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바다] 직장인으로서의 프리다이빙 도전기_4편
때는 2024.05.18.(토)
일상 속 힐링 한 티스푼, 즐거움 한 스푼, 푸른 바다 한 줌과 햇살 한 아름 안고 살고 싶은 30대 직장인 씀
인생 취미의 탄생
첫 체험 전날, 우리 자매는 ‘계획적(파워J) 성향’이라
꼼꼼하게 준비물을 다시 한 번 체크했다.
<깨알 정보: 프리다이빙 체험 전날 더블체크>
1. 물품 준비
- 수영가방, 수영복, 수영모, 수건, 세면도구, 로션 및 헤어 에센스, 빗
2. 장비 대여
- 마스크, 스노쿨, 핀 대여비&입장비 선생님께 입금
* 대여 스노클도 깨끗하지만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스노클이 찝찝한 경우 선생님께 스노클 추천받아 따로 구입
3. 서류 준비
- 선생님께서 미리 보내 주신 건강질의서와 면책동의서 꼼꼼히 확인 후 서명
* 호흡기 질환이나 폐 질환이 있는 사람은 부상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
4. 신체 관리
- 과음, 과식 금지
- 당일 비행 금지
* 프리다이빙 이후 비행기 탑승 시 감압병 발생할 수 있음
일전에 내가 좋아했던 미드 '닥터 하우스'에서
감압병 환자 이야기가 나왔던 적이 있어서
비행기 감압병 관련 주의사항은
개인적으로 더 와닿았다.
우리 하우스 선생님은
결국 환자를 살려내시기도 하지만
반죽음도 경험하게 하시는데
드라마에서 감압병 환자는
한동안 병의 원인을 알 수 없어
닥터하우스가 원인을 찾아내 고칠 때까지
오랜 시간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첫 체험이라면
여러 가지 준비사항과 주의사항이 궁금할 수밖에 없는데
보통 아래와 같이 담당 선생님이
잘 안내해 주시기 때문에
사실 선생님 말씀만 잘 들어도 모든 준비는 쉽게 끝난다.
특히, 수영장을 조금 다녀본 분들이라면
"아, 그냥 수영장에 가는 것 같네?"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프리다이빙 체험'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것은
개인적으로는 '수영장에 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망의 체험 당일
서울에서 체험장소 수원까지
약 1시간 50분 정도 걸릴 것을 염두에 두고
아침 일찍 출발했다.
수원으로 가는 길은 놀이동산에 가는 아이처럼 설렜다.
기대되는 마음에 부지런히 일찍 출발해서일까,
동생보다 1시간이나 먼저 도착하는 바람에
근처 카페에서 동생을 기다리게 되었다.
그렇게 우연히 들어간 카페였지만 어쩌다 보니
수영가방도 노랑, 테이블도 노랑,
쿠션도 노랑, 의자도 노랑
온통 노랑노랑 세상인 것이 웃겨서
사진 한 장 남기며 즐겁게 기다렸다.
그렇게 노란 기운 가득한 하루를 시작했고,
동생도 늦지 않게 도착해 약속한 장소로 함께했다.
독자분들을 위한 꿀정보
[수원 올림픽 경기장(스포츠아일랜드)]
■ 장소: 수원 올림픽 경기장(스포츠아일랜드)
*지도: https://naver.me/5Fm1j4hh
*시설: https://www.worldcupdivingpool.com/Intro
■ 꿀팁:
① 수원 잠수풀은 외풍이 있어 쌀쌀할 수 있으니 추위를 타는 사람은 미리 슈트 대여 고려
② 탈의실 바닥이 미끄러우므로 개인 슬리퍼 지참 권장
③ 초보자는 처음 보는 5m 수심에 당황하지 말 것
프리다이빙 잠수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강사와 신청자가 모두 모여야 했는데,
우리처럼 일찍 도착하더라도 근처에 커피숍이 있어서
커피 한잔의 여유와 함께 편안히 기다릴 수도 있고,
또는 다이빙풀 건물 1층에도 의자가 있으니
그곳에 앉아서 기다릴 수도 있다.
위 사진처럼 '다이빙풀 입구'라고 적힌 건물을 찾아가면 되는데
건물을 찾는 것 자체는 어렵지는 않지만
처음에는 조금 헷갈릴 수 있다.
그래도 보통 입구 주변에는
다이빙 장비를 가지고 오신 분들이 제법 보이니,
혹시 찾는 게 어렵다면
은근슬쩍 따라가서 함께 기다리면 된다.
우리도 그날 누가 봐도 프리다이빙을 할 것 같은 분들을 따라
건물 입구로 들어갔고, 1층 의자에 앉아
선생님과 다른 체험반 신청자들이 모두 모일 때까지
얌전히 앉아 기다렸다.
기다리면서 프리다이빙이나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기 위해
주말 아침부터 일찍 나온 1층의 여러 사람들을 보며,
자신의 취미를 즐기려고
주말 아침 일찍부터 나와
하루를 채우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나도 덩달아 그날 하루가 보람차게 느껴졌다.
모두 모이면 아래와 같은 '신청서와 동의서'를 작성한다.
잠수풀마다 다르지만
수원에서는 신분증 또는 개인 카드도 맡기고 입장하니
개인 카드 하나 정도는 가지고 가면 좋다.
그렇게 신청서와 동의서를 작성하고 나면
샤워실로 들어갈 수 있는데,
샤워실은 바닥이 미끄러웠지만 기본에 충실한 곳이었다.
우리 자매는 수영장을 조금 다녀봤기 때문에
수영장 기본 매너를 잘 알고 있었고,
샤워실에서 구석구석 깨끗하게 씻은 후
수영모를 쓰고 수영복을 입고 입장했다.
