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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하 Nov 11. 2023

분리수거는 너무 어려워

혼자 살기는 쉽지 않아...

"엄마, 비닐랩은 일반쓰레기야?"

"과일 껍질은 어떻게 버려?"

"계란 껍데기는 음식물 쓰레기인가?"


끊임없이 날아오는 메시지 폭탄, 무뚝뚝한 딸내미의 질문이 터진 날이었다. 분리수거를 해야 하는 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어떤 것을 분리해서 버려야 할지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을 했다. 생수 페트병과 음료수 페트병, 배달음식을 시켜 먹고 나오는 일회용 그릇과 수저, 음식을 덮은 비닐랩, 귤껍질, 양파껍질 등 도대체 어디에 버려야 하냐며 종류가 많아도 너무 많아서 다 나열할 수도 없다.


"지역마다 다를 수 있으니까 관리실에 물어봐서 버리던지, 검색해서 사는 곳 분리수거 방법을 찾아봐"

"여기는 또 어떻게 다른 거야. 도대체 너무 어려워서 버리는 것도 힘들다."


택배나 배달을 많이 시키는 요즘은 버릴 게 더 많아졌다. 사실 분리수거는 가끔 나도 헷갈릴 때가 있다. 마늘껍질은 일반쓰레기인지, 음식이 묻은 비닐봉지는 어떻게 버려야 할지 왔다 갔다 할 때도 있다. 


지난번 사무실에서도 분리수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김치를 담으려고 다듬고 난 배추는 일반쓰레기인가, 음식물쓰레기인가에 대해서 물어봤다. 주말에 김치를 담는다며 다듬고 남은 배춧잎을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한다며 처음 알았다고 했다. 다른 한 명도 이제 알았다며 맞장구를 쳤다. 수박의 초록색 껍질과 귤껍질, 계란 껍데기 등을 버릴 때도 헷갈린다고 서로 의견이 분분했다. 


아파트 쓰레기 버리는 곳에 상세하게 구분해서 버릴 수 있도록 분리수거함을 만들어 놓았음에도 버릴 때는 주춤하며 '이건 어디에 넣어야 하지?' 고민할 때가 있다.  주부생활 몇 년 차 몇십 년 차에게도 쉽지 않은 분리수거인데 자취 초년생에게는 더욱 그러겠다 싶었다. 하나하나 물어보는 질문에 대답하다 보니 시간이 꽤나 흘렀다. 딸아이는 한숨을 크게 내쉬며 말했다.


"사는 데 버릴 것이 이렇게 종류가 많았는지 몰랐어. 안 먹고 안 버리고 살고 싶다."

"그렇게 살 수 있으면 좋으련만 사는 게 안 먹을 수도, 안 버릴 수도 없으니 어쩌겠어. 자세히 알아보고 잘 버리는 사람이 되길. 힘내"


#독립 #자취생 #분리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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