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우리 엄마를 왜 만나요?
으~른들의 연애!
물음표(?)였던 그와의 만남이
느낌표(!)로 시작되었다.
내가 생활하는 곳은
경북의 어느 조그마한 시골.
그의 집은 대구에 있었다.
정시 출. 퇴근인 그와 교대근무인
난 시간을 조율해야만 하였다.
두 번의 만남을 가졌으며,
매일 전화로 안부를 묻고
카톡으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가 내 마음에 조금조금씩
스며들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도 그는
우리 사귈래요?라든가,
좋아합니다.
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나를 진짜 친구로 생각하나?
내가 이혼녀라서 부담되나?
생각에 이르렀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벚꽃들이 휘 날리던
4월 어느 토요일 저녁.
3번째 만남이었다.
대구 동화사 근처 한정식집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산책하듯
그와 동화사길을 걸었다.
벚꽃구경하러 삼삼오오
오신 분들도 많았고
눈에 띄게 커플들이 많았다.
젊은 커플들도 있었고
중년의 부부도, 나이 드신
노부부에게 눈길이 가곤 했다.
구경을 하다가 어두워져
편의점에 산 커피를 들고
차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커피의 목 넘김 소리만 들릴뿐,
차 안의 모든 공기가 조용했다.
어색한 공기를 깨듯
그에게 과감히 물었다.
"저를 어떻게 생각해요?"
그는
"자꾸만 궁금하고
보고 싶고 그렇더라고요"
"왜 그런 말들을 안 해주시나요?"
"제가 오늘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여자로서의 저를
싫어하는 줄 알았어요.
저를 친구정도로 생각하는 줄
알았어요. 그럼 이제
제가 당신을 사랑해도 될까요?"
"그럼요. 이제 우리...
사랑하는..사이가 된 겁니다."
내가 먼저 고백을 해버렸다.
<답답함을 싫어하는 난
뭐든 확실해야 하고, 어정쩡한
사이는 좋아하지 않았다.
좋아하면 고백하고, 차이면
깨끗이 잊어버린다.
밀당을 잘하지 못한다.
여자로서의 매력이 없을수도
있겠다 생각이들지만
성격상 그런게 잘 되지않는다.
짝사랑을 오랫동안 마음에 두고
지내는 걸 이해 못 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이다.
그래서 연애경력이 많지 않나보다.>
조금만 기다릴걸!
생각하는 순간 그가 나의 입술에
입맞춤을 하였다.
하얀 벚꽃들이 예쁘게 휘 날리는
봄밤의 첫 입맞춤이었다.
우리는 조심스럽게
데이트를 이어나갔다.
자주 만날 수 없었지만
그와 만나면 재미있었다.
웃음코드가 잘 맞았고,
이야기를 끊임없이 주고받으며
그는 설레게 하는 말들을 자주
해 주었다.그는 나를 만나지 않고
다른 여자를 만났어도
사랑을 주는 사람이란 걸
알 수 있을 만큼 다정다감했다.
때로는 한 번씩 싸우게 되더라도
2~30대의 날 서있는
여린 감정들은 서로 지나왔기에
그럴 수 있지! 서로 이해하고
섭섭한 부분을 이야기하며
금방 화해하곤 했다.
몇 달 후
아들과 차 타고 가는 도중에
이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아들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그동안 가족들 몰래 데이트를
하고 있었다.
"엄마에게 남자친구가 있으면
어떨 것 같아?"
"엄마가 혼자인데 만나면 뭐 어때?
엄마 인생인데 잘 만나면 좋지!
혹시 엄마 남자친구 생겼어?
혹시 뭐 불륜. 막장
그런 스토리 아니지?"
"응. 엄마 좋아하는 사람 있어!
유부남도 아니고 총각이야
연하이고~"
"허~얼 윤여사님!
대단하십니다~~
근데 내가 아저씨 만나 뵈어도 돼?
나 내년에 대학 가면
이제 독립일 텐데,
아저씨 만나 봤으면 좋겠는데."
그 당시 아들은경기도에 있는
모대학교 입학할 예정이었다.
(대학1년 후 자퇴하고 일본에 있는
대학교 다시 입학했었다.)
"알았어. 물어볼게"
"근데 엄마! 난 정확하면 좋겠어.
아저씨한테 미안하지만,
오실 때 건강검진 진단서랑
근무경력이랑 그런 증빙서류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야! 그건 실례인 거 알지?
결혼할 것도 아닌데 무슨?"
"결혼하고 안 하고 문제가 아니에요
엄만 너무 착해 빠져서
사기당하기 딱이야.
나 떠나면 할머니랑 둘이
있어야 되는데,
괜히 잘못되면 큰일 나요!
남자는 남자를 봐야 알거든
확실하게 해 두는 게 좋지."
이런 여우(!) 같은 놈.
그 사람에게 아들 이야기하면서
양해를 구했고, 며칠 후
아들과 셋이 만남을 가졌다.
그는 흔쾌히 모든 서류를
가지고 와서 아들에게 주었다.
분명 기분 나쁜 일이었는데도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고,
아들에게 오히려 더 안심시키며
칭찬까지 해주었다.
"아저씨! 그런데 우리 엄마
왜 만나요?"
"앞, 뒤 순서가 바뀌었어.
네 엄마라서 만나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네 엄마였어"
이 남자는 어디 오글거리는 말
가르쳐주는 학원이라도 다니나?
아들과 그는 서로 웃으며
반가워했고, 화기애애한
저녁시간이 깊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