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달
나의 존재는 늘 이방인이었다
자취를 감춰가는 별들을 세아리며
사라져가는 밤의 역사를 기억에 못 박으며
다시금 어정쩡한 자세로 낮을 맞았다
하늘 어디쯤 나는 또 투명하게 박혀있다
처음부터 머리 위에 하늘은 없었다
무한한 어둠이 세상을 짓누르고 있을 뿐
우주에 하늘이란 없다
그러나 나는 하늘을 보는 버릇이 있었다
존재하지 않는 그것을 찾아해매며
고개를 쳐들고 울음을 삼켰다
나를 보잘것없이 만드는 막대한 어둠을 보며
습관적으로 하늘을 떠올렸다
빛은 까마득한 과거가 되었고
하늘 어디쯤에서 먼지가 되었을 어느 별의 흔적.
존재하지도 않는 사라진 별을 그리워했다
너의 밝음이 부러웠다
유난히도 어두웠던 밤
처음으로 너가 사랑을 내뱉으며 나를 안았을 때
생소함에 온 우주가 치를 떨었다
너의 밝음이 낯설고 무서웠다
한낱 먼지들로 이뤄진 세상
밤이 물러가면 사라져가는 것들 투성에서
이상하게 나는 어느 귀퉁이에 남아있었다
밝아진 하늘 어디쯤 나를 숨기고
투명하게 걸려있어야 했다
모든 종말엔 늘 너가 등장했고
나는 어둠에도 밝음에도 잠들지 못했다
사라지는 방법을 잊어버렸지만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없었다
어디를 가든 이방인이었다
#시 #시와 이야기 #시하나 #히스토리하나 #Heestory_HANA
#먼지의 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