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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Jan 11. 2024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빤쮸토끼






 선생님들 안녕하세요, 삼삼한 수의사입니다. 오늘 제가 가져온 캐릭터는 빤쮸 토끼라는 캐릭터입니다.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서 어떤 캐릭터를 분석하면 좋을지 독자분들에게 자문을 구한 적이 있었는데요. 꽤 많으신 분들이 빤쮸토끼에 대해 궁금해하셨습니다. 저도 사실 빤쮸토끼를 잘 모르고 있었는데 의외로 인기가 많고 팝업스토어까지 열렸으며 만들어진 일본보다도 한국에서 인기가 더 많은 토끼 캐릭터였죠.



 그렇다면 빤쮸토끼는 뭘까요? 빤쮸토끼는 일본의 카와이소니라는 작가가 만든 캐릭터로 흰 팬티를 입은 분홍색 토끼가 불쌍할 정도로 불운한 일들을 연속적으로 겪는 이야기를 그려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본 결과 불운한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건강적으로도 몇 가지 문제점도 있고 다른 토끼들이 가지지 않은 엄청난 강점도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과연 이 불운한 빤쮸토끼는 어떤 특징이 있을지?






팬티는 왜 입었을까?








빤쮸토끼는 홍채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빤쮸토끼의 눈 모양은 확실히 불규칙합니다. 눈동자의 모양을 결정하는 것은 홍채인데요. 홍채는 동공 주위에 있는 막으로 수축과 이완을 통하여 동공의 크기를 조절하여 빛이 들어오는 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만약 이런 홍채에 이상이 생길 경우 눈동자 모양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이때 노령 혹은 선천적인 문제로 홍채가 위축되는 현상이 있는데 이를 홍채 위축증이라고 하죠. 대부분은 노령성으로 발생합니다. (그래서 빤쮸토끼는 나이가 많을 것 같네요.) 이러한 홍채 위축증의 경우 근본적인 치료는 어려우나 시력에 영향이 끼치는 것은 드뭅니다. 그러나 동공으로 들어오는 빛을 잘 조절하지 못하여 눈부심 현상이 있을 수 있으니 빤쮸토끼는 선글라스를 끼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홍채 위축증 외에도 녹내장, 포도막염, 시신경 이상 등의 다양한 질환과 감별이 필요한데요. 빤쮸토끼는 일상에서 시력이 괜찮고 눈이 아프다거나 눈이 충혈된 양상은 보이지 않아서 녹내장과 포도막염은 아닐 것으로 보이네요. 





홍채 위축증(Iris atropy) / 출처 : vetlexicon






눈동자 모양이 매우 불규칙한 빤쮸토끼는 노령으로 인한 홍채 위축이 있을 수도 있다.







빤쮸토끼는 부드러운 음식만 먹을 것이다.








 빤쮸토끼는 다른 사진을 봐도 치아가 보이는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치아야 있겠지만 입을 살짝 벌리고 있어도 치아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빤쮸토끼는 치아가 잘 발달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토끼의 치아는(특히 앞니)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앞니는 평생 자람과 동시에 식습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요. 만약 앞니에 부정교합이 있을 경우 단단한 음식이나 질긴 음식을 먹으려고 하지 않고 부드러운 것 위주로만 먹으려고 하죠. 그래서 부정교합의 경우 발치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빤쮸토끼는 치아가 눈으로 잘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치아 발달이 더딥니다. 어쩌면 부정교합을 타고났을 수도 있는데 이렇게 될 경우 토끼가 주로 먹는 건초 더미나 딱딱한 음식들은 잘 못 먹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빤쮸토끼는 부드러운 것 위주로만 먹을 가능성이 있는데요. 빤쮸토끼가 부드러운 케이크에 몸을 담그고 있는데 아마 치아의 문제로 인해 케이크를 먹게 된 것은 아닐까 추측합니다.








빤쮸토끼는 노령으로 인한 변, 요실금 때문에 팬티를 입었을 수도.




 빤쮸토끼가 큰 팬티를 입는 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다만 소변이나 대변이 잘 조절이 되지 않아서 입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데요. 앞서 저는 빤쮸토끼가 홍채 위축증을 들어 나이가 좀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였는데, 빤쮸토끼도 노령으로 인해 변, 요실금이 발생하지 않았나 추측합니다. 변실금과 요실금의 원인은 정말 다양하게 있습니다. 변실금의 경우 괄약근 조절 이상, 신경계 이상 등이 있으며 그 개체의 나이가 많다면 노령성으로 인한 괄약근 조절 이상이 상당히 많습니다. 요실금은 그 원인이 더 다양한데요. 흥분, 방광염, 호르몬 문제, 신경계 문제, 통증 등으로 인해서도 발생 가능하며 노령으로 인한 경우도 상당히 많죠. 혹시나 멀쩡하고 건강한 아이가 갑자기 요실금을 본다면 방광 쪽의 염증이나 결석 등을 의심해 봐야 할 수도 있습니다.



 빤쮸토끼는 노령으로 인해 소변과 대변을 참는 것이 쉽지가 않아서 저런 큰 팬티를 입고 있지 않나 추측하는데요. 불운한 상황이 들이닥침과 동시에 불운한 몸까지 있어서 더욱 안쓰럽네요.




빤쮸토끼는 다른 토끼들보다 더위는 훨씬 더 잘 적응할 것이다.





빤쮸토끼는 다른 토끼보다 더위에 매우 강할 것이다.







 불운한 사건들에 노령으로 인한 건강 이슈까지 있는 빤쮸토끼. 그러나 빤쮸토끼는 그 어떤 토끼도 가지지 못한 엄청난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땀을 흘릴 수 있다는 점인데요. 토끼는 땀샘이 없어서 땀을 흘릴 수가 없습니다. 토끼가 털이 수북하여 추운 겨울에는 적응하는 경우가 많으나 뜨거운 여름에는 적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요. 토끼는 이러한 열을 보내기 위해 귀를 통하여 열을 바깥으로 보내어 체온을 낮춥니다. 그런데 만약 땀샘이 있다면 체온을 더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겠죠.



 빤쮸토끼는 찜질방에서 땀을 흘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일반적인 토끼였다면 단순히 귀를 통해 열을 발산하기 때문에 뜨거운 열을 버티지 못하고 위험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는데요. 그런데 빤쮸토끼는 땀까지 같이 흘려주면서 뜨거운 찜질방에서도 효과적으로 버텨주었습니다. 비록 건강상의 문제가 있어 보이는 빤쮸토끼지만 적어도 더운 지방에서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잘 버틸 수 있는 특장점이 있네요. 빤쮸토끼의 진가는 더운 지방에서 더 잘 발휘될 것 같네요.





비록 토끼는 땀샘이 없지만 저렇게 땀을 흘릴 정도로 빤쮸토끼는 땀샘이 발달된 것 같다.





마치며






 지금까지 빤쮸토끼에 대해 분석하였습니다. 빤쮸토끼는 홍채에 이상이 있을 것이며 치아가 발달되어 있지 않아 부드러운 음식만 고집해서 먹을 것이고 노령으로 인한 변 요실금 때문에 팬티를 입었을 것이며 땀을 흘릴 수 있어서 더운 곳의 생존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빤쮸토끼는 불운한 건강과 불운한 상황 때문에 슬프게 묘사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빤쮸토끼는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비록 본인이 불운한 환경과 불운한 건강을 가지고 있더라도 언젠가는 참고 견디면 이것이 기회가 되어 더 큰 보상으로 다가올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전 운이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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