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북부 여행] Day 23 - 치앙마이
알고 지내던 언니와 여름휴가 여행지가 겹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신기하게도 나와 주변 사례로 봤을 때 해외에서 지인을 우연히 만나는 경우는 꽤 흔하다. 며칠 전 치앙마이를 거닐다 나의 직장 동료를 마주친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소름이 돋지만, 5년 전 뉴욕 I Love NY동상 앞에서 중학교 동창을 만나고, 다낭에서 친하게 지내던 가족을 만나 급번개를 한 사건들을 떠올리면 꽤나 자주 있는 일인가? 싶기도 하다.
알고 지내던 언니가 치앙마이에 놀러 와 있다는 것은 일주일 전 인스타를 통해 알았다. 나는 당시 치앙라이에 있었는데 언니의 스토리에 치앙마이가 올라온 것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거진 5년 만에 DM을 보냈다. 그동안 서로 딱히 연락하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하트를 눌러주는 랜선우정만큼은 쭉 이어왔기 때문인지 어색하지도 않고 오히려 편안했다.
근데 생각해 보면 언니는 언제나 포근한 사람이었다. 언제든 환하게 웃으며 맞아줄 것 같은 사람이랄까. 언니와 나는 5년 전 미국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나는 미국 일 년 살이를 하고 있었는데 동부 여행 중 라스베이거스 - 캐년 2박 3일 투어에서 언니를 알게 됐다. 5년 전 어린 나의 눈에는 언니의 자유분방함과 따뜻함과 배려와 센스가 너무나 멋있어 보였다. 그래서 투어 내내 저절로 '언니~'하며 잘 따랐던 기억이 있다.
5년 만에 치앙마이에서 다시 만난 언니는 그때의 자유분방함과 따뜻함과 배려와 센스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었다. 언니의 포근함에 다시금 5년 전 우리의 추억이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우리는 "아 그때 누구도 있었지~ 그때 우리 밤에 별도 봤잖아~ "하며 추억을 끄집어 냈다.
언니는 작은 호텔에 한 달 정도 방을 얻어서 지낸다고 했다. 수영을 좋아하는 언니는 매일 어디론가 수영을 하러 가는 것이 일상이었다. 언니는 가죽공예를 하는데, 치앙마이가 워낙 공예품이 많이 발달했다 보니 볼거리도 살 거리도 다양하다고 했다.
나도 태국에 24일을 머물고 언니도 한 달을 머무는데 여행하는 스타일은 또 많이 달랐다. 나는 태국에 와서 치앙마이, 치앙라이, 매싸이, 빠이 등 방방곡곡을 돌아다녔지만, 언니는 정말 찐 현지인처럼 치앙마이에만 머물면서 하루하루 알차지만 유유자적하게 이곳을 즐기고 있었다. 언니에게는 치앙마이가 나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느껴질 것이었다.
치앙마이는 한 달 살기로 워낙 유명한 곳이라 많은 한국인들이 이곳을 찾는다. 하지만 오는 이유나 목적도, 와서 느끼는 치앙마이의 매력도 각양각색이다.
우리가 해외살이를 하며 진정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과연 그걸 얻었을까?
내일은 나의 24일 태국여행 중 24일째 되는 날이다. 내일의 내가 이번 여행을 과연 어떻게 정리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오늘 일정 리뷰]
1) Weave Artisan Society - 일하기 좋은 카페
https://maps.app.goo.gl/r14ufBhQevVyP6ck6?g_st=ic
코워킹스페이스를 찾다가 발견한 카페. 널찍하고 조용해서 일하기 좋다. 단지 조금 구석이라는 점과 커피가 비싸다는 것이 단점! 나는 여기서 언니와 함께 노트북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2) 머치 룸 카페
https://maps.app.goo.gl/5pa6ppYbGJLuwAu19?g_st=ic
버섯 모양 카페로 외관, 내관 인테리어와 음식 맛 모두 합격인 곳! 시내에서 조금 멀어서 마음먹고 가야 하지만 카페가 너무 예뻐서 힐링된다. 사진도 마음껏 찍고 맛있는 것도 먹고 오자! 나는 치킨커리와 시금치 키시를 먹었는데 둘 다 너무너무 맛있었다.강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