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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Apr 02. 2024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카카오프렌즈 어피치

어피치가 동물이라면? 무슨 동물일까?





 선생님들 안녕하세요, 삼삼한 수의사입니다. 카카오프렌즈를 모르시는 분들은 없겠죠? 카카오프렌즈에는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습니다. 일본에 산리오가 있다면 한국에는 카카오프렌즈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이번에 살펴볼 캐릭터는 어피치인데요. 어피치는 Secret Forest의 복숭아나무에서 유전자 변이로 태어난 복숭아라고 합니다. 본인이 자웅동주가 된 걸 알고 탈출한 악동 어피치라는 설정도 있더군요. 어피치는 카카오프렌즈 초창기 멤버 중 하나인데 지금도 인기가 굉장히 많죠. 현재 한국에서는 라이언에 의해 인기 캐릭터 1위 자리를 내주었지만 해외에서는 라이언보다 어피치가 인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피치는 당연히 복숭아지만 현실에서 복숭아가 네 개의 다리를 달고 돌아다닐 리는 없죠.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해 봤습니다. 어피치가 복숭아가 동물이라면 과연 어떤 동물과 가장 비슷할지 말이죠. 어피치와 가장 비슷한 동물을 우연히 찾다가 한 동물을 발견했습니다. 이 동물을 소개하면서 어피치의 특징을 역으로 추정해 보겠습니다. 과연 어피치가 동물이라면 어떤 특징을 가진 동물일까요?





어피치의 성격








어피치는 수컷 흰대머리우아카리일 것이다.








 어피치가 어떤 동물인지 먼저 정해야겠죠? 어피치는 잡식을 하면서 이족보행을 합니다. 이를 충족할 수 있는 동물은 당연히 영장류겠죠. 그렇다면 흰색의 몸을 가졌고 붉은 얼굴을 가진 영장류가 있다면 어피치와 가장 흡사한 동물이겠군요. 붉은 얼굴을 가진 영장류는 상당히 많은데 흰 털도 같이 고려하다 보니 하나의 영장류가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대머리우아카리입니다.



 대머리우아카리(Bald Uakari)는 남아메리카의 아마존 북서부 분지에서 생활하는 원숭이로 몸길이는 40cm 가량에 무게는 3.5kg 정도 되는 작은 원숭이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얼굴이 붉고 긴 털을 가지고 있다는 점인데요. 털색은 아종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대머리우아카리에 아종으로는 흰대머리우아카리(Cacajao calvus calvus), 우까얄리대머리우아카리(Cacajao calvus ucayalii), 붉은대머리우아카리(Cacajao calvus rubicundus), 노바에대머리우아카리(Cacajao calvus novaesi)가 있는데요. 그중에서 어피치와 가장 비슷한 아종으로는 크림색의 털을 가진 흰대머리우아카리가 가장 비슷할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원숭이들은 기본적으로 무리생활을 하는데요. 적게는 5마리, 많게는 100마리까지 무리를 형성합니다. 그런데 자기가 태어난 무리로 암컷들은 종종 돌아오는 반면 수컷들은 떠난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어피치는 무리를 떠나서 생활하고 있으니 수컷으로 보이네요.




흰대머리우아카리 / 위키피디아



붉은대머리우아카리 / 위키피디아




우까얄리대머리우아카리 / 출처 : 위키피디아





노바에대머리우아카리 / 출처 : 위키피디아




어피치는 흰대머리우아카리일 것이다!?









어피치는 브라질 출신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피치는 어디서 왔을까요? 물론 Secret Forest의 복숭아 숲이겠죠? 하지만 만약 현실 세계였다면 어피치는 브라질 출신일 것으로 보입니다. 대머리우아카리는 브라질, 콜롬비아, 페루, 베네수엘라 등지에서 서식하는데요. 그중에서 흰색의 털을 가진 흰대머리우아카리는 아마존의 북서부이자 브라질의 솔리메스(Solimões River)에서 서식한다고 하네요. 주로 강이 범람하는 지대에서 서식하는데 우기 때는 범람하는 강을 피해 나무 꼭대기에서 생활하다가 건기에는 내려와서 먹이를 찾으며 먹는다고 하네요. 어피치가 동물이라면, 브라질 출생으로 보입니다.



브라질 솔리메스 강 / 출처 : 위키피디아








어피치는 이성에게 인기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머리우아카리는 왜 얼굴이 빨갛게 되어 있을까요? 대머리우아카리는 얼굴의 색소는 부족한 반면 피부밑에 있는 모세혈관이 풍부하기 때문에 얼굴이 빨갛게 보인다고 하네요. 만약에 빈혈이 있으면 적혈구의 수가 감소하므로 얼굴이 덜 붉게 변하거나 창백하게 변하겠죠. 대머리우아카리도 빈혈이 발생할 수 있는데 바로 말라리아 때문인데요. 말라리아에 걸리게 되면 적혈구가 파괴되어 빈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얼굴이 좀 덜 붉겠죠? 만약에 얼굴이 밝고 붉은 얼굴이라면 건강하다는 뜻이겠죠. 이성들도 얼굴이 창백한 것보다는 얼굴이 밝고 붉은 걸 선호합니다. 건강하다는 뜻이고 말라리아에 적응력이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런데 어피치는 일반적인 대머리우아카리보다는 조금 덜 붉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수컷 대머리우아카리보다는 이성에게 인기가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어피치는 말라리아가 적은 대한민국에서 서식하고 있으니 말라리아에 걸릴 일은 매우 드물겠군요.




일반적인 대머리우아카리보다는 얼굴이 덜 붉어서 어피치는 이성에게 인기가 적을 것이다.






어피치는 팔다리가 짧아 나무보다는 땅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 같다.





 어피치는 팔다리가 짧죠. 긴 팔은 나무에서 사는 원숭이에게는 필수적입니다. 팔이 길 경우 나무와 나무 사이를 더 잘 이동할 수 있고 더 효율적으로 땅에서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무에서 사는 원숭이들은 신체에 비해 팔이 굉장히 길죠. 그리고 대머리우아카리 역시 팔이 짧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피치는 팔다리가 굉장히 짧습니다. 그래서 나무에서 생활하기엔 매우 부적합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 다른 나무로 이동하면서 계속 나무에서 떨어질 것 같네요. 그래서 어피치는 나무에서 생활하기를 포기하고 땅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몸집에 비해 팔다리가 매우 짧은 어피치, 나무에서 생활하기엔 적합하지 않다.








마치며






 지금까지 어피치를 분석하였습니다. 어피치가 동물이라면 어피치는 수컷 흰대머리우아카리일 것이며 브라질 출신이고 이성에게 인기가 없을 것이며 팔다리가 짧아 나무에서 생활하기엔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였습니다. 참고로 대머리우아카리는 멸종 위기 동물 위협(VU) 등급입니다. 북극곰과 같은 등급이죠. 아마존의 삼림을 개발하면서 서식지를 잃은 것이 주된 이유라고 하네요. 대머리우아카리의 개체 수 감소가 인간 때문이라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지금은 브라질 정부가 보호하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인간의 노력으로 대머리우아카리의 개체 수가 꼭 회복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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