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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윤별경 Mar 29. 2024

목련을 보면 네 생각이 난다.


중2. 사춘기의 소녀는

항상 기분이 up 된 상태였다.

친구들과 깔깔거리고, 

소곤소곤 이야기하며 모든

일들 재미있었다.


반친구 56명 중에

2학기 여부반장이었던 나는

구들 두루 친하게 되었다.


연극배우가 꿈이었었던 난

시나리오와 연출을 하

친구들에게도, 교내강당 

전교생들에게 연극무대를

선보이기도 하였다.


친구 중 은정 

무척 친하게 되었다.

우리 셋은 성격이 비슷하였다.

각자 집으로 놀러 다니며

같이 모여 공부 하였고,

모여서 연극시나리오를 각색하며

연출도 의논하기도 하였다.




어느 날. 은정이가

"이종사촌 준수라고 있는데,

후포에 살거든. 우리랑 동갑이야

너랑 친구로 지냈으면 좋겠다.

걔는 공부도 잘하는 범생이고,

너와 취미도 같고, 모든게 비슷해서

준수 보면 네 생각이 나더라."

하며 준수의 주소를 주었다.


준수와 편지를 주고받았다.

준수에게 보내게되는 편지를

들고 우체국 가는 길이 즐거웠고

전화기가 없던 우리 집 

동네 할머니집에 가서 백 원을 

주고 준수와 통화를 하곤 했다.

뭐가 그리 즐거웠까?

준수와 통화를 하며

하하거리며 웃기도 하였다.

그렇게 우린 몇 개월 동안 편지와

전화로 끝없이 이야기를 했다.


3. 날의 토요일

난 외갓집인 대구로 가게

되었고, 준수도 큰집제사가 있어

대구로 온다고 하였다.


준수가 먼저

"아버지와 엄마는 금요일 구로

간대. 난 토요일 수업 마치고 

5시 버스로 갈 건토요일

동부정류장에서 만날래?"


우린 편지와 통화를 하였지만

처음 만나게 된 것이었다.

저녁 7시. 동부정류장에서

준수는 청바지와 흰 티셔츠를

입고, 파란색 접는 부채를 들고

있을 거라고 하였다.


정류장 안에서 후포에서

오는 버스가 도착할 때마다

두근거리며 떨리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며 서 있었다.


7시 다 되어 준수가 버스에서

내렸다. 키가 컸으며, 샤프하게 

남자아이. 얼굴은

나 모범생이다 여 있는 듯했다.

그 아인 단번에 나를 보고

환하게 웃었다.


어색한 미소와 악수로 우린

정류장밖으로 걸어 나갔다.

하얀 목련이 예쁘게 피어있던

봄날의 토요일 저녁이었다.


동부정류장 근처준수의 

집까지 같이 걸으며, 어색함

 잠시였지만, 조잘조잘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내일을 기약하며

난  외갓집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다음 날.

준수와 동부정류장에서

다시 만났고, 준수는 후포로,

우리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자주 나지 못하지

가끔 얼굴 보자. 약속을 하였다.

예전 동부정류장. 준수가 준 Lp판.

리오이어와 조용필음반을

준수가 내게 선물로 주었고,

각자버스를 타고 내려왔다.


그 후로도 우리의 편지는

이어졌다.

수는 고등학교진학은 포항

인문계고등학교를 지원한다고

하였고, 대학교는 서울에 있는

의과대학을 목표를 하고 있었다.

나 또한 대구에 있는

인문계고등학교 지원하고

있어 외갓집에서 생활하기로

이야기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준수와 나의 미래를

상상하며 얼굴붉히며

혼자 미소 짓곤 하였다.


그러나, 나의 앞날은 어두웠다.

무보험차량의 트럭이

자전거 고 퇴근하는

오빠를 덮치면서 큰 사고로

이어졌고, 개인 간의 합의가

있었지만, 가난했던 주인의

형편에 많이 받지 못했고,

우리 집은 오빠의

병원비 때문에 휘청거렸다.


구학교로의 진학은 물거품이

되었고, 밥을 먹지 못하였고,

끙끙 거리며 아파했다.

상고로 진학해야 하는 앞날의 자격지심이었을까?


준수의 편지에도 답장을 하지

않게 되었다. 편지가 몇 통 

쌓였을 때 준수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게 되었다.


나 남자친구 생겼어.

미안하지만 너에게 편지 못해


집안형편이야기도 나의 못난

마음도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못 한 바보 같은 나였다.

중학교 졸업즈음에 준수에게

마지막 편지가 왔었다.


'마지막 이 편지를 받을

나의 친구에게.

난 포항고등학교로 가게

되었고, 열심히 공부할 거야.

서울에 있는 대학교 거야.

너도 대학교 꼭 서울에 와서

만나게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항상 건강하고 씩씩하게.

여자친구가 처음이었던 내게,

너여서 좋았어. 고맙다!

매년 봄 목련을 보면

네 생각이 날 것 같다. 잘 지내!'


답장은 하지 않았지만,

나도 풋풋했던 나의 중학교시절

처음으로 남자친구가 너여서

고마웠다. 거짓말해서 미안해!

편지를 보며 말을 한 나였다.


그 아이는 목련을 보면.

내 생각이 날지 알 수 없지만,

목련이 흐드레지게 피어나면

그 아이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아이와의 추억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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