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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 사무장 May 23. 2021

백날 책을 읽어도 내 인생은 왜 똑같을까?

융합 이론

대다수 성공한 사람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책을 읽어라, 독서는 성공의 지름길이다



자수성가하여 멋진 인생을 살고 있는 이들은 모두 하나같이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들처럼 풍요로운 인생을 살고자 열심히 책을 읽는다.



그런데 매우 극소수만이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맛보게 되고, 절대다수는 제자리걸음을 걷거나, 도중에 나가떨어지거나, 다시 평범한 삶에 안주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왜일까? 여러분은 이에 대해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나? 그 이유가 대체 뭘까. 실천을 안 해서?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서? 운의 영역이라서?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책은 책일 뿐이야. 현실과 이론은 달라. 세상이 네 생각대로 돌아가더냐? 인생은 실전이란 말이야."



아니다. 이 사람의 말이 맞다면 책을 쓴 저자들은 모두 거짓된 삶을 살았단 말인가? 자수성가한 인물들은 모두 실전 인생 과정을 거친 사람들이다. 그들의 살아있는 시련 극복 스토리는 대중에게 귀감이 되고 삶의 지혜를 알려준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많고 많은 '책 읽는 인간'들의 인생이 달라지지 않고 늘 똑같은 걸까? 이에 대해 아주 오랜 시간을 깊이 고민하고 연구하던 나는 마침내 그 답을 찾아냈다. 이제부터 그 이유를 '융합 이론'이라는 명칭으로 설명해보려 한다.



융합 이론이란 상대방이 설명하는 이론과, 나의 직접적인 경험 및 내가 추구하는 이상·방향성이 완벽하게 합쳐져야 비로소 깊은 깨달음과 함께 인생의 실질적인 발전이 일어나는 현상을 뜻한다. 즉, 자신이 꿈꿔왔던 그 무언가와 겪어왔던 값진 경험이 책의 내용과 제대로 융합되어, 대오각성이 일어나 사고체계와 행동방식이 완전히 바뀌고, 그에 따라 이전의 삶과는 전혀 다른 삶으로 살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여러분이 '다독가'라는 가정 하에, 아주 쉽고 재미있는 예시를 하나 들어보겠다. 시중에 나온 베스트셀러는 거의 전부 꿰고 있으며 스테디셀러는 안 읽어본 책이 없을 정도지만, 딱히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변화하지 않았던 전형적인 인물이라고 치자.



각각 2000년도, 2013년도에 국내에 출판되어 단시간 내에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며, 지금까지 '파이어족', '경제적 자유' 붐을 일으키고 있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부의 추월차선>이라는 책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책들은 마치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천동설에 세뇌된 시대에, 태양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지동설을 주장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코페르니쿠스의 주장처럼 독자들에게 충격과 신선함을 안겨주었다.



특히, <부의 추월차선>의 뒤표지에는 다수가 성공했다고 믿는 루트(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합격하고 학점을 잘 받아 대기업에 취직하여 높은 연봉을 받는 삶)는 노예와 다를 바 없다는 주장으로 대중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선사했다. 그리고 그 주장에 대한 합당한 근거와 수학적 공식 그리고 꿈, 비전을 제시하며 허황된 설명이 아니라는 것 또한 이미 입증되었다.



그런데 왜 이 책을 읽은 많은 사람들은 똑같은 삶을 반복하며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을까? 간단하다. 저자가 말하는 내용과 자신의 경험 및 생각이 완전히 융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뒤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음, 음.. 그렇구나
좋은 내용이네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구나

그런데 오늘은 뭐 먹지?



