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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수생 엄마, 후덜덜 수능이 한 달 남았다.

아이를 믿어주는 힘, 회복탄력성 이야기

by 프레즌트

우리 집 큰 아이에게는 유독 시련과 좌절들이 있었다.


여러 과정을 통해 갈 수 있었던, 가고 싶었던 중학교에 입학하지 못했지만 편입을 준비하여 최종 면접까지 간 경험이 있다. 서류통과도 쉽지 않은 편입이었지만 감사하게도 면접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결국 최종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부모 면접까지도 있었던 터라, 우리 부부가 면접을 못해서 떨어진 건가 싶기도 했고 속상한 마음도 컸다. 그때가 2019년 겨울이었으니 코로나가 막 시작될 즈음이었고, 어차피 코로나여서 학교를 2년간 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던 터라 붙었어도 쉽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가 중2 가 되어 아이는 전국구 고등학교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다시 한번 도전을 하게 되었다. 중학교 성적을 관리하고 나름대로 생기부도 스스로 열심히 준비하여 1차 서류가 통과되었지만 면접에서 다시 탈락하게 된다. 중학교 준비와 달리 이번에는 부모인 우리도 적극적으로 함께 하였고 타 기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아이와 우리 부부가 함께 면접 준비를 해나갔었다.


면접에서 불합격이 되다 보니, 제대로 된 기관에서 면접 관련 준비를 했어야 했나 싶기도 하고 후회가 들기도 했다. 컨설팅 한 번 받아보지 못했구나 싶어서 뒤늦게 아쉬움도 있었다.


다행히 아이는 생각보다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고등학교 생활을 열심히 해나갔다. 고등학교 때 들어가고 싶었던 전공 관련 동아리도 1명 뽑는 자리에 당당히 합격을 하였고 성적을 중시했던 영재반에도 들어가서 다양한 활동도 할 수 있었다. 반에서 1,2등을 오갔지만 학군지다보니 내신으로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생활기록부도 나름대로 스스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깊이 있는 탐구과정까지 잘 기술되지 못하여 수시 지원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수시 위주로 준비했던 터라, 수능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었다. 예상치 못하게 정시로 원하지 않는 대학에 합격이 되어 전액 장학금을 받고 1학기를 잘 마무리 짓고 2학기에는 휴학을 하였다. 바로 6월 중순부터 수능 준비에 돌입하였다.


작년에 과학탐구 2과목에서 성적을 잘 받지 못한 탓에, 이번에는 잘하는 사탐과목으로 바꾸어 준비하였고 국, 영, 수는 수능에도 괜찮게 성적을 받았어서 그나마 반수에 대한 부담이 크진 않았다. 그래도 원하는 대학에 가려면 수학 성적을 더 올려야 하기에 반수하는 동안 수학에 많은 시간을 쏟아왔다.


이렇게 한 달 정도 남은 수능. 당일날의 다양한 변수와 컨디션, 사람들이 말하는 운이란 요소, 본인의 실력 등등 한 번에 모든 게 결정되는 시험을 앞두고, 엄마인 나는 마음이 뒤숭숭하다.


입시라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음을 느낀다. 그래도 아이가 고등학교 때 열심히 준비했던 내신도 들어가는 대학교가 있고 제2 외국어도 쏠쏠하게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확신할 수 있는 건 없지만 아이를 믿어주고 기다려주며, 묵묵히 함께 해주고 싶다. 어떠한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아이가 담담히 받아들이며 현실에서 자신이 해야 할 것들을 해나갈 것을 믿는다.


아이는 다양한 좌절 경험을 극복해 낸 진짜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는다.

공부하다가 벽이 느껴지는 경험도 만나보고 의욕이 생기지 않는 시간들도 있었지만 지금껏 잘 이겨내 왔기에 마지막 한 달 최선을 다해 한발 한발 나아가리라 믿는다.


내가 아이에게 자주 해주는 말이 있다.


"네가 어떤 대학에 가건 어떤 곳에서 일을 하건, 엄마는 네가 그곳에서 빛날 거라 믿어. 믿음이 가. 너는. 뭘 해도 잘 해낼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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