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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ete May 31. 2024

문화예술기관의 조직학습과 도전

Argyris와 Schön의 조직학습이론을 중심으로

수많은 경영학 이론 중 문화예술 기관에 필요한 경영학 이론을 선별적으로 공부한다. 지난 수업에서 과제로 발표한 조직학습이론이 흥미로워 일부를 옮겨본다.


극장의 회전 무대장치에서 회전할 때마다 소리가 나서 공연 때 잡음이 들렸다고 가정하자. 기술자는 소리의 원인을 파악하고 수리를 통해 즉각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잡음이 사라졌다!라는 결과를 통해 무대장치 기술자는 1차 솔루션을 학습했다. 하지만 며칠 후 다시 소리가 난다. 이미 솔루션을 경험한 기술자는 같은 행위를 반복해 문제를 해결한다. 그러나 거대한 무대 장치에서 며칠 사이에 계속해서 소리가 난다면 배우들의 안전을 고려할 때 이는 다른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조직은 계획된 전체 부품교체 시기가 1년 뒤이지만, 영구적으로 잡음을 사라지게 하는 방법으로 교체시기를 앞당긴다는 2차 솔루션을 제시한다. 


문제 인식, 행동 그리고 결과를 통해 조직은 결과가 좋든 나쁘든 하나의 인격체인 양 학습이 되었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행하는 사람은 조직의 일원이다. 조직문화의 결에 따라 1차 실행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공연 때 오케스트라 반주소리 때문에 어차피 잡음 잘 안들려!”

“1년 뒤면 전체 부품 교체되니 그때까지 버텨보자.”

이런 조직문화라면 2차 실행, 영구적 해결을 시도해 볼 수 있을까?

따라서 2차 실행을 통한 조직학습이 되기 위해서는 조직 문화가 관건이다. 


또 다른 예시,

한국의 대부분 시립 오케스트라는 연말마다 단원들을 평가한다. 이미 오디션을 치르고 상임 단원이 되었음에도, 1년마다 평가를 받고 연초 첫 출근 날 평가 점수에 따라 새로운 자리를 배정받는다. 시향은 예술가와 일반 근로자의 다른 부분을 어필하며 단원평정제도 폐지를 요구한다. 하지만 모든 단원에게 공평한 기회, 근무 태만 방지 등을 이유로 수년째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러다 매년 치르던 평정을 2년에 한 번씩 치르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한다면 이는 잡음이 사라졌다!라는 1차 솔루션. 그러나 이를 조례 혹은 단체협약을 통해 개선을 요구한다면. 


또 다른 독일 극단의 예

아주 유명한 연극단이 있다. 그 극단은 총 예술감독(인텐단트)이 3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극단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존경받는 인물이다. 하지만 최근 10년 사이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과거의 것을 고수한다는 평가를 받자 대안으로 젊은 연출가를 고용해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한다. 1차적 해결이다. 하지만 문제는 30년간 예술총감독 자리를 지켜온 그에게는 수많은 제자들이 있다. 그래서 젊은 연출가가 거의 그의 제자들이고 타 극장의 인텐단트 선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면? 이런 조직문화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아 연극인들이 이를 공론화하여 총감독 교체 혹은 공개 채용을 요구한다면? 이는 이전까지 해왔던 규범을 뒤흔드는 2차 실행이다.  


Argyris와 Schön이라는 조직학습 이론가에 의하면 조직은 2차 실행에서 얼마든지 방어적 행동을 할 수 있으므로 조직학습이 가능하려면 다음과 같은 규칙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언급한다. 


Gib Botschaften aus, die widersprüchlich sind.

Handle so, als wären die Botschaften nicht widersprüchlich.

Tabuisiere die Mehrdeutigkeit und den Widerspruch in der Botschaft.

Tabuisiere auch die Tabuisierung des Tabuisierten.


기존에 해왔던 것과 모순된 반대 의견(메시지)을 내놓아라. 

하지만 그 의견이 모순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라. 

그리고 당신이 언급하는 그 솔루션의 모호함과 모순을 금기하라. 

또한 금기시되는 것을 금기하는 것도 금기하라. 


조직이 1차, 2차 실행의 결과를 통해 학습한 데이터가 쌓이면 메타학습의 영역에 이른단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것은 학습된 지식은 결코 최종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학습 조직은 최종 지식을 갖춘 이상적인 상태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Da Wissen nie endgültig ist, geht es bei der lernenden Organisation nicht um den idealen Zustand mit finalem Wissen.


따라서 조직은 지속적인 학습과 발전의 과정에서 새로운 질문과 탐구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조직은 학습의 과정에서 얻은 지식을 계속해서 쌓아나가며, 미래에 대비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p.s. 학술용어는 일부 제 언어로 바꾼 것들이 있으며 수많은 조직학습이론 중 일부를 언급한 것입니다. 조직학습이론을 이 글로 일반화하여 이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또한 개인적인 의견이 반영되었으며 예시는 사실과 허구의 조합입니다.


[제 글의 인용이 필요하면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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