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북부 여행] Day 9 - 치앙라이/매싸이
오늘부터는 차량을 빌려 치앙라이와 매싸이 곳곳을 돌아다닐 예정이다. 치앙라이와 매싸이 쪽은 온종일 차를 빌려서 이곳저곳 다니는 것이 편한 듯하다. 이쪽을 관광하면서는 한국인들을 거의 만나지 못했지만, 그 어느 곳보다 태국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게 된 장소들이 많다.
태국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와 국경은 맞대고 있다. 오직 북한과만 맞닿아 있는 대한민국의 사람으로서 접경 국가가 많은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특히 치앙라이 시내에서 한 시간 반정도 북동쪽으로 올라가면 태국, 미얀마, 라오스 3 국가가 서로 만나는 골든 트라이앵글을 볼 수 있다. 세 나라가 접해있는 골든 트라이앵글은 아편 재배 단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골든 트라이앵글 근처에 아편 박물관이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좀 더 싼 사설 박물관이고, 하나는 좀 더 비싼 왕립 박물관이다. 우리는 왕립 아편 박물관에 가게 됐는데, 규모가 꽤나 커서 돌아보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예산이 없어서 고장 난 몇 개 시설이 방치되어 있으니 참고) 박물관에는 아편을 만드는 방법부터 운송법, 사용법, 관련 용품, 영국과 중국의 아편전쟁, 그리고 왕가의 로열 프로젝트를 통해 태국의 아편 재배단지가 어떻게 탈바꿈 됐는지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특히 아편전쟁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영국이 무역 적자를 막기 위해 중국을 아편 소굴로 만든 이야기를 읽어보면, 왜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제국주의에 무릎 꿇을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갔다. 대체 그런 발상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결국 모든 것은 무역, 즉 더 좋은 물건을 더 싸게 누리는 것, 그리고 다른 나라의 자본을 우리나라로 끌어들이는 것이 제국주의의 본질이 아니었을까.
태국의 라마 9세는 Royal Project를 통해 아편재배단지를 없애고 다양한 대체 산업을 부흥시켰다. 치앙라이 출신이었던 라마 9세의 어머니는 치앙라이와 그 일대를 샅샅이 돌보며 교육시설과 의료시설을 확충했다. Royal Project를 통해 성장한 커피, 꿀, 차 등은 모든 관광객들의 쇼핑리스트에 올라있을 만큼 유명해졌다.
전시 끝에는 아편에 대한 경고와 아편을 운반, 소지, 흡연할 시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지 나와 있는데 태국의 아편에 대한 처벌수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전시의 마지막에는 “It's your choice"라는 문구가 거울에 새겨져 있다. 태국 중고등 학생들 또한 이곳에 실제로 체험학습을 많이 온다고 하는데, 이곳에 오면 아편에 대한 경각심이 생기는 등의 교육적 효과가 있을 터였다.
하지만 전시를 보는 내내, 그리고 끝나고 나서도 하나의 의문점은 풀리지 않았다. 아편재배 단지를 힘들게 없앤 나라가 어쩌다 대마 합법국이 됐을까.
작년 6월 태국 총리가 대마 합법화를 발표한 뉴스를 보면 농업과 관광업 활성화를 위해 의약품과 요리용에 한해 대마를 합법화한다고 나와있다. 태국에서 마약사범을 감당하기에 감옥 시설이 부족한 것 또한 대마 합법화의 이유 중 하나라고 한다.
실제로 치앙마이 시내에는 대마샵을 흔하게 볼 수 있고 세븐일레븐에서도 대마음료를 팔고 있다. 아니 기껏 힘들게 아편 재배단지를 없앴는데, 대마로 농업과 관광업을 활성화하겠다라...?
태국 내에서도 마약 밀매, 청소년 마약 중독 등의 다양한 문제 때문에 대마 합법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고 한다. 대마를 합법화해서 얻는 이익이야... 당연히 크겠지만... 돈은 제발 다른 방법으로 벌면 안 될까.
[오늘 간 곳 정리]
1) 골든 트라이앵글
https://maps.app.goo.gl/9anYxTeqH1yZWNf7A?g_st=ic
태국, 미얀마, 라오스 3개국의 국경이 접해 있는 곳. 미얀마, 라오스, 메콩을 볼 수 있다. 주변에 유명한 도이창 커피를 파는 곳이 있으니 먹어보시길! 아메리카노는 다크원두, 라떼는 미디엄 원두로 해준다. 아메리카노 너무 세서 시럽을 왕창 타 먹었다. 치앙라이에서만 나는 주먹만 한 파인애플도 강추! 달고 맛있다.
2) 골든 트라이앵글 뷰 포인트
https://maps.app.goo.gl/9younU4NcuDmWx1s7?g_st=ic
조금만 올라가면 있는 뷰 포인트. 좀 더 높이서 골든 트라이앵글을 볼 수 있다.
3) House of Opium Museum
-사설 아편 박물관. 간단히 둘러보기 좋다고 한다.
https://maps.app.goo.gl/rCAUmPwutMsJDyEM7?g_st=ic
4) Golden Triangle Park Hall of Opium
-내가 갔던 왕립 아편 박물관. 크고 시원하고 알차다.
https://maps.app.goo.gl/CotdMu7PLdPwsN2s7?g_st=ic
5) 미얀마와 라오스가 보이는 점심 장소 - Siwan
https://maps.app.goo.gl/DjSFphUAEvtwTdQcA?g_st=ic
6) Wat Phra That Doi Wao
https://maps.app.goo.gl/WTKKXrWABByNTB5q8?g_st=ic
매싸이에 위치한 태국 최북단에 있는 보라색 사원! 진짜 강추! 태국에서 본 사원 중 탑에 든다. 알라딘 영화에나 나올법한 비주얼이 너무 예쁘다! 사원에서 미얀마도 내려다볼 수 있다.
7) 매싸이 북쪽에 위치한 꿀, 프로폴리스 상품점
https://maps.app.goo.gl/KF2aoVtrd4XV2pq89?g_st=ic
태국 북부가 꿀과 프로폴리스가 유명하다고 해서 여기서 프로폴리스 사탕 등 이것저것을 샀다. 나중에 마야몰 림핑 마트에서도 많지는 않지만 여기 제품을 파는 것을 봤다.
8) 치앙라이 반두 마켓
https://maps.app.goo.gl/qR89QH5tb5aTryWj9?g_st=ic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시장으로 꽤나 규모가 크다. 여기 과일이 싸고 맛있었다.
9) 치앙라이 브랜드쑥 레스토랑
https://maps.app.goo.gl/fDm9FwgQY4qhTQZZA?g_st=ic
분위기 너무 좋음. 음식은 꽤나 비싸다. 근데 맛은 가격과 분위기를 따라가지 못한다. 하필 공휴일에 방문해서 와인을 못 마신 게 아쉬운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