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한해숙
두 아이
딸만 넷인 집에 둘째로 태어났다.
자식이 많다 보면, 세심한 부모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틈을 메워주는 게 형제자매가 아닌가 싶다.
언니가 자장가를 불러주고, 책을 읽어주고 숙제를 살펴주고 준비물을 챙겨주던 일은
나중에 내가 동생들에게 그대로 해주게 되는 일이기도 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의 틈을 채워주며 성장하는 게 아닌가 싶다.
언니가 책을 읽어주면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였다.
큰아이가 작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모습을 보게 되면
두 아이는 사는 내내 저렇게 서로가 서로의 마음의 틈을 채워주며 살겠구나 싶다.
그게 고맙고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단상 고양이_ 두 아이]
200 x 200mm
이합장지에 채색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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