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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Sep 01. 2022

당신이 여리고 소심한 엄마라면...

소심 엄마 극복기

여린 아이가 상처받고 울면 달래다가 같이 우는 엄마가 나였다. 동네 아이가 우리 아이를 이유 없이 밀치고

그냥 가...  뒤로 넘어진 우리 아이를 세우면서도 사과하라고 당당히 말하지 못하던 사람이 나였다.


내 아이는 울고 있는데 내가 우리 아이는 괜찮다고

여러 번 말하며 어색함과 불편을 피하고 싶어 했던...

싫은 소리가 힘들어서 그냥 넘어가 버리고 뒤에서

내 아이를 달래주며 같이 울었던 못난 엄마.


그렇게 16년 차 엄마가 되었다.

세 아이를 기르면서 수많은 속상하고 억울하고

때론 난감하고 미안하기도 한 일들을 만났다.


참고 좋게 생각하면서 지내왔던 26년의 시간.

그러나 아이들을 낳고는 또 달라져야 했다.


아이들에게 자기주장을 잘하고 권리를 잘 찾으라고

말하기 전에..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했다.

아이들 내면이 단단해지려면 키워야 하는

엄마인 내가 단단하고 강인해야 했다.


다른 사람 위주로 챙기고 배려하면

내 아이에게 소홀해질 수 있어서 거절이 필요했고

불편한 관계가 되더라도 해야 할 말을

내 아이를 위해서 해야 했고

아이를 지키기 위해 어울리지도 않게

학교폭력 학부모위원도 했었다.


자신의 아이가 친구들에게 상처 주고 무례하게 대하는 것도 모르는 엄마들에게는 가르쳐 줘야 했다.

잘못을 해놓고 실수였다며 얼렁뚱땅 넘기려는 엄마에게는 사과를 하시라고 요구하고

(눈으로 보이는 상처가 크지 않으면) 그냥 넘기려는 담임 선생님께는 분명한 이유를 물어서

다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하게 의사를 전달해야 했다. 

(무례하지 않고 정중하지만

가만히 있지는 않겠다는 의사표현)


동네에서도 모두 피하는 기 쎈 엄마에게도

내 감정에 솔직하게 말해서 선을 그어

함부로 하지 않게 나를 지켰다. 


처음엔 내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본을 보여야 한다는

강한 의지로 했던 일들이

이제는 어떤 상황에서도 솔직하고

당당하게 말하는 내가 되었다.


주변 엄마들이 조언을 구할 때가 있다.

엄마들은 이렇게 말을 시작한다.

"난 못해요. 사람이 무서워요. 나 원래 잘 못해요."


그때 내가 하는 말이 있다.


"그거 진짜 진짜 못하고 살았던

저도 했으니까 그냥 하세요.

원래부터 잘했던 사람 없어요.

남에게 잘 보이려고 하지 마시고

솔직하게 옳다고 생각하는 거를

한 번만 해보세요.

한 번이 가장 어려운 거예요." 


좋게 좋게 평화주의자처럼 살고 싶은 게 나쁜 건 아니지만

내 안에 상대방과 상황에 대한 원망, 미움과 분이 잠재되어 있다면...

더 이상 참지 말고 솔직해져야 한다.


남들의 기분을 맞추려 하고 끌려다니는 엄마가

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소심함, 정직하지 못함, 회피다.


내 아이를 진짜 위하고 사랑한다면

아이가 고생할까 봐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아이방을 대신 청소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사달라는 것을 다 사주는 것이 아니라

훨씬 더 필요한 건

내 아이가 솔직하게 자신의 의사표현을 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격려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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