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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다채 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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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채 Mar 15. 2022

도전을 망설이는 이유

'목표의 부재' 세 번째 인터뷰

다채 4호는 '목표의 부재'라는 주제로 네 분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각각의 인터뷰이 분들께 '목표' 하면 생각나는 물건을 들고 와 달라고 요청드리고, 그 물건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인터뷰에 대한 편집진의 답변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인터뷰이 ㅣ 서혜지

에디터 ㅣ Peko


혜지 님이 목표하면 생각나는 물건


원래 전공으로 돌아갈까?
 
지금 내 직업에 비전은 있을까?
 
이 상태에 안주하는 건 정체되는 일일까?



왜 '목표'하면 생각나는 물건이 이 포스터였나요?


음.. 목표를 '직업'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어요. 더 자세하게 말하면 '자아가 실현되는 직업'이라 생각했었는데, 제가 지금 그런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포스터에 그려진 장면이 그런 고민을 한참 하던 시간이에요.


원래 전공으로 돌아갈까? 요즘 흥미를 느끼는 분야들을 배워볼까? 지금 내 직업에 비전은 있을까? 내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지금 이 상태에 안주하는 건 정체되는 일일까? 내가 진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뭘까?


하염없이 걸으면서 계속 스스로에게 질문을 했어요.



어떻게 갖게 된 포스터인지 궁금해요.


인스타에 멜랑꼬라는 네 컷 만화 올리시는 분이 있는데 그분께서 이런 포스터를 만들어주는 걸 선착순으로 받아보겠다고 올리셨어요. 갑자기 끌려서 신청했던 것 같아요. 키워드로 어떤 걸 보냈었냐면요.


멜랑꼬 작가님에게 포스터를 신청할 당시의 인스타 dm



혜지 님의 키워드로 만들어진 포스터 / @one.from.the.earth



키워드를 보니 이 사람은 음악을 들으면서 산책 중인 혜지 님인 것 같네요.


퇴근을 5시에 해서 빨리 끝나는 편인데요.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하다가, 퇴근 후에 되게 많이 걸어 다녔어요. 동네에 강 따라 있는 산책길을 기본 10km. 많이 걸으면 막 20km도 넘게 그냥 걸었어요.


그렇게 5시간도 넘게 새벽까지 그냥 걷는 거예요. 뭐 생각이 좀 많아서 그랬겠죠.


퇴근 후 계속 걸었던 어느 날의 일기



그때 그 풍경을 담아주신 거예요. 산책길에 잔디밭이 쫙 있고, 계절마다 꽃이 다르게 펴서 되게 예쁘거든요. 여길 항상 밴드 음악을 들으면서 걸었고.. 또 그 길에 고양이가 사는데, 얘네들이랑 친하게 지낸 게 한 3~4년 된 것 같아요.


제가 이런 식으로 가만히 앉아있으면 동네 고양이들이 막 모여요. 얘네들 덕분에 마음의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해서 이 시간을 되게 좋아했어요.


산책 길에서 만난 고양이들



모여들어서 혜지 님 무릎에 앉아있는 게 너무 귀여워요. 걷는 동안 밴드 음악을 즐겨 들으셨나 봐요.


밴드 음악도 저한테 큰 의미가 있어요. 제가 첫 직장을 퇴사하고, 두 번째 직장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을 때 연애도 잘 안 풀렸어요. 좋지 않은 부류의 사람을 만났거든요. 그러면서 내가 직장도, 사람도 잘못 선택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나 자신에 대한 의심도 생기고 사람들도 잘 못 믿게 됐었어요.


그러면서 무기력하고 우울한 시간들을 보냈어요. 퇴근하고 집에 오면 아무 말도 안 하고 방문 닫고 불 끄고 다음 날 출근할 때까지 아무것도 안 하고 지냈던 기간이 있거든요.


그때 노래를 많이 들었었는데 어떤 노래가 되게 귀에 꽂혔어요. 이건 뭐지, 처음 듣는 노랜데 되게 좋다. 유튜브를 찾아보니까 인디 밴드여서 라이브 영상이 그렇게 많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홍대에 공연을 보러 갔었어요.


지금은 그게 삶의 기쁨이 돼서 자주 가게 되고, 거기서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사귀기도 하고, ‘어떤 직업을 가져보고 싶다’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 그랬어요. 그때 들었던 게 ‘입술을 깨물다’라는 밴드의 <Nowhere Michelle>이라는 곡이에요.



잠깐 같이 들어봐도 될까요?


좋아요! (웃음)







가져와주신 <마음보고서>는 책인가요?


책은 아니고,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심리검사 프로그램이에요. 지금은 연말마다 하고 있는데요. 제일 처음 했을 때가 2016년도 크리스마스였어요.