이렇게 입장하면, 잠수풀 앞에
누가 봐도 전문가의 여유와
멋진 아우라를 뿜고 있는
담당 선생님이 보인다.
우리의 첫 체험을 담당해 주신 별칭 '오O리' 선생님은
첫 체험반 수강생이었던 나의 눈에는
멋진 수트를 입은 선생님의 모습이 너무나 멋있어 보였다.
선생님은 입문자들을 위해
먼저 준비 운동을 함께 하고,
기본적인 호흡법과 자세를 알려주셨다.
프리다이빙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바로 호흡법인데,
나는 당일에 처음으로 연습했지만,
동생은 유튜브에서 미리 호흡법을 보고 와서인지
나보다 더 쉽게 배우고 적응했다.
혹시나 체험을 계획하고 있는 독자분들이 있다면
미리 호흡법 영상 하나 정도는 보고 가셔도 좋을 것 같다.
<깨알정보: 호흡법 추천영상>
https://youtu.be/gdxPOuToYV0?si=E3FVYkQckgdsG4d4
https://youtu.be/dWSM8sN3maA?si=SV04RDdnhs5fMrHG
호흡법을 배우고 나면, 가볍게 이퀄라이징을 연습한다.
이퀄라이징은 물속 깊이 들어갈 때 귀의 압력을 조절하는 기술로,
처음부터 성공하기 쉽지 않고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는 체험반이었기 때문에
이퀄라이징 성공보다는
연습만 해보는 수준으로 배웠다.
그날 여러 번 연습하던 중 딱 한번
신기하게 순간적으로 막은 코가 부풀며
양쪽 귀에서 공기가 피식- 나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게 이퀄라이징 느낌이라고 한다.
그 이후로는 여러 번 시도해도 잘 되지는 않았지만
이퀄라이징도 원래 안 쓰던 몸의 근육을 사용하는 거라서
우리 몸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참, 뭐든 열심히 해야 그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근육이 조금씩 몸에 생기는 모양이다.
이퀄라이징 연습이 끝나고 대여한 장비를 받았다.
장비는 거의 새것과 같아서 찝찝함 없이 쓸 수 있었다.
체험반에는 우리 자매 외에도
함께 체험하는 사람들이 4명 정도 더 있었는데
모두가 초면이지만 서로에게 박수를 보내고 응원도 하며
첫 스태틱(숨 참기)도 다 함께 재미있게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잠수풀에 들어간다.
높은 층에서도 겁이 없는 편인 나도
처음 보는 5m 깊이의 잠수풀에 순간 긴장이 되긴 했지만
이미 깊은 곳에서 자유롭게
프리다이빙을 하는 고수들의 여유로운 모습에 용기를 얻어
천천히~ 숨 쉬며~ 차근차근 배울 수 있었다.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물을 조금 무서워하거나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분들이라면
생각보다 깊은 잠수풀에
몹시 당황스럽고 무서울 수 있지만,
전문가도 옆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고
무엇보다 우리의 신체 구조 덕분에
가라앉고 싶어도 절대 가라앉지 않고,
수영을 하지 못해도 몸은 물에 알아서 뜨니
선생님의 말씀만 잘 들으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게다가 몇 번 연습하다 보면
5M도 익숙해지는 순간이 온다.
뭐든 처음이 두렵고
하다 보면 익숙해진다고
실제로 체험반에 함께 오신 분들 중에 한 분도
수영을 전혀 할 줄 몰랐지만
선생님을 따라 모든 체험을 다 진행했다.
그렇게 우린 엄마 오리를 따라가는 아기 오리들처럼
선생님을 따라 아등바등 열심히 배웠다.
첫 체험반에서 느낀 것은 일단 호흡을 참는 것보다는
물속 깊이 잠수를 하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이라는 점이다.
몸은 계속 뜨려고 하고
잘 잠수해도 이퀄라이징이 잘 되지 않으면
귀가 조금 아파서
생각만큼 물속에 깊이 들어갈 수 없다.
내 머리는 잠수를 하려고 하는데,
내 몸은 자꾸 뜨려고 한다
그래서 선생님이 전문장비로 사진을 찍으러 오셨을 때
예쁜 사진을 기대할 수 없었는데
선생님의 꿀팁 덕분에 다행히
첫 체험에서 생각보다 그럴듯한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우리 남편이 처음 사진을 보고
“황제펭귄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라며 놀렸는데
난 그 말이 싫지 않았다. 귀엽잖아요, 황제펭귄은!
남편들은 참 아내를 놀리는 것이 그들의 동력인 것 같다.
마치 태양열처럼 놀리면 놀릴수록
삶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것일까?
"응. 그래. 나는 황제펭귄이다."
"(인어공주가 아니라) 황제펭귄 같아도 괜찮아. 귀여우면 다 야."
동생은 나와 달리 첫 체험인데도
예쁜 포즈를 잘 잡았고
사진도 예쁘게 잘 나왔다.
이렇게 나는 첫 체험도 하고
브런치 작가명도 얻고
사진도 얻었다.
비록 이퀄라이징과 잠수, 덕다이빙 모두 잘하지 못했고,
스태틱은 1분을 겨우 넘겼지만
첫 체험이니까 나는 상심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프리다이빙 자체가
충분히 즐겁고 재미있었으니까!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나는 '노력형 천재'보다는 '천재형 노력파'라서
'하루 만에 취득하는 프리다이빙 자격증'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안다.
내 초기 목표는 프리다이빙을 해 보는 것이었는데,
체험을 끝까지 해냈고
무엇보다 재미있었으니
나의 1차 목표를 이룬 셈이다
나의 첫 체험은 누가 뭐래도 성공적!
나는 그날 마음속으로 조용히 다음 2차 목표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