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도 챙기고 경제적인 정리도 어느 정도 되어간다면 이제부터는 시간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에 집중해야 한다.
경제적인 문제가 완벽히 해결되지 않아도 건강과 함께 병행을 해야만 하는 것이 시간관리이고,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사람만이 좀 더 여유롭고 덜 외롭고, 예전보다 더욱 더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다.
'그래, 이렇게 사는게 정말 즐기면서 사는 거지'
이런 말이 자연스럽게 입에서 나오기가 어디 그렇게 쉽겠는가.
모든 것은 타이트하지 않지만 알찬 시간관리가 관건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운동을 하고, 또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운동을 하고, TV를 보다가 잠자리에 든다? 예전에는 대부분 가정의 부모님들의 패턴이 아니었겠는가?
어떤 집은 아이들이 모두 출가한 상태에서 식사하고, 커피마시고, 등산갔다가 내려오면서 막걸리 한잔하고 집에와서 씻고는 잠을 청한다. 너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는 갈증이 나서 일어나 냉장고 앞을 서성이다가 잠이 든다.
무엇을 해야 이 무료함을 견디며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을까.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떠는 것도, 오랜만에 만난 직장동료들과 마신 한잔의 술도, 매일 있는 일이 아니라 가끔씩 찾아오는 가뭄의 단비이기에, 매일을 즐겁게 보낼 것이 필요한 것이다.
내가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들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되내여본다.
골프, 그림, 등산, 자전거, 테니스, 요리, 봉사활동, 음악 등 무수히 많은 것들이 있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다. 기껏 직장생활에 몇번 해봤던 골프채를 만지작 거리다가 못이기는 척 필드에 나간다. 워낙 오래된 구력의 소유자들이 많다보니, 필드에 한번 올라 시간을 보낸 후에는 짧은 시간 연습장을 다니거나 스크린골프 모임에 나가지만 성격상 맞지 않아 그만 두기를 반복한다.
등산? 은퇴 후에 제일 먼저한다는 그 등산? 도서관과 등산이 아마 은퇴 후 첫번째 경험하는 양대 산맥이지 않을까 싶은데, 등산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오거나 가끔 즐긴 사람이 아니라면 쉽게 지칠 수 있고 재미를 오래가져가지 못할 수 있다. 도서관은 더더욱 그렇다. 매번 TV로만 시간을 보내던 사람에게 도서관이란 그저 마음 편하게 드라마보고, 자격증 공부하기에 좋은 곳일 뿐이다.
완벽한 것은 없다. 2가지만을 정해서 취미생활을 해야 한다는 건, 최소한의 활동이라도 시작해 보라는 의미다,
은퇴를 해서 집에만 있는 분들을 주변에서 보면, 매일 매일 나이듦이 눈에 보일 정도로 쇠약해진다. 운동보다 반려견의 산책에 진심이신 분들이고, 걷기보다는 담배피는 것에 집중하시는 분들도 많다. 개인의 취향이지만, 은퇴생활 조차도 개인의 취향화되어 진심으로 벗어나기 어려워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가지로 시작하는 취미는 진심으로 오래두고 해야 하는 것이 아니어도 상관이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은퇴 전에 찾으면 다행이겠지만, 그걸 잘 알았다면 이미 다른 길에서 성공했을 수도 있다. 그럴 시간도 없었고, 그럴 마음과 여유도 당연히 없었다. 100명 1명 정도라면 모를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을 은퇴 전과 은퇴 후에 할 수 있는 행복함, 그런 호사를 누리는 사람은 과연 누굴까? 회사를 다니든 사업을 하든 개인적으로 쉬고 있든 간에 모든 것을 경험하지는 못해도 한 두가지의 활동들은 경험할 수 있으니 개인적으로 마음이 편안한 것들을 찾아야 한다.
단, 경제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고 언제든지 끝나고 나면 다음에 또 하고 싶은 활동이라면 도전해 봄 직하다.
은퇴 후에도 일을 해야 하는 건 은퇴가 아니다. 일단 은퇴라는 것은 근원적으로는 일에서 멀어지는 것에서 부터 시작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일을 하지 않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여가활동을 얘기하는 것이라 찾아야 하는 것의 출발점부터 제대로 확인하고 찾아보자.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2가지가 아닌 한가지 조차도 힘들다면, 굳이 지금 이런 활동을 언급하는 것은 쓸데없는 얘기일 수 있으니 자신의 준비가 되는 시점부터 하나씩 시작해 보도록 하자. 오늘도 큰 기업에 있는 후배, 동료들을 만나 커피를 마시면서 느낀 거지만, 생각보다 은퇴, 노후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는 사람이 정말이지 드물다.
허세가 아닌 현실적인 은퇴가 될 수 있도록 하나씩 차근히 준비해 나가는 내면적이고, 외면적인 솔직함부터가 은퇴 준비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