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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ete May 17. 2024

독일 공공 극장의 사명

독일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극장이 140개나 되는 유일한 나라다. 대부분의 극장이 과거 영주나 왕의 성에서 주립극장으로, 사립극장들은 시에서 인수해 통폐합을 거쳐 현재의 시립극장이 되었다. 이는 독일에 200년 넘은 극장이 많은 이유 중 하나다. 문화예술에 대한 지지 기반이 두터운 독일에서도 극장이 공적 자금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정당성을 증명하는 과제는 여전히 중요하다.


공공 기관으로서 극장은 앙상블(전속 단원)을 유지 및 발전시키는 작업과 함께 많은 관객에게 다가가는 역할을 한다. 이는 한국의 극장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부분이다. 하지만 독일의 극장이 인기 있는 작품을 중심으로 크고 화려하게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는 것을 예술적 사명으로 여겼다면, 독일 공공극장이 최적화된 공공재로서의 모범성을 유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즉, 독일 극장은 예술적 사명을 위해 관객의 선호도만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독일 극장의 예술적 사명은 레퍼토리 개발을 위한 다양한 예술적 소재 및 시도, 신진 작곡가 및 작가 발굴 등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클래식 레퍼토리의 모던 재해석, 새로운 작곡가의 작품, 청년 예술가들의 프로젝트, 미디어를 활용한 오페라, 교육적 작품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다. 


실험적 작품이나 모던 연출은 때로 관객 성적이 저조할 수 있다. 하지만 독일 공공극장은 작품 개발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이는 외부 예술가에 대한 기회 제공, 극장 운영 연구 분석으로 이어지며 공공극장 마케팅 기법의 발전도 가져오기 때문이다. 



카이저스라우테른의 팔츠 극장 Kaiserslautern Pfalztheater, photo by arete


극장은 관객과 비관객, 무엇보다도 정치인의 지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재정적 수입과 유동성을 창출하기 위해 고용된 예술 자원으로 가능한 한 많은 관객에게 다가간다. 앞서 포스팅 한 글에서 생산적 운영방식을 통한 가동율 100% 이상인 독일 극장에 대해 언급했다. 이는 작품 생산의 민주적이고 체계적 프로세스와 투명한 자금운용으로 뒷바침하고 외부, 내부 평가로 증명한다. 


2000년대부터 독일 극장은 특정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연령층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사명을 개발하고 발전시켜왔다. 타겟층을 세분화하고 이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함께 하는 프로젝트를 만든다. 모든 극장에 교육 부서가 있고, 독일 극장이 시즌 내내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유다. 더불어 이제 독일 극장의 사명에는 다양성까지 중요시되고 있다. 단순히 다양한 콘텐츠 제공을 넘어 독일 극장은 국적, 성별, 나이, 성 정체성, 장애, 사회적 계층을 초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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