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 진심일 수 있다는 것의 행복

by 독립단장

당연한 것이 당연할 수 없는 맞벌이 부부


둘째 눈에 다래끼나 났다. 하필 토요일이어서 병원에 안 가고 지켜보았는데, 점점 심해져서 일요일에 급하게 병원에 가서 항생제와 안약을 받아왔다. 고민하다 월요일 하루 유치원을 쉬기로 했다.


사실 다래끼는 전염성이 없어서, 유치원에 가도 무방하기는 하다. 다만 아기가 불편할 테고, 집에서 보다 눈을 더 만질 수도 있기에 집에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만약 육아휴직 기간이 아니었다면, 이럴 때 쉽게 쉬는 것도 힘들었을 것이다.


유치원에 가지 않기에 내심 좋아하는 둘째와 부러워하는 첫째를 보면서 나는 평상시보다 쉽지 않은 하루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아침을 시작한다.


아이 덕분에 자연과 함께 한다


요즘 네발 자전거에 푹 빠진 둘째를 데리고 밖으로 나간다. 아이는 자전거를 타고, 불안한 아빠는 같이 옆에서 뛰면서 바라본다. 그러다 놀이터에 도착하고,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낸다. 날씨는 덥지만 아이는 지칠 줄 모른다. 지쳐 쓰러질 때까지 놀이에 진심인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사실 무더운 여름에는 에어컨이 나오는 실내에만 있었다. 아이가 아니었다면 굳이 밖으로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솔방울, 나뭇잎, 꽃을 모아서 요리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앵두나무를 찾아 열매를 따지도 않았을 것이다. 민들레 씨앗을 불고, 줄기 가운데가 텅 비어 있는 것도 몰랐을 것이다. 피부도 까맣게 타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도 아이 덕분에 자연과 함께 한다.


땀을 흠뻑 흘린 아이를 일찍 씻기고, 선선한 선풍기 바람을 쐬면서 눕히면 낮잠 안 잔다고 버티던 아이도 어느새 잠이 든다. 잠이 든 모습을 보고, 눈에 다래끼가 아직 있는 모습을 보면서 시계를 본다. 이제 첫째 하교할 시간이다. 얼른 나가야겠다.


육아에 진심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자 특권이다


유치원에 안 간 하루동안 정말 진심을 다해서 육아를 했다. 사실 아이들이 모두 학교, 유치원에 간 4시간이 오롯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기에 그 시간이 없어진다는 사실이 아쉽기도 했다. 글도 써야 하고, 유튜브도 편집해야 하니까 말이다. 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여도 아이 점심을 챙겨준다는 건 작은 부담 중에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진심으로 육아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은 정말 큰 행복이다. 아직도 많은 아빠들은 이런 행복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육아휴직은 특권이다. 육아휴직을 누려본 사람만 안다. 그렇기에 알고리즘이 이 글을 당신에게 보여주었다면 꼭 육아휴직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기를 바란다.


훨씬 나아진 모습으로 기분 좋게 유치원에 가는 아이를 바라보며 오늘도 생각한다. 이게 행복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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