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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의정원 Jan 02. 2025

엄마의 조건부 사랑

- 엄마가 미운 밤. 머니 시크릿

"조건 없는 사랑에는 독이 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조건부로 준다면 한번 생각해 보세요. 이걸 받고 화나거나 용서하거나 미안한 일이 생길까? 찜찜하다면 받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독이 있는 선물은 결국 해가 되니까요. 독이 담긴 것은 거절하세요. 사랑으로 주는 것이라면 모든 것을 감사히 받으세요."


- 머니 시크릿. 김새해




어렸을 때부터 나는 엄마 감정이 없는 냉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본인 마음에 들지 않으며 불같이 화를 내었 따뜻함을 느껴본 적이 없기에 엄마가 계모일 거라 생각했다. 엄마는 스킨십을 질색하게 싫어했다. AB형 물병자리 건강하지 못하여 5번으로 에너지가 흐르는 장형 8번 ESTJ. 엄마를 오랫동안 관찰하며 분석한  엄마이다. 마는 강하지 못한 본인 기질과 폭력적이고 냉정한 격이 결합한 데다 삶이 많이 고단했다. 나는 정서적인 안정감을 채우지 못한 채 자랐다. 그래서 성인이 되어서도 동생의 따뜻한 배를 만지며 잠이 들었다. 마음이 따뜻하고 여린 내 동생은 내가 불안할 때나 외로울 때면 항상 자신의 따뜻한 배를 나에게 내어주었다.


오랫동안 서울에서 공부하며 부모님의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지나 놓고 보면 부모님의 도움은 받지 말았어야 했다. 일찍 물리적 독립을 이루었듯이 경제적 독립도 이루었어야 했다. 내가 받은 것은 독이 묻은 돈이었다. 의존성과 함께 주어진.. 나 자신의 자립 능력을 의심하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 부족에서 온 불안과 두려움이 같이 주어진 돈이었다. 인이 되었으면서도 가족에서 분화를 이루지 못하고 모든 것이 본인 뜻대로 휘둘려야 직성이 풀리는 엄마에게서 독립하지 못하도록 막았던 돈이었다.

엄마의 성격상 계산이 함께 담긴 돈이라 받으면서도 불편했던 거다.


나의 두 아이가 요즘 좋아하며 계속 읽어달라고 하는 그림책이다. 엄마를 미워한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나의 초자아는 오랫동안 나를 죄책감에 시달리게 하며 힘들게 했다. 이제는 엄마를 내 안에서 죽이는 것. 그것이 내가 사는 길이라는 것을 안다.


나의 두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주며 말했다. 엄마를 미워해도 된다고.. 엄마를 미워한다는 것은 엄마가 나에게 잘못 씌워놓은 가스라이팅, 의심. 두려움, 수치심 같은 검정 구두약을 지워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안다.

나의 내면 아이를 찾아가기 시작하던 3년 전부터 내 안에 아주 어린 시절부터 그림자처럼 드리워진 엄마의 흔적을 지워가며 나는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가끔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버겁고 피곤해서 나의 의식이 검정과 회색층에 머물기도 하지만 나의 상태를 인식하여 전환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맑고 투명해진 의식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안다.


모든 것이 감사합니다. 모든 것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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