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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쫓으며 일하고 공부하는 우리 문화, 괜찮을까요?

*숙문인답 - 수면에 대해 묻고, 사람에 대해 답해요.

⭐️ H님의 질문: "우리사회는 지금까지 야근, 늦은 회식을 당연시 하는 문화, 수험생들에게 잠을 줄여 공부를 더하라고 가르치는 문화, 잠을 참고 일을 하라고 권하는 문화가 있었는데요. 이런 문화가 무엇이 문제인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브레이너 제이: "중요한 점을 짚어주셨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을 일궈낼만큼 급격한 발달과 변화를 만들어내며 성장해왔는데, 사람들은 하나라도 더 얻고 소유하기 위해 깨어서 활동하는 시간을 극대화시키는데 집중해왔습니다. 그 속에서 더 늦게까지 일하고, 남들보다 더 일찍 일어나고, 잠을 '사치'라 여기며 생활의 모든 우선순위에서 가장 끝자락으로 미뤄놓게 되는 문화마저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강박적 "각성"에 집착하는 문화 속에서 카페인 같은 수면을 지연시키는 자극성 식품들이 가장 큰 인기를 끌게 되는 아이러니까지 생기게 되었죠. 


하지만 잠을 자는 이 행위는 단지 하루, 이틀 또는 몇달, 몇년에 걸쳐 만들어진 단순한 '습관'이 아닙니다. 이것은 생명체 진화 역사 속에서 적어도 수억년 전에 처음 발생하여, 여러 생물들의 가장 기초적인 본능이자 욕구로서 자리잡혀 온 생명의 '습성'인 것입니다. 잠을 충분히 못잔다는 것은 마치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것이나 배변 활동을 제대로하지 못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어쩌면 그 이상일 수도 있겠습니다.


과학의 발달 덕에,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거나 깊은 숙면을 취하지 못할 때, 얼마나 많은 육체적, 정신적 질환들이 유발될 수 있고 또 서로 연결되어 나타날 수 있는지를 지난 수십년간의 연구 결과들을 통해 밝혀져왔습니다. 어쩌면 우리 사회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우울, 불안, 치매, 당뇨, 면역계 질환 및 심혈관계 질환 등이 수면에 대한 경시 문화 속에서 비롯되었거나 악화된 것은 아닐지 성찰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실제로 수면 장애는 앞서 나열한 질환들과 매우 높은 연관성 혹은 동반성을 갖는 것으로 밝혀짐)


"지구 상에 유일하게 인간만이 고의적으로,
또 애를 써가며 잠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생물종"이라고 불립니다.


생명의 절대적 습성과 본능을 거스름으로써까지 해야할, 더 중요한 일들이 무엇이 있을까요?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올바른 수면에 대한 인식과 정확한 정보를 통해 건강한 수면 습관을 만들어나가는데 노력해보면 좋겠습니다. 다행히도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인류가 잠에 대항해온 시간보다 잠이 우리 DNA 안에 필수생명 정보로써 새겨져온 시간이 아직은 훨씬 길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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