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가 마디를 만들어가며 성장하듯 우리 인생도 중간중간 마디를 만들면서 나아간다. 입시, 취업, 결혼, 육아 등 인생의 중요한 마디마다 많은 것들이 바뀐다. 친했던 친구도 입시와 취업 이후에 멀어지기도 하고, 결혼 후에는 주변 인간관계가 다시 한번 변화한다. 아이를 낳고 나서는 삶의 축이 밖에서 가정 안으로 더욱더 이동한다.
육아휴직을 하게 되면 삶의 에너지가 가정 안으로 더욱 응축된다. 매일 출근하고, 마주했던 회사를 벗어나 온전히 부부와 아이에게 모든 것이 집중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의도치 않게 고립을 마주한다. 바쁜 일상을 살던 우리는 고립을 마주했을 때 당황한다. 익숙하지 않기에 외로움과 고독감도 느낀다.
육아휴직에서 마주하는 고립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얼마나 성장할지가 결정된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의도적으로 고립된 시간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 고립된 시간만이 개인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몰라보게 달라진 자들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생각하고 성장했다. 폭발적인 성장을 바쁜 일상에서 기대하는 것은 공부하지 않고 서울대에 가겠다는 것과 같다.
"폭발적인 성장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 의도적인 고립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나에게는 하루 4시간의 시간이 있다. 아이들을 학교, 유치원에 보내고 난 후 온전히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다. 사실 짧은 시간이다. 스마트폰 알고리즘에 빠져들면 그냥 순삭 되는 시간이다. 그렇기에 이 4시간을 가장 의미 있게 쓰기 위해서 늘 노력한다.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바로 운동을 한다. 집에 와서 글을 쓴다. 독립단TV라는 이름 아래 브런치북, 스레드, 유튜브 3개의 플랫폼에 내 콘텐츠를 업로드한다.
비록 나는 사회에서 떨어져 고립되어 있지만 내 생각을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공유하기 때문에 오히려 내가 원하는 주제를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고립이 나를 짓눌렀을지도 모른다.
내가 육아휴직을 사용한 이유는 삶의 본질을 찾기 위해서다. 무엇을 위해서 살고 있는지,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2개의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글쓰기에서 찾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소중한 4시간에 글을 쓴다. 회사 다닐 때에는 일하고, 아이들 재우고 피곤함을 참고 글을 쓰곤 했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인 글쓰기를 일과 중에, 가장 컨디션이 좋을 때 할 수 있는 지금은 참 소중하다.
육아휴직이기에 육아에 올인하는 것도 대단하다. 그렇지만 약간의 시간을 내서 나 자신을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은 더욱 바람직하다.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는 쉽게 자신을 잃어버린다. 아이가 곧 자신이 돼버린다. 그렇지만 부모는 부모 나름대로 빛이 나고, 아이는 아이대로 빛이 나는 모습이 참 아름답지 않을까?
회사 커리어에 온 힘을 다하던 사람이 아이를 낳고, 육아에서 의미를 찾고 가정 중심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육아를 외부의 도움을 받고, 회사일에 더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가치에 따라 산다. 육아휴직이니 아이들에게 모든 시간을 쏟으며 만족하는 사람도 있다. 즉, 내 말이 정답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정립되었는지 여부다. 바쁜 직장인들은 나에게 소중한 가치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서한다. 이러한 삶은 시간이 지날수록 후회만 남는다. 온전히 내가 선택을 하지 않았기에, 그 결과가 좋든 좋지 않든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육아를 하면서, 나 자신을 잃지 않고, 내가 어떤 가치를 원하는지를 안다면 이미 우리는 엄청난 성장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