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솔직하다는 건

ep.06

by 유자씨




도서관에서 한 무리의 중학생 남자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옆에 책을 읽고 계시던 어르신들의 눈살이 찌푸려지고, 주변의 아이들도 동요했다. 책을 정리하던 사서 선생님이 중학생 남자아이들에게 다가가면서 말했다.


" 너희 지금 뭐 하는 거니? 그렇게 크게 말하고 싶으면 밖에 나가서 해야지."


그 말을 하고 돌아서는 사서선생님의 뒤통수에 대고 무리 중 한 남자아이가 큰소리로 말했다.


" 뭐라 씨부리노."


그 말을 들은 사서선생님은 남자아이들 쪽을 한번 쳐다보았다가 다시 자신이 정리하던 책을 정리해 나갔다. 더 말해봐야 자신의 말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체념한 것일까.


그 아이는 자신의 무리에서 강하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그 말을 내뱉은 것일까? 솔직함이라고 정당화시키며 용기 있는 행위였다고 생각할까? 그 아이의 행동에 대해 나의 기준을 갖다 대어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 아이의 어떤 마음이 그런 말들을 내뱉게 만들었는지 생각해 보니 조금 속상했다. 왜 그런 말을 내뱉으며 스스로를 강하고 솔직한 사람이라는 착각으로 포장해야 했을까. 만약 내가 사서선생님이었다면 나는 그 말에 어떻게 반응했을까. 잠시 들른 도서관에서 많은 생각들이 뿜어져 나왔다.


솔직함과 무례함 사이에는 '배려'라는 종이 한 장 정도의 차이가 난다. 그러나 이 '배려'는 자칫 잘못하면 위선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내 마음이 편하기 위해서 상대가 원하지도 않는 배려를 할 때 상대에게 나의 배려는 위선이 되기도 한다.


관계 속에서 가장 힘든 것은 관계의 중심점에 누구를 둘 것인가이다. 내가 생각하는 진짜 배려란, 관계의 중심에 '나'를 세워두되 나와 너의 다름을 인정하는 마음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함이라는 포장지를 씌워 무례함으로 상대를 상처 주거나, 마치 상대를 위한 것인 것처럼 배려하지만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위선을 마주할 때면 스스로 세워둔 벽 속에 숨어버리고는 한다. 누군가 나한테 준 이 상처가 나 또한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수도 있기에.


솔직함과 무례함의 경계선에서 진실에 배려를 더할 것인지, 진실을 핑계로 배려를 뺄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일 것이다. 국 내가 진실이라 생각했던 것조차 거짓일 수도 있는 세상에서 우리가 버텨낼 수 있는 힘은 상대의 입장에서 한 번만이라도 생각하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약간의 따스함이 아닐까. 그런 여유조차 없는 세상에 살아간다는 각박함 대신, 사람 사는 세상,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조금은 더 따뜻한 온기 속에서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시 도서관에서 만난 그 남자아이를 만난다면.


부디 조금의 따스함을 가진 아이로 자라나기를, 솔직함과 무례함을 구분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나기를, 너의 마음에 각박함을 심어준 어른들이 살아온 세상을 조금은 이해해 주기를. 그로 인해 네가 살아갈 세상은 따뜻한 온기로 가득하기를. 나 또한 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조금이나마 따뜻한 마음으로 너를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


너무, 솔직하다는 건 진실 위에 상대의 입장에서 한 번쯤 이해해 볼 수 있는 배려가 곁들여진 것임을.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