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정말 좋아했던 사람을 떠올릴라치면
그 사람이 떠오르곤 했다.
나를 참 많이 사랑해 줘서 기억들이 추억이 되어
자주 내 맘을 몽글몽글 어지럽힌다.
어느 겨울, 그 사람을 만나러
지하철 출구 계단을 한참 오르다가 고개를 들었을 때
그 계단 끝에 그가 있었고
본적 없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날 보고 있던 그 장면.
자식이 있다면 이런 기분일까,
반려동물을 바라보면 이런 웃음이 날까,
세상에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나 하나뿐인 것처럼
아무튼 그 눈빛 그 미소에서
조건 없는 사랑을 볼 수 있었다.
그때는 나도 좀 어렸어서 그 사람의 그 사랑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는데
요즘에서야 아.. 혹시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이 마음이 그 사람이 날 사랑하던
그런 마음이었을까? 란 생각이 든다.
그냥 존재해 줌으로써 행복하고
당신이 무슨 결정을 내려도
나는 그 모든 걸 다 사랑할 수 있는 그냥 그런 마음.
나는 그 조건 없는 사랑을 도통 이해 못 하다가
당신을 통해 이해하는 느낌이다.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이른 아침, 감은 눈을 억지스레 떠야 하는
피곤한 마음속에도
나른함 속에 파묻힌 채 허덕이는
오후의 앳된 심정 속에도
당신의 그 사랑스러운 모습은 담겨 있습니다.
-화이트 ‘사랑 그대로의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