첫 직장을 다니고 있을 땐데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매일 새벽 2~3시, 심한 날은 조간신문이 배달될 때까지 야근을 하는데 ‘별것도 아닌 일을 네가 잘하지 못하니까 비효율적인 야근하는 거야'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회사를 다녔거든요.


지금 돌아보면 가스라이팅 같긴 한데 그때는 ‘진짜 내가 힘든 게 맞나? 다른 애들은 다 열심히 이겨내면서 일하는데 내가 이렇게 힘들다 느껴도 되나?’ 싶었어요.


저도 정말 제 감정을 모르겠더라고요. 크리스마스에도 여전히 야근을 하는 와중에 마침 ‘마음보고서’를 어떻게 알게 됐어요. 26일로 넘어가는 새벽 12시쯤인가.. 라디오를 들으면서 야근하다가 어차피 일도 안 되는데 이거라도 해봐야겠다 싶더라고요.



스트레스 지수가 평균을 훨씬 넘어있는 심리검사 결과


그때 검사지에 나온 저의 상태가 별로 안 좋았었어요.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 반응의 척도가 전부 다 평균을 넘어서 있고, 우울 척도도 다 위로 가 있더라고요.


결과지를 딱 보는 순간 되게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나 힘든 거 맞네, 힘들어해도 되는 게 맞네. 약간 내 감정을 정당화받았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그걸 보고 나서 퇴사할 마음을 먹고 1월에 퇴사를 했어요.



혜지 님께 처방된 시가 담긴 페이지, <내 마음보고서>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이럴 때는 목표가 있잖아요.
졸업하고, 학점을 받고, 취직하고.

근데 저는 이제 그 단계가 다 끝났단 말이에요.



퇴사 후에는 상황이 좀 나아지셨을까요?


퇴사를 하고 나서 생각보다 바로 지금 다니는 철강회사로 이직하게 됐어요. 제가 가족학을 전공해서 첫회사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족 관련 기관이었거든요. 지금은 제 전공과 완전 다른 분야의 일을 하고 있는 거죠.


처음 취직을 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목표의 부재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어요. 제가 정말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지 않거든요.


일단 ‘목표’라는 주제를 봤을 때 저는 그걸 ‘직업’이라고 받아들였어요.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이럴 때는 목표가 있잖아요. 졸업하고, 학점을 받고, 취직하고. 근데 저는 이제 그 단계가 다 끝났단 말이에요.


그러고 나니까 내가 뭔가를 위해서 어떤 행동을 더 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 거예요. 그럼 새로운 직업을 가져야 하나? 그런 고민도 생기고.


일을 잘 맞았지만 트라우마가 남은 첫 직장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혜지 님의 일기장)




아까 밴드 공연 보러 다니면서 ‘이런 직업을 해보고 싶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어떤 직업이에요?


공연 예술 쪽에 인디밴드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같이 공연 보는 친구 중에 공연 쪽이랑 완전 관련 없는 일을 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퇴사하고 공연 예술 쪽으로 진로를 바꾸더라고요.


저처럼 똑같이 관객으로서 공연을 좋아하고 있었는데… 제가 생각했을 때는 ‘쟤는 저게 되는구나. 근데 나는 그걸 못하겠네’라는 생각이 들어서 당시에는 열등감도 많이 느꼈어요.


‘나도 저런 거 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 모아서 좋아하는 장소에서 기획하고, 사람들이 그걸 보면서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좀 했었어요.



공연 예술 쪽으로 이직할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


근데 또 지금 회사에 만족할 때도 있었어요. 되게 잘 다니고 있었는데 이 친구가 딱 이렇게 문화재단에 입사하는 걸 본 순간, 갑자기 마음이 안 좋아진 거예요. 뭔가 자극받았던 것 같아요.


그전까지는 철강회사로 오게 되면서 전 회사에 비해 급여가 높아지니까 만족하면서 지내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전 회사에서는 주말에도 제대로 못 쉬고, 평일에는 맨날 야근하는 생활을 했으니까 지금 회사의 워라밸도 너무 좋은 거예요.


간절히 바랬던 안정이어서 지금의 이런 여유를 더 이상 포기를 못 할 것 같은데, 공연예술계 직업을 가진다면 온전한 제 시간도 줄어들 거고.. 또 다시 완전 신입부터 시작하면 그 업계에선 지금의 제 경력이 인정 안 되니까 급여도 줄어들겠죠. 그리고 제가 지방에 살고 있어서 서울에서 안정적인 주거환경이 보장되지 않는 게 무섭구요. 아무래도 그런 시간과 돈의 여유, 두 개가 저를 잡는 거예요.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이 저한테 너무 큰 안정을 주거든요.
 
근데 그게 또 너무너무 안정적이니까
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게 더 무섭기도 해요.



지금은 마음의 결정을 내리신 걸까요?


