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긴 줄 알았는데 (19)

새해 재다짐을 하며

by 요마


나는 살 빼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적어도 나한테 효과가 있는 방법은 주 3-4회 40분 이상 빨리 걷고,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3개월 이상 유지하는 거다. 이 방법은 내가 살이 쪘다고 느끼면 바짝 실행해서 안전한 몸무게까지 빼곤 했던 방법이다.

뭐든 계획대로 하려면 꼭 필요한 인지기능 중 하나가 억제능력 (inhibitory control), 말 그대로 충동을 억제하는 능력이다. 인지기능에 관해 우리가 잘 아는 사실 중 하나는 노화와 함께 어쨌든 퇴화한다는 것. 내가 요즘 뼈저리게 느끼는 것이 억제조절이 잘 안 된다는 점이다. 늘어나는 살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말고 운동과 식단만 관리하면 되는 것인데..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내가 주로 운동하는 시간은 아점을 먹고 난 후이다. 예전에는 부지런히 운동 준비를 하고 - 집안에 있는 러닝머신을 하기 위해 신발을 운동화로 갈아 신고, 아이패드로 운동하며 볼 생로병사와 같은 건강다큐를 준비하고 바로 시작했었었다. 지금은 아점을 먹고 난 후, 소파에 온몸을 붙여 티브이 앞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먹는 걸 자제해야 한다.

단백질은 닭고기 소고기 두부 위주로 먹고, 야채를 많이 준비하고 매끼 적당량을 먹으면 된다. 예전엔 샐러드도 미리 며칠 분을 준비해 두고, 배가 적당히 차는 양으로 잘 지켜 먹었었는데, 지금은 그냥 마구 있는 대로 먹는다. 특히 재작년부터 생긴 간식 먹기가 제일 큰 문제이다. 배달음식도 안 시켜 먹던 내가 재작년에 크레페와 와플과 같은 디저트를 시켜 먹으면서 이제 너무 자주 시켜 먹어서 탈이다. 식사를 적당히 했어도 맛있는 와플 생각에 오늘도 시켜 먹었다 (좌절..ㅠㅠ)


계획이 틀어지면 다시 시작하면 된다. 헌데 이젠 계획이 틀어지면 에라 모르겠다는 생각에 더욱 꼬아버리기 일쑤이다.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라고 생각만 하다 운동은 매일 거르게 되고, '먹지 말아야지 먹지 말아야지'하면서 손은 먹을 것을 찾아 움직인다. 중년이 되면서 내 억제능력은 예전 같지 않고 이제 내 몸도 맘대로 하기 힘들다는 생각에 우울해진다.

올해는 계획한 대로 실행하며 건강한 인지능력을 유지하는 해가 되어야 할 텐데, 벌써 새해는 열흘이나 지났고, 한숨만 쉬고 있는 나를 보며... 다시 마음을 다 잡고 내일부터라도 운동과 식단에 신경을 더 쓰고자 한다. 봄이 오기 전까지 5킬로만 빼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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