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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_롤모델은 나 자신이 되는 것

by 잇선

20년간 성취중독자 자기계발러로 살면서 수많은 목표를 만들고 수많은 작은 성취를 하며 살아왔다.

성취중독의 위험성은 절대 만족이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목표를 성취해도 다음 목표를 또 설정하고 계속 나아간다는 점이다.

20년 동안 끈임없이 새로운 목표와 모험을 만들어냈다.


내가 좋아했던 수많은 롤모델들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성취를 한 사람들이었고 그 롤모델을 보며 달리기를 했던 나는 어느 한 순간도 지금 이 순간에 만족한 적이 없었다.

롤모델의 위험한 점은 나와 다른 사람이라는 점이다. 나와 환경도 다르고 재능도 다르고 외모도 다르고 체력도 다르다.

멋져보이는 롤모델을 골라 나의 부족함을 계속 확인하게 된다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20대에는 카림라시드같은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꿈꿨고 30대에는 성공한 CEO를 동경했다. 40대에도 나와 비슷한 길을 가는 수많은 롤모델들을 나와 비교하며 자책하는 날이 많았다.

유튜브를 할때는 가장 잘나가는 유튜버를 따라하고 싶었고 글을 쓸 때는 10만부가 팔린 작가를 모방하고 싶었고 디자인할때는 지금 가장 잘나가는 디자이너와 나를 비교하며 이것밖에 못하는 나의 능력과 경력을 자책했다.

지금 나의 환경은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엄마가 되어주어야 하는 시기이다.

그 책임과 무게감을 거부하고 싶어 계속 내가 아닌 나를 롤모델을 통해 찾으려 했는지도 모른다.

롤 모델은 내가 가고 있는 길을 먼저 가본 선배들로 참고할 정도의 샘플이어야 한다. 샘플을 보면서 참고하며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나에게 파랑색 보석이 있는데 남의 보라색 보석만

부러워하고 있다면?

나에게 주어진 과제,

너에게 주어진 과제는 다르다.

그래서 우리가 처한 상황과 환경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스스로의 롤 모델이 되어야 한다.

2025년의 목표는 최선을 다해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자아실현을 하는 나와 주어진 상황에 만족하며 감사하는 일상의 균형을 찾는 것이다.

내가 도달할 수 없는 길을 간 사람들의 환경은 지금 나의 환경과는 다르다. 삶에서 자기만의 재능을 가지고 전념하며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 예술가, 디자이너, 발레리나, 피겨스케이팅 선수, CEO는 멋져 보인다. 그런 사람들은 한가지에 자신의 인생을 건 몰입하며 살아낸 사람들이다. 삶의 균형보다는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환원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나는 그런 삶을 살 수 있는가? 이미 그들과는 다른 선택을 해왔다. 적당히 타협하며 꿈을 추구했지만, 내 몸이 편한 것이 더 좋았고, 워라벨을 추구하며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며 행복을 느끼는 일도 나에게는 중요했다. 가족을 만들었고 이제는 엄마가 되었다. 더 이상 나의 욕심만으로 꿈만 추구하며 살아갈 수 없는 인생이라는 걸 인정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아무런 도전과 변화없이 지금 현재에 만족하며 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꿈과 목표를 추구하되 나의 현실을 인정하고 한걸음씩 아주 작은 보폭으로 나아가면 좋겠다.

지금 내가 부러워하는 모든 사람들을 따라할 수 없지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일은 중요하다.

예를 들어, 나는 유튜브에서 말도 잘하고 편집환경이 좋은 사람들이 부러워 카메라와 녹음기를 샀다. 그것만 있으면 나도 그럴사한 유튜버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카메라를 사니, 인터뷰해주는 PD도 있었으면 좋겠고 편집자도 구하고 싶어졌다. 살을 더 빼고 시작해볼까? 편집하는데 시선처리나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아 편집창을 닫아버렸다.

반면, 내가 공들였던 아무도 시키지 않은 내가 선택한 글쓰기는 즐길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인디자인을 새로 배우는 데에도 프로그램 익히는 일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즐겁게 하고 있다.

내가 만든 수많은 일과 목표는 1개에서 10개가 되었다.

나는 여전히 1명인데 일만 10개로 늘어나다보니 번아웃이 자주왔다.

욕심을 내려놓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나중에 또 다른 환경이 주어졌을 때 하고 싶은 일을 해도 늦지 않다라는 마음을 가지고 나니 편해졌다.


아이를 낳고 나의 존재를 세상에 가치있게 만들고 싶었다.

늘 내가 해야할 일들을 우선순위로 두었다.

내가 엄마가 되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내가 아닌 나를 꿈꿨다.

이제는 나의 책임 내가 해야하는 일을 1순위에 두고 하고 싶은 일은 2순위에 두며 삶의 균형을 만들어나가기로 마음 먹었다.

동전의 양면처럼 성공한 롤모델의 앞면만 부러워 했던 과거를 지운다.

성공한 롤모델은 언제나 책속에서 만나왔다.

책속의 롤모델은 슈퍼히어로처럼 멋져야 한다.

인생의 어두운 부분은 가려졌을지 모른다. 내가 부러워했던 롤모델들은 주로 싱글이 많았다. 아이나 가족이 있더라도 자신의 성공만을 추구한 반쪽의 삶에 몰입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내 삶의 반쪽을 버리고 사회에서 성공할 사람이 될 자신이 없다. 그렇게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그 삶에 100%만족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단 하루, 한 시간도 허무하게 지나가는 걸 용납하지 않았던 삶, 내가 가장 싫어했던 시간은 의미없이 수다를 떨거나 만남을 가지는 일이었다. 만남도 도움이 되거나 성장을 위한 만남만을 추구해왔었다.

관계지향적 인간, 성취지향적 인간 둘로 나뉜다면 나는 100% 성취지향적 인간이었다.

관계를 고민하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였으니까., 평생 관계가 좋지 않았던 부모님의 삶을 보고도 관계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하는 지 몰랐다. 아무리 사회적 성취가 이루어져도 뭔가 빠져있는 듯한 삶은 행복해보이지 않았다. 인간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지만 하루의 반을 나의 자아실현으로 썼다면 반은 가족을 위해 타인을 위해 써도 아깝지 않다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다.

365일 중에 170일은 자아실현을 하는데 쓰고 나머지 반 170일은 내 삶에 만족하면서 가족과의 일상에 감사하며 살아가기로 마음을 내려놓으면 더 행복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인간은 3끼 먹고 잘곳 있고 함꼐 웃을 수 있는 가족과 친구가 있으면 되는 건데 뭘 그렇게 욕망하고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었을까? 조금 내려놓고 사는 연습이 필요하다. 어차피 욕심은 채워지지 않는 것이니 오늘 하루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삶을 살아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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