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호 조수(간호조무사)가 되기까지
원하는 병원을 정했으니 이력서를 써야 한다.
일본에서의 취직을 원한다면 이력서 작성 방법을 잘 알아두는 것이 좋다.
한국과 일본의 방식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력서 양식은 대개 병원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어서 그것을 출력해서 사용하면 된다.
만약 지정된 양식이 없다면 편의점에서 이력서 용지를 사도 되고, 원하는 양식을 만들어서 써도 된다.
내가 원한 곳은 양식이 없어서 인터넷에서 [병원 입사 이력서]를 검색해서 사용했다.
이력서 항목으로는 氏名(이름), 生年月日(생년월일), 現住所(주소), 電話番号(전화번호), 携帯電話(핸드폰 번호), 緊急連絡先(긴급연락처)学歴(학력)職歴(경력)自己紹介(자기소개)趣味(취미) ツベルクリン反応(결핵반응)이 있었다.
여기서 한 두 가지 항목만 다를 뿐이지 병원 제출 이력서는 대체로 이렇다.
결핵반응을 물어보는 게 재밌었는데 陽性(양성), 陰性(음성), 모르겠으면 "모릅니다"라고 쓰면 되었다.
일본은 이력서를 쓸 때 수기로 쓰는 것을 선호한다.
글씨체를 통해서도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수기로 쓰다 보니 시간이 정말 오래 걸렸다.
히라가나, 가타카나, 한자를 틀리지 않게 쓰는 것만으로도 까다로운데, 글씨체까지 신경을 써야 했다.
가장 최악은 쓰다가 틀리면 새 용지에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수정액을 사용하면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어서다.
내용을 미리 적어놓고 그대로 옮기기만 했는데도 틀려서 세 번이나 다시 썼다.
이력서 마지막에는 본인 이름의 인감도장을 찍어야 한다.
일본은 공적인 문서에 도장을 찍는 문화가 있다.
도장 중에 シャチハタ(메이커 이름이지만 너무 유명해서 거의 제품명으로 쓰임)라고, 잉크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사용하면 안 된다. 도장 모양이 같은 경우가 있어 シャチハタ는 인감도장으로 인정해 주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도장을 쓸 일이 자주 있기 때문에 인주를 사용하는 도장을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이력서를 봉투에 밀봉하고 〆표시를 한 후에 우편으로 보냈다.
일본은 이력서를 우편으로 받는다.
당시보다 시간이 흘러서 최근에도 그러한지 찾아보았는데, 몇 군데 살펴본 결과 거의 바뀌지 않은 듯하다.
병원에서 지정한 부서로 마감일 내에 보내면(채용공고에 상세히 적혀있다) 이력서 제출은 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