai 기능, 게다가 가격 동결까지. 10년 간 아이폰만 사용했던 내가 혹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름 애플 생태계를 구축해 놨기 때문에 갤럭시로 바꾸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하는 점이 꽤 많았다.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동기화되는 사진과 캘린더, 아이폰에 오는 모든 알람들이 맥북에서도 받아볼 수 있는 편리함, 완벽하게 호환되는 에어팟과 애플 워치. 직접 사용해 보니 꽤 많이 유용한 기능들이었다. 이런 편의성을 포기하고 갤럭시로 갈아탈 수 있을까?
다행히 회사 근처 삼성스토어가 있어 편의점 들리 듯 출근할 때마다 방문했다. 정말 나에게 필요한 제품인가, 바꿀만한 가치가 있는가를 매번 확인했다. 그런데 방문 목적과는 반대로 볼 수록 그냥 갖고 싶다는 생각만 커졌다. 딱히 지금 쓰고 있는 아이폰이 고장 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갤럭시 하면 떠오르는 삼성페이, 통화 녹음 같은 생활 속 편의 기능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합리화와 함께 설렘 반 걱정 반 사전예약 충동구매를 해버렸다.
주문 후 3주가량 기다려 갤럭시 S25가 도착했다. 초기 설정을 마친 4일 차 사용 소감을 말하자면 일단 가볍다. 원래 쓰던 아이폰을 들자 조금 과장해 돌덩이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외에도 편리한 기능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기능의 설정 값을 조절해 나만의 스마트폰을 만드는 기분이었다. 오히려 주어진 대로(?) 단순하게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아이폰이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스피커는 소리를 키울수록 찢어지는 소리가 났고 저렴한 느낌의 진동 모터는 단번에 느껴졌다. 또한, 사소한 부분에서 확실히 아이폰 같은 '감성'이 부족했다. 같은 제스처를 취해도 아이폰의 애니메이션이 훨씬 더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반응했다.
아직은 애플 생태계가 더 편하고 아이폰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나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것, 경험해보지 못한 것, 그리고 왠지 모르게 좋아 보이는 것에 이끌린다. 오늘도 텅장의 길로 들어서며 구매한 갤럭시 S25를 애지중지 잘 사용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