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나는 윤별경 Mar 05. 2024

오빠와 무당집 딸(2)

화양연화(花樣年華)


(오빠의 관점에서 바라본 사랑

이야기를 적습니다. 오빠에게

었던 내용이라 약간의 각색이

있다는 점 이해 바랍니다.)


중학교 때부터 나의 유일한

친구는 기타였다. 집에서는

공부시간 외에는 항상 기타를

끼고 살았다.

물론 학교친구들도 많았고,

나를 좋아한다고 따라다니는 

여학생들도 있었다.


아버지, 엄마의 바람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가난한 집 맏이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공부해서

누구나 알 만한 곳에

취직해서 사는 것이다.


차라리 내가 공부를 못했다면

 대한 기대는 없었겠지!

그래도 난 공부가 재미있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엄마가 사기를 당다.

한복 주들어오면 만드시고,

다른 집 농사 일당받아 일하

곗돈을 심히 부어, 타는 날만

기다리신 엄마였다. 계주가 돈을

몽땅들고 도망가버렸다.

엄마는 한 달 가까이 울면서

누워만 계셨다.


고등학교 진학이 어려웠다.

차라리 잘 된 건지도 모르겠다.

여동생들 이라도 중학교에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하

공장에 가서 열심히 돈을 모았다.

대학교 가기위해서 였다.

 끝나면 새벽까지 공부를 했다.

그리고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렀다.

대학교가지 못하였다.

바로 아래 여동생이 시집 

가게되 돈을 내놓아야 했다.

마음은 아프고 쓰라렸지만,

오빠니깐! 마음을 달래야했다

안정적인 공무원이 되는 것이

나와 우리 집이 살 길이

생각이 들었다.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고 싶었다. 학원을 다니면서

숙이를 보게 되었다.


너무나 예쁜 20살의 꼬마아가씨.

그녀를 보면 심장이 뛰었다.

매일 내 옆자리에 앉아

종알종알 이야기하는 이 아이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여자친구를 사귀기도 했다.

중학교 때도, 부산 유리공장에

일할 때에도, 나를 좋아한다고

고백을 하여 사귀게 되었다.

그 아이들이 싫은 건 아니었다.


약간의 설렘이 있었지만,

더 이상의 감정은 생기지 않았다.

나의 우유부단한 성격 탓

이었을까? 내나의 현실이 피곤함이었을까?

여자아이들이 떠나갔다.


숙이의 대한 감정은 달다.

설렘도 있지만, 학원에서

공부를 할 때에도 자 

숙이얼굴이 생각이 났다.

종알종알거리던 그 목소리가

나의 귀에 들리는 듯하였다.

'내가 드디어 미쳤구나'


학원과 숙이가 다니는 회

대구 동성로에 있어서 가까웠다.

학원 마치고 나오면 스정류장

에서 숙이를 기다리곤 했다.


숙이와 난 아침, 저녁으로

만나서 버스를 타고 다녔다.

그 순간이 너무 좋았다.

이 아이와 있으면 아무 생각없이

웃게 되고, 내가 힘들다고 하

"오빠! 별일 아니에요. 시간이 해결

해 줄 거예요. 미리 걱정하지 마요!

우린 최선을 다하며 살면 돼요"


어른 같은 이 아이의 말에

의지하는 나 자신을 보았고,

이 아이와 같이 있는 시간이

을 쉴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린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고,

예쁘게 사귀어봐요! 숙이의

말에 속절없이 웃게 되었다.


몇 달 후 행정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게 되었고, 기발령

중이었다. 숙이가 쉬는 날

우리 집에 놀러 왔으며, 즐거운

날들이 이어졌다.

숙이나에게 살아가는 또

하나의 이유다.



어느 날.

숙이엄마가 조용히 나를 불렀다.

"진아. 미안한데 숙이랑 헤어져라.

이유는 묻지 말고"

두 집에서도 다 알고 있었기에

우린 결혼도 이야기가 되었고,

우리 집에도,숙이엄마도 우리를

좋게 생각한다고 여겼다.


나의 재촉된 물음에 이어머닌

충격적인 이유를 해주셨다.

우리 엄마가 숙이랑 나와

헤어지게 하려고 숙이 신발을

몰래 훔쳐 우리 집 지붕에

던졌다고 했다. 엄마의 양밥

(민간요법. 액막이 방법)

이었던 것이었다.


그 사건으로 숙이엄마와 엄마가

싸우셨고, 엄마가 숙이랑

헤어지게 하려고 그랬노라고

이야기하셨단다.


머리를 세게 은것 같은

충격으로 터덜터덜 집으로 

왔다. 엄만 그럴사람이

아니라는걸 나는 믿고 싶었다.


항상 조용하시며, 욕을 하거나

화를 잘 내시지 않으셨고,

누구보다 나를 이해해 주시는

어머니이셨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가 '아니다'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엄만 자기가 그러했다고 하셨다.

"왜 그러셨어요? 엄만 숙이

좋아하셨쟎아요"

"난 그 아이 싫다.

어디 무당딸이 우리 집

시집 올라카노?이제 넌

공무원이고, 잘 되면 대학교도

가고  더 잘 될 사람인

디서 근본없는 그런

집안하고 사돈을 맺?"


화가 났다. 미칠 정도로 화가났다.

"엄마! 난 한번도 아버지, 엄마말을

거역하지 않았어요. 내가 가수되고

싶다고 했을때 엄마가 못 하게

했쟎아요. 딴따라 된다며

집 나가라고 했을때도

 꿈 포기했어요. 그 놈의 맏이,

지긋지긋한 이놈의 가난

벗어나고 싶었지만, 아버지

엄마 불쌍했다고요!


우리집이 뭐가 그렇게 대단.

아버지가 국가유공자이고,

공무원 이었다는 걸로요?

독립운동한 집안이라고?

남들 알아주지도 않는

이름도 없 뒤에서 일한

조상들이 내 목을

조르고 있다고요. 알아요?

그렇게 대단한 집안이 하챦은

무당딸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다는건 그것도 인신공격 이란걸

왜 모르시냐구요?"


패악을 부렸다.

미쳐서 벌벌떨며 엄마에게

퍼 부었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아버지에게 따귀를 맞고 나서야

나의 질주는 멈추다.


이 모든 현실이 싫었다.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나를 쳐다보고 사는 엄마.

가난한 이 집과 줄줄이 딸려있는

동생들. 맘대로 할 수있는게

없었다. 바르게 살아야 했고,

내 목소리를 내면 안되는 현실이

답답하고 화가 났다.


그래! 차라리 잘 맞았다.

속이 시원하.

오늘따라 저 달이 미치도록

아름답구나!


나는 이 집과 부모님곁을

떠날수가 없겠구나.















이전 02화 오빠와 무당집 딸(1)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