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길로 들어서고 있는 하루하루이지만
내 맘은 여전히 뜨겁다.
가끔은 차가워진다.
싸구려 냄비마냥 끓었다 식었다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어쩐지 눈에선 땀이 흐른다.
지금 나는 내 마음이 뜨겁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