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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진경 Feb 09. 2024

학부모 상담에 못 가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학부모  상담 시리즈 (4)

학기 초 상담을 하는 이유는 앞에서 학생에 대한 정보 공유라고 그 목적을 말씀드렸지만 또 한 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바로 선생님과 래포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래포란 상담에서 많이 쓰는 용어로 '상호 간에 신뢰하며, 감정적으로 친근감을 느끼는 인간관계'를 뜻합니다. 즉 선생님과 안면을 트고, 친밀감을 형성하러 가시는 거예요.


물론 학교로 오실 수 없을 때는 전화로 상담도 가능하지만 아무래도 얼굴을 직접 마주 보는 것과 전화 상으로 상담을 하는 것은 온도 차가 있어요. 특히 학부모 입장에서 교사는 한 사람이지만, 교사 입장에서는 많은 학부모를 한꺼번에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확실히 대면 상담을 한 경우 기억에 더 잘 남게 됩니다. 따라서 매번 방문 상담을 하실 필요는 없지만 학기 초 한 번 정도는 대면 상담을 통해 선생님과 래포를 형성해 두시면, 이후 전화나 문자를 통해서 선생님과 소통이 좀 더 원활하게 되실 거예요. 하지만 상담을 하고 싶어도 맞벌이 부모님이거나, 일정이 안되어 학부모 상담에 못 오는 경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럴 때는 전화로라도 상담을 진행하시는 게 좋습니다. 학기 초에 전화로라도 통화를 한번 하는 것과 전혀 소통이 없는 것은 교사 입장에서도 느낌이 많이 다르거든요.


제가 담임교사를 할 때는 3월 학기 초에 대면 상담을 못하는 학부모님을 위해 유선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학부모님들께 전화로라도 인사를 드리고, 짧게라도 대화를 나누는 것이죠. 이때 전화를 반갑게 맞아주시는 학부모님이 계시는가 하면, 차갑게 대꾸만 하시어 빨리 전화를 끊게 되는 학부모님이 계시기도 합니다. 교사 입장에서 어떤 학부모님께 더 친밀감을 느끼게 될까요? 당연히 전자이겠지요. 담임 선생님에 따라, 또 학교 상황에 따라 학부모 상담에 못 오신 분들께 전화가 따로 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간단하게 문자로 아래와 같이 메시지를 남겨주시면 좋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OOO엄마입니다. 제가 일이 있어 학부모 상담에 가지 못합니다. 혹시 아이와 관련하여 상담할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이러한 말 한마디가 선생님에게는 '아, 이 분은 마음이 열려 있는 분이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무슨 일이 생겼을 때 학부모님께 바로 연락을 취할 수 있게 만듭니다. 또한 아이의 교육에, 성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이라는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게 되죠. 대면 상담을 가셨을 때도 상담이 끝날 때쯤, "선생님, 아이가 고쳐야 할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라고 마무리를 지어주시면 좋습니다. 물론 말이 전부가 아니라 실제로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선생님을 신뢰하고, 선생님의 말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하겠죠?


학부모님이 선생님을 어렵게 느끼시는 것처럼, 선생님들도 학부모님을 대하는 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부모 상담을 통해, 선생님과 래포를 형성하시고 나면, 그 이후의 관계는 좀 더 편안해지실 거라 믿습니다. 또 혹시 상담을 못 오신다면 전화 상담이나 다른 방법으로 선생님과 래포를 형성하시길 바라요. 꼭 학부모 상담 주간이 아니더라도 학부모 총회나 학교의 다른 행사가 있을 때 참여를 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사람은 한 번이라도 더 얼굴을 보게 되면, 친근감을 느끼게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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