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그 날씨가 마음이 아팠다.
공기는 차가웠지만 햇살이 따뜻한 어느 꽃샘추위.
어느 주말이었고
나는 이불을 폭 뒤집어쓴 채로
눈에 눈물이 가득한 채 그 사람과 주고받던 카톡을
슬라이드 하며 하염없이 보고 있었다.
나른하게 일어난 주말의 늦은 아침에
불현듯 헤어짐을 원하는
단호하고 명확한 그 사람의 카톡을 본 순간
아 이건 내가 붙잡는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구나.
아무 말할 수 없었다.
잘 지내라는 말도 힘들었고
붙잡을 수 없는 것도 알아서
그 이별에 어떠한 답도 하지 못한 채
나는 그렇게 헤어졌다.
오색으로 찬란하게 빛나던 내 세상은
단숨에 잿빛의 모노톤으로 변하였고
회사에서 혼나기까지 하면서
쉴 새 없이 떠들어대던 그와의 메시지도
갑자기 조용해졌다.
청량하던 꽃샘추위가 너무 아팠다.
한참을 이불속에서 나오지 않는 나를 보며
엄마는 방문을 열고 잔소리를 늘어놓으신다.
멍하니 아무 일도 할 일이 없어
이게 이별인 거니
전화기 가득 찬 너와의 메시지만
한참 읽다 읽다
너의 목소리 마치 들린 것 같아
주위를 둘러보면
내 방엔 온통 너와의 추억투성이
이제야 눈물이
- IU '첫 이별 그날 밤'
이불속에서 들은 이 노래의 가사가
오롯이 내 이야기 같아
자주 듣지 못하던 노래.
나는 여전히 이 노래를 들으면
건조한 봄날과 나의 이별이 맞물려
여전히 기분이 이상하다
지금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