네. 작년엔 정말 많이 고민했는데 겨울쯤 되면서부터는 ‘지금에 만족하고 살아야지'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지금 관심 있는 공연 쪽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이 저한테 너무 큰 안정을 주거든요. 근데 그게 또 너무너무 안정적이니까 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게 더 무섭기도 해요.


전공을 포기하고 오게 된 직장에서 자아실현을 못 하는 게 저의 열등감 버튼이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근데 이렇게 인터뷰를 하다 보니까 무엇이 도전하지 못하게 발목을 잡았는지는 확실히 알겠어요.


간신히 자리 잡은 이 안정을 유지하고 싶다는 마음이 도전을 망설이게 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제 삶의 우선순위가 생활의 안정이란 걸 인정했으니 이제 같은 주제로 힘들어하진 않을 거예요.



지금에 만족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기까지 되게 힘드셨을 것 같아요.


작년 한 해 동안 한참 고민을 하는 시기에 회사에서도 되게 안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났었어요. 그때 회사 일로도 정신이 없어서 제 고민이 좀 자연스럽게 사그라든 것 같아요.


1월 첫 번째 월요일엔 불이 나서 본관 건물 한 층이 다 타버렸어요. 2월에는 현장에 있는 설비가 폭발해서 또 한 달 동안 생산을 못 하고, 3월에는 회사에서 크게 다치셔서 다리를 절단하신 분도 있었어요.


철근이 큰 쇠를 늘려서 얇게 만드는 거잖아요. 엄청 빠르고 뜨겁게 만들어진 걸 롤러로 돌리는데 그게 이탈을 해서 사람 몸을 관통한 거예요. 그래서 신체 일부를 절단하셨어요.


그리고 그다음 달에는 현장에서 한 분이 차에 깔려서 돌아가셨어요. 회사가 나한테 여기 있으면 안 된다고 신호를 주는 건가 싶을 정도로 안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났죠.


12월 중순쯤에는 회사에서 시체가 나온 거예요. 7년 전에 회사에서 퇴근하시고 실종되신 분이 있었는데 계속 못 찾다가 작년 12월에 회사 안 저수지에서 발견이 된 거예요. 저수지 안에 차랑 같이 빠져 있었던 거예요. 차를 타고 퇴근을 하셨거든요. 당시엔 회사 안에 있을 줄 모르고 다 바깥쪽과 수색을 했었는데 회사 안에 계셨던 거죠.


아침에 출근할 때 인사했던 분이 점심시간에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듣고.. 같은 아파트에 사시는 분이 갑자기 시신으로 발견이 됐다 하니까 제 고민보다 ‘왜 산업재해가 생기지?’ 이런 거에 대한 생각을 더 했던 것 같아요.


문제가 일어나기 전까지 되게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으니까 발생이 된 건데 회사에선 고칠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는 게… 마음이 너무 아프고 생각이 많아졌어요.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어떤 생활을 원하는지 그런 것들이
제가 생각하는 목표 같아요.



회사 일도 그렇고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무기력하고 막막했던 순간들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그런 순간들을 어떻게 보내셨어요?


책을 좀 많이 읽었던 것 같아요. 제가 듣는 팟캐스트가 있는데요. <책으로 읽는 내 마음, 서담 서담> MBC에서 하는 건데,  pd랑 아나운서랑 정신과 의사 셋이서 책을 가지고 마음에 대해 이야기를 해요.


그거 듣다가 관심 있는 책이 나오면 읽어보고, 어떤 주제로 얘기하고 싶은 게 생기면 관련 책 읽어보고.. 그런 식으로 계속 읽으면서 지냈어요.


그 팟캐스트에서 이벤트를 해서 메일을 보낸 적이 있는데요. 보냈던 내용을 일기에 적어뒀어요.



팟캐스트 진행자들이 저보다 한 10살 정도는 더  많으신 분들인데 그 나이대에 좋은 사람이 제 주변에는 별로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런 어른이 돼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들었어요.


나도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많아져서 저 사람들처럼 따뜻하고 깊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예전에는 목표가 직업이나 성과 같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이상향?! 추구해야 하는 길? 뭔가 예전처럼 하나의 업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게 됐어요.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어떤 생활을 원하는지 그런 것들이 제가 생각하는 목표 같아요.



진짜 왜 이렇게 좋은 어른 귀할까요.


잠깐 상담을 배우고 싶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것도 성숙한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의 연장인 것 같아요. 한두 마디 해줬는데 고민 풀리게 해주는 그런 사람 있잖아요.


