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노래하는 새
밤에 노래하는 새가 있대
세상의 마지막 눈이 감기면
쭈뼛쭈뼛 갸웃거리며
조그만 덩어리를 드러내지
어쨌거나 우리는 모두 덩어리
밤을 부르는 노래에
덩어리들은 몸집을 키워가
어둠 속 가면무도회
주최자는 얼굴을 모르고
우리는 모두 사연을 모르고
이 사단을 만든 지구는 침묵하였으니
자 이제 각자의 불행을 떠들어볼까요
애써 밝지 않아도 괜찮아
온몸이 피투성이어도 괜찮아
표정 없는 괴물이어도 괜찮아
어쨌거나 우리는 모두 덩어리
어둠에 가려지면 무섭지 않아
조금씩 날이 밝아오면
새의 노래는 울음으로 바뀐다고 해
형체를 챙겨가는 것들 속에서
소리를 찾아가는 것들 속에서
밤을 외면하는 거짓말 속에서
왜 우리는 어둠에서 나와야만 하는가
어두워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어두워야 알게 되는 진심들이 있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이 있다
언젠간 네가
밤의 어둠보다 아름다움을 보는 날이 오기를
너의 밤을 온전히 평온해하기를
밤만 되면 숨죽여 우는 새가
가까이에 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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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의 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