스스로에게 솔직해지자. 내가 추천하여 책을 읽었던 주변인들 10명 중 10명이 이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고, 누군가는 그저 시큰둥한 리액션과 함께 "좋은 책이네"라고 말하고 끝이 났다. 이 말은 즉슨, 융합이 되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그런 삶을 꿈꿔본 적이 없거나, 꿈꿔도 노력할 의향이 없거나, 노력할 의지가 있어도 저자의 말을 가슴 깊이 제대로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책에서 말하는 내용 중 일부분이라도 자기 인생에서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경험해본 적이 없으니 공감하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하니 가슴 깊이 느끼지 못하고, 가슴 깊이 느끼지 못하니 사고방식에 변화가 없고, 사고방식에 변화가 없으니 인생도 늘 똑같은 것이다. 그래서 책을 읽은 대다수의 사람들의 인생은 늘 똑같다. 그들은 느끼지 못한다. 여기서 '느낀다'는 표현은 온몸에 전율과 소름이 돋고 뒤통수를 제대로 때려 맞은 듯이 완전히 각성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여러분은 그런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또 다른 예시를 들어보자. 일본에서 발간되어 전 세계로 뻗어간, <미움받을 용기>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 걸린 정말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켜 주었다. 그런데 그중에는 그 책을 읽고도 용기가 없어 다시 '착한 사람'이 되어버린 채, 할 말을 하지 못하고 여전히 남의 눈치나 보면서 자존감을 깎아먹고 제자리걸음으로 사는 독자들도 적지 않은 듯하다. 왜일까? 기시미 이치로(저자)의 글이 그들의 인생과 융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어느 정도 미움받을 용기가 있었던 사람들, 그리고 그것이 옳다고 믿으며 살아왔던 사람들이 아마도 더 깊이 공감하고 크게 느껴서 달라진 삶을 살게 될 확률이 높다. 정말로 아이러니하게도, 책이란 매체는 경험이 아예 없는 제로베이스의 사람들이 아닌, 실전에서 부딪치고 깨지고 상처를 받아 각종 경험치가 누적된 사람들의 가슴을 더욱 뒤흔들고 완전히 융합되게 만들어서, 그에 따라 그들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결론적으로, 아무런 실전 경험 없이 단순히 책만 읽는 사람들은 절대로 실질적인 변화를 이룩할 수 없다. 오직 도전하고 깨지고 그것을 반복하며, 경험을 쌓은 사람만이 책의 내용을 더 깊이 받아들이고 음미하고 그로 인해 통찰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우울증 극복법'에 대한 내용은 우울증에 걸려보지 않은 사람들은 절대 미리 이해하고 실천하지 못한다. '이별 대처법'에 대한 책은 연애는커녕 누군가를 좋아해 본 적 조차 없는 사람들에겐 완전히 무용지물이다. 반드시 관련된 경험이 있어야 느낄 수 있고, 제대로 느낀 자가 읽어야만 현실적인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책'이라는 것이다.



이성에게 고백하는 과정을 한번 생각해보자. 누군가를 좋아하면 가슴속에 설렘이 일어난다. 그 기분은 너무나 좋고 마치 마약과 같아서 우리는 계속해서 그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과정은 우리를 행동으로 이끈다. 즉, 이성에게 고백하고 그 이성과 사귀려는 실질적인 노력과 행동이 일어난다. 이러한 행동은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생생한 감정이 있었기에 실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책을 읽어도 인생에 변화가 없는 이유는 그 내용을 눈물이 날 정도로 가슴 깊이 느끼지 못해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와 완전히 융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수많은 책을 읽어도 변화되지 못한 경험'이 있었기에,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나의 글과 융합이 되어 공감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세상 밖으로 나가서 당당히 경험치를 쌓고 오는 것이다. 욕먹어도 좋고, 실수해도 좋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당신의 소중한 경험치가 쌓이고 쌓여 어느새 레벨업을 하게 되고, 그 레벨에 맞는 독서로 인해 가슴 깊이 느끼고 저자의 글과 완전히 '융합'되어 진짜 변화된 인생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오늘도 한 권의 책을 꺼내 읽기 전, 잠시 생각해보자.



'나는'융합 이론에 따라 내 인생을 멋지게 경영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을 손에 집어 들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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