그런 사람한테는 다 얘기해도 될 것 같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것 같아요. 크게 봤을 때 그게 목표일까요. 근데 그런 사람이 되려면 진짜 많은 일을 겪어야 하는 것 같긴 해요. 내가 안 경험해 보면 공감을 잘 못하는 것 같아. (웃음)



지금도 충분히 많이 겪어 오신 것 같아요. 혜지 님은 어떤 사람이 성숙한 어른이라고 생각하세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너무 어려운 것 같은데… 자기반성할 줄 아는 사람이요. 반성하고 좀 더 나은 방향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반성이라든가 분노라든가 그런 것들은 충분히 많이 겪었어요. 근데 저는 ‘그래서 더 나아가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해' 이런 단계까진 못 간 것 같아요.


회사 안에서 산업재해에 비인간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을 보고 있을 때 화가 많이 나는데 ‘난 저런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 생각은 하지만 이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없는 것 같아서 그게 좀 답답하기는 해요.


막막한 느낌. 나서서 ‘법을 바꿔야 합니다’라는 말은 못 하더라도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히 있을 텐데.. 그게 뭔지는 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근데 그걸 고민하는 것 자체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바로 직전 인터뷰이께서 혜지 님께 남겨주신 질문이 있어요. 일단 질문에 앞서 그분이 ‘친해지고 싶어요’라는 말을 먼저 하셨어요. 그래서 이 말을 꼭 전해드리고 싶었는데.. 어떠세요? (웃음)


어떻게… 친해질까요?(웃음)


같은 밴드를 좋아한다는 단 하나의 공통점으로 홍대 공연장에서 만난 사람들이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어서 신기했던 적이 있었는데 마찬가지로 <다채>를 원래 알고 있었고, 스스로 인터뷰를 지원했다는 것만으로도 통하는 부분이 꽤 많을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어떤 분일지 궁금해요.



질문은 뭐였냐면, 당신의 몸과 마음이 합쳐져 있을 때는 언제고 떨어져 있을 때는 언제냐고 물어봐 주셨어요.



합쳐져 있을 때는 공연 볼 때인 것 같아요. 근데 꼭 공연이 아니어도 그런 적이 있어요. 제가 경상도 쪽에 있어서 한때 롯데 야구를 봤었거든요. 친구랑 같이 사직에 가서 롯데 야구를 봤었는데 그 압도적인 분위기가 있어요.


모두가 같이 환호하고 같이 아~하면서 탄식하는 그런 것들.. 그게 너무 좋았어요. 공연장에 있을  때도 다른 생각 안 들고 몸이 나도 모르게 리듬을 타고 있고 어딘가에 집중하면서 ‘너무 좋다.’ 약간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을 때.


그때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그땐 정말 몸과 마음이 딱 하나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왜 몸과 마음이 그때 하나가 됐다고 느끼세요.


몸과 마음이 떨어져 있을 때가 많아요. 운전하고 있을 때도 딴생각하다가 길을 잘못 들기도 하고, 노래를 들으면서 걷고 있을 때도 노랫소리에 집중을 하지 걷는 몸에 집중하지 않거든요.


항상 몸과 마음이 따로 있는 것 같아요. 근데 공연장에선 연주하는 걸 보면서 음악의 진동 같은 게 심장과 같이 맞춰서 뛰잖아요. 아시죠! 그게 너무 신기하고 재밌어요.


심장까지 컨트롤이 되는 것 같아요. 내 눈으로 이렇게 기타를 치는 손가락이 보이고, 그 움직임대로 소리가 변하는 게 들리니까요.


그냥 소리의 조합만 듣는 게 아니라, 기타 치는 걸 보고 있으면 기타 소리가 더 잘 들려요. 베이스를 보고 있으면 베이스 소리가 더 잘 들리고. 눈으로 그 사람이 어떻게 연주하는지를 보고 있으니까 되게 하나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가장 뜨겁게 목표를 향해 갔던 순간이 궁금해요.

어떤 꿈을 꿨고 그래서 어떤 행동을 했었는지.



그러면 이제 다음 인터뷰이에게 질문 하나 남겨주시겠어요? 아무거나!


가장 뜨겁게 목표를 향해 갔던 순간이 궁금해요. 어떤 꿈을 꿨고 그래서 어떤 행동을 했었는지.



마지막으로 지금 문득 생각나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사소한 것도 괜찮아요.


그냥 로또 당첨되면 회사 같은 거 걱정 안 하고.. 돈이나 뭐 이런 현실적인 거 생각 안 하고 내가 공연장을 차리고 싶다. 너무 큰 거 말고 적당한 규모 있잖아요.


소공연장 차려서 내가 좋아하는 류의 음악을 소개하고 싶고, 그런 사람들이랑 친해지고 싶고 같이 즐기고 싶다. 그랬으면 좋겠다. 서울에 차리고 싶은데, 홍대에 공연장 차리려면 돈이 얼마나 들까요….



기다릴게요… 로또도 한번 사보시고 (웃음)


오늘 사야 하나..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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