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쓴 시를 퇴고할까 하다가 막막해서 그냥 올립니다
고양이 버스를 기다리며
<이웃집 토토로>의 고양이 버스를 한 대
갖고 싶다면 욕심일까?
딱 하루만이라도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주어진다면……
부를 때 다가오고 가고 싶은 데 데려다준 사람이
내겐 있었을까?
나는 누군가에게 단 한 번이라도
심부름센터와도 같은 존재였을까?
시내버스가 우람한 덩치를 뽐내며 달려오고
빗줄기가 정류장 바닥을 무심하게 때린다
길고양이 한 마리 아스팔트 웅덩이의 검은 물을
옹달샘처럼 마신다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한낮의 소나기로 몰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