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학교갈 때 누구랑 먼저 인사를 했나요?
■ 어릴적 등교 길에는 나보다 먼저 아침 인사를 건내는
동네 아저씨가 있었다.
“야, 너 5학년 3반이지?”
이 말 한마디면 우리 동네에선 거의 모든 애들싸움이 중단됐다. 동네 쌀집아저씨가 아이들이 모여든 골목에 두 팔 걷고 나타나면, 누가 먼저 시비를 걸었든, 말이든, 발차기든 일단 멈췄다.
어릴적 강북 다세대 주택이 모여있는 골목길 교차점에는
쌀집아저씨, 슈퍼아줌마, 철물점 할아버지가 매일 아침 등교길에 가게 앞을 쓸었고, 나는 그 앞을 지나며 아침 인사를 했다. 통장이셨던 아버지 덕분에 나는 말썽쟁이에서 통장 아들이 되었다. 그분들은 가족은 아니었지만 국민학교 2학년이 학교 가는 길에 ‘감시자이자 방어자’였고, 때론 조언자이기도 했다. 단점은 오락실에서 나올때면, “너 이놈 또 학원 땡땡이 쳤지?” 소리와 집에 돌아오면 엄마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내가 살던 강남 아파트 단지에서 제일 처음 보는 어른은 건물 입구에서 일하시던 경비아저씨였다. 하지만 아저씨가 말을 거는 경우는 그렇게 자주 있지 않았다. 경비 아저씨는 경비실에 앉아 계시거나, 택배를 받아주시고, 잡상인을 차단하는 일이 주였고, 행여 주민에게 실수를 한다면
문제가 생길까봐 정중하고 조용했고, 아이들한테는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운 어른이었다.
(물론, 아파트 경비아저씨의 성격에 따라 다른 경우도 있고
예전엔 응팔처럼 강남 아파트에도 이웃간에 정이 있고
열쇠도 맡기고 친구집에서 먹고 자고 정겹게 지낸 경우도
많다.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 넓은 아량으로 이해 바랍니다)
어릴 적 나는 동네에서 "밥 먹었냐?"라는 질문을 하루에도 열 번쯤 들었다. 누가 나를 지켜본다고 느끼지 않았는데도, 항상 누군가가 나를 보고 있었다. 그건 감시가 아니라 관심이었다. 누가 싸우면 말리고, 넘어지면 일으켜주고, 심지어 혼날 일이 생기면 먼저 부모에게 귀띔까지 해주는 그런 공동체였다. 하지만 강남의 아파트에 살던 아내는 그 시절, 조용하고 단정한 단지에서 자랐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어른은 몇층 사는지 정도만 알고 인사치레로 고개만 끄덕였고, 경비아저씨도 아이에게 말 거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곳에선 질서와 사생활이 먼저였고, 정겨움은 자연스레 뒤로 밀렸다.
애셋 아빠가 되어 아이들을 키우면서 보니, 동네 어른과 아이가 아침인사를 하는 풍경은 사라졌고, 놀이터에서도 부모들은 아이가 아주 어린 것이 아니면 아이가 아니라 스마트폰을 본다. 아이들의 감시자는 놀이터나 골목길의 CCTV로 대체되었다. 각박한 세상에 아이러니하게 일정한 사회적거리와 나만의 공간도 증요하지만 아이들이에는 사람과 사회를 경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일부러 세아이들과 동네 산책을 자주한다.
일부러 큰 마트 보다 길가 정육점에 들러 고기를 사고, 동네 문구점도 자주 들른다.
“얘들아 안녕!”
얼마 쯤 지나니, 지나가며 아이를 본 정육점 사장님이 아이들을 기억하고 먼저 인사를 거냈다. 아이들도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그렇게, 이곳이 아이들이 어린 시절을 보낸 '동네'가 되어간다.
■ TMI: 한강변 복도형 아파트에 군사적 목적도 있다?
YES (라는 사례가 있다)
1960~70년대 한국은 급격한 산업화·도시화로 인해 주택 부족이 심각했고 복도형 구조(즉, 외부로 통하는 복도가 있고 각 세대가 복도를 통해 진입하는 형태)는 설계·건설 비용을 어느 정도 절감하고, 단지 내부 동·동 간 통행이 쉬우며 공간 활용이 용이하다는 장점이있다. 하지만, 프라이버시 및 동선 문제(입주민의 동선이 노출), 복도소음, 보안 및 관리 문제( 복도 노출 창문을 통한 범죄·침입 가능성), 쾌적성 저하 및 일부세대 복도 무단 점유, 유지비 및 관리비 증가(계단·외부 통로가 길고 외부공간이 많아져 관리비가 증가) 등의 이유로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중에서 70년대 강남개발은 북한의 남침에 대비, 강북에 집중되어 있는 인구와 주요시설을 북한 장사정포 사정거리 밖에 있는 지역으로 이전하기 위해서 추진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당시 강남지역은 상대적으로 개발되지 않아 강북에 살던 주민들이 강남 이주를 꺼려했고, 정부는 서울, 경기, 휘문 등 소위 명문 고등학교를 강남으로 이주시키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 교육을 위해 사람들이 이주하기 시작하면서 8학군이 탄생하고 본격적인 강남의 시대가 열렸다. 강남이 북한 남침 대비도 계획하다보니 한강변, 특히 한강다리에 인접한 아파트들은 전시 북한군의 한강 이남으로의 진출을 저지하기 위한 방어 목적도 생각해 건설되었다고 한다. 그 예로 압구정 현대8차, 한양4차 및 청담 삼익 아파트 등 계단실에는 기관총을 거치할 수 있는 총안구를 볼 수 있다.
TMI + :
군사적 목적으로 1970년 인구 20만명 이상 도시에 대해 지상층 연면적 200㎡ 건축물을 지으려면 지하층을 의무적으로 만들도록 건축법이 개정되었다고 한다. 이 지하실과 반지하는 전시 방공호 및 참호로 쓰일 목적도 있었다고 한다.
* 지료와 의견 출처: 네이버/구글 '한강변 아파트' 검색
■ AI시대의 육아 요약
AI는 감정을 모방할 수 있어도, 정서적 교감을 기억하지는 못한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수학 패턴보다 사람 얼굴을 먼저 인식하는 능력이다. 쌀집아저씨는 우리에게 감정을 알려주었고, 경비아저씨는 우리에게 적당한 거리를 가르쳐주었다. 지금 우리 아이에게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체온과 관계하는 법을 알려줄 어른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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