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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2 딸의 행복도는?

어제 딸이 저녁을 먹다가 내뱉은 행복도?

by 프레즌트 Mar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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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남매를 기르면서 왕  p 인 나는 주먹구구식으로 길렀다. 엄마가 처음인지라 구멍도 많았고 실수도 있었다. 종종 자책도 하면서 어느새, 그렇게 엄마인 나도 아이들도 성장해 갔다.



큰 아이는 공부머리도 있고 성격도 차분하여 공부도 곧잘했었지만 둘째는 더딘 면이 있었다. 그래도 크게 걱정되진 않았다. 다 때 되면 배우겠지 싶었다. 막내는 숨만 쉬어도 이쁘다는 셋째이니 그냥 뭐든 기특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 셋을 기르면서 공동육아도 하고 하루 종일 놀리는 일상이 주였다. 밥만 먹이고 지켜보는 엄마였다. 가끔씩 야외로 데리고 나가서 등산도 하고 자유놀이를 하게 했다. 막내 빼고는 첫째, 둘째가 한글을 떼고 들어가지 못했지만 책을 많이 읽어줘서인지 금방 적응하여 어려움은 없었다.


아이들의 표정이 괜찮은지를 살폈고 쉼과 여유 있는 누림의 시간을 주려고 노력했다. 학업적인 부분은 덜 신경을 썼었다.


아이들의 학업적인 성취는 자랑할 만한 것은 없지만 세 아이 모두 밝고 건강하고 자유로워 보인다. 정서적인 안정감을 가지면 자기 몫을 하고 살거라 생각하기에 걱정이 되진 않는다.



사춘기가 마무리되어가는 막내가 밥 먹다 말고 이런 말을 한다.


"엄마. 난 내가 하고 싶은 거 충분히 하고 있는 거 같아. 하고 싶지 않은 거를 억지로 하고 있는 게 없어. 요즘 바빠지긴 했지만 행복해. 행복도는 높은 편인 것 같아요."


딸은 수학 학원만 중1부터 다니기 시작했고 나머지는 인강이나 화상영어 등으로 공부를 한다. 나랑 같이 주 1회 낭독하는 독서 모임이 하나 있는데 셰익스피어를 같이 읽고 있다.


최근 바빠진 거는 자율동아리를 두 개 선택하였고 지금 교회에서 찬양팀을 하고 어와나 성경프로그램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 그 또한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거였다. 이번에 제자훈련까지 신청을 한다고 하여 너무 지치지 않을까 싶어서 말려보았으나 자신이 감당할 수 있다고.. 하고 싶어서 하는 거라 괜찮다고 한다. 단기 과정이라서 괜찮다고 한다.


자율 동아리로 밴드부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코딩 동아리를 하고 싶다고 하여 그건 너무 무리라고 생각해서, "네가 하고 싶은 거를 다 할 수는 없으니 코딩 동아리는 다음에 하는 게 나을 것 같아."라고 말을 했는데 아이는 후배들이랑 같이 해보고 싶다고 한다. 진로도 코딩과 관련이 있어서 도움이 될 거라고 한다.


어제는 아이가 이런 말을 했다.

"엄마. 나 파이썬을 많이 까먹은 거 같아서 다시 공부를 좀 해야겠어. 후배들 중에 고인 물이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선배니까 공부를 좀 해놔야지 가르쳐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난 후배들을 챙겨주고 싶어. 애들이 좀 귀여워."


내가 듣는 클래스 101에서 파이썬을 찾아보았다. 추천해 주니 한번 해보겠단다.


현재, 세상적으로 자랑할 만한 성취나 결과는 없을지 모르지만 세 아이 모두 스스로의 삶에서 자신만의 역할을 하고 잠 잘 자고, 잘 먹으니 그럼 되었지 싶은 요즘이다.


자기가 행복한 편이라는데
내가 무엇을 걱정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https://brunch.co.kr/@129ba566e8e14a7/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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