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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waji Nov 17. 2021

우울한지 모르겠어 : 누군가 울면 나도 울고 너도 울고

명상중 가슴에서 슬픔이 차올라 목을 짓눌러 답답할때

시작했다. 


온통 거울 속 나만이 존재했다. 댄스스포츠 대회를 준비하게 되었다. 

16살 선명히 기억나는 의상과 무대화장, 대회장의 온도, 사람들의 움직임, 소리 모두 그대로 남아있다. 

대회가 끝났다. 1위를 했다. 

하지만 마음이 기쁜지도 내가 그렇게 재능이 있는지도 모른 채 얼떨떨한 마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대회장을 빠져나왔다. 

저녁 6시, 겨울이라 해는 지고 어두워져 있었다. 그 누구도 나를 응원하거나 반겨주러 오지 않았다. 

다행 중 불행인지 이모가 있는 집으로 갈 수가 있게 되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타는 지하철이었다.

언니(먼 사촌)와 전화를 하며 울며 겨자 먹기로 길을 잃을까 두려운 마음을 의지하며, 

퇴근 시간 수많은 사람 9호선과 3호선 급행과 일반 열차가 오가는 고속터미널역으로 움직였다. 

지하철 속 나의 얼굴,짙은 무대화장은 계속 나를 움츠러 들게 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날 거  같았다.  답답하고 전화 목소리도 들리지 않기 시작했다. 

맴도는 메아리처럼 어디서 내려야 하는지만 의식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참고 있던 눈물이 조금씩 흐르기 시작했다. 언니와 만났다. 

 " 아이고 고생했어. 왜 울려고 해. 너무 예쁘다. 울지마. 잘했어. 

   어떻게 혼자 와서 대회를 나갈 생각을 다 했어!  배고프지?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 " 

말없이 울었다.

배고픈 거보다 지금 이 얼굴 너무 지우고 싶어." 

그때는 얼굴에 있는 짙은 화장이 부끄럽고 싫은 줄 알았다. 

지금 알았다. 

옆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마음을 작게 만들고 두려움으로 차올랐다는 걸. 

그래도 이때부터 나는 무엇을 하면 행복한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길을 찾았다. 

하지만 부모님의 이혼과 이혼 후 내가 사는 세상은 온통 흑백으로 물들었다.

엄마의 자살기도, 납치 , 응급실 , 새사람의 폭력 

그렇게 기억은 흑과백으로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가장 따듯하고 안정이 있어야 하는 곳에 아무것도 없는 세상, 

그 끝내 몸과 마음은 방황하고 상처받고 두려움과 슬픔이 반복되는 시간을 안고 살았다.

유일하게 숨을 편하게 쉴 수가 있는 시간은 거울 앞에서 움직이는 나를 볼 때만이 가장 평온했고, 행복했다. 그렇지 않을 때는 밤낮으로 자살 기도를 올리고 실패하고 다시 또 움직이기를 반복했다. 

세모가 지나가면 다르게 생긴 동그라미가 올거라 굳게 믿으며, 

같은 세모여도 마음은 다른 세모이기를 바라며,

계속 누르고 또 누르고 터지지 않도록 슬픔을 차곡차곡 안고 살아왔다. 


12년이 지난 후, 대학교에서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나를 아주 곱고 사랑받으며 자란 아이로 바라본다. 

누구보다 맑고 밝으며 싱그러운 사람으로, 어쩌면 사람들이 보는 진짜 내가 맞는 걸까 싶다.

아니다. 가끔은 눈물이 너무 많이 나오기도 하고, 누군가 울면 나도 울고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몸을 움직이고 순간만 행복하고 편안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생각하거나 움직이거나. 

 " 진짜 나는 누구일까 "

 " 왜 마음에서 말하는 나와 다른 사람이 보는 나는 이리도 거리감이 드는 걸까 "

 " 왜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걸까, 

   그로 인해 또 사람에게 상처받고 몸도 아파가면서까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해야 할까 " 

" 우리는 나를 고민하면서 우리 가장 가까운 누군가는 생각하며 살까 "

" 잘하고 잘살고 남들 사는것처럼 살고 싶은데 왜 평범하게 살 수는 없는걸까"


아 - 


_시작했다. 요가와 명상을 시작했다. 

요가를 하면 모든 게 괜찮아지는 듯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한 동작 완성. 아 끝이다. 

모양을 만들고 오늘도 땀을 흘리고 무언가를 열심히 했다. 

역시나 그 순간뿐 다시 밖으로 나오면 세상은 어두웠다. 아니라고 믿어보고 붙잡으려 해봐도 다시 제자리걸음이었다. 무언가 잘못됨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기회가 주어져 "나를 찾아서" 명상을 시작했다. 

명상중 가슴에서 슬픔이 차올라 목을 짓눌러 답답할때

'나'에 대하여 - 눈물로 젖었다 

부정적인 것들 - 눈물로 젖었다 

두려움이란 - 눈물로 젖었다 

삶의 의도 - 눈물로 젖었다 

생각 - 눈물로 젖었다 

감사함 - 눈물로 젖었다 


울지 않으려고 미간에 힘을 주고 다시 눈을 떠 세상으로 나왔다.

소리 내 입 밖으로 이야기하는 시간. 

더는 소리가 나지 않을 정도로 꺼이꺼이 울었다. 

마음속에 있는 말을 소리를 내 말하기 시작했다. 



난, 생각이 많은 사람으로 살고 있어요. 

지금 느껴지는 감사함도 행복함도 슬프게만 느껴지네요. 

행복해서 슬픈지 슬펐기에 행복한지 모르겠지만 감사합니다. 

마음을 쳐다보지 않고 꺼내지 않으려고만 했던 

시간을 거슬러 많이 바라보고 안아줄게요.

지금 너와나 '우리'가 있기에 이곳에 있음을 알아차렸어요.

_ 에게 나눠 줄 수 있는건 마음과 들어주기에요.



우리는 수없이 많은 정보와 외부로 시선이 향해있다.
문득 올라오는 의문과 우울에게 안아주며 잘했다고 말해주는 시간을 가져본다.
가장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지금의 나에게 완벽한 모습이 아닌 완전한 모습으로 받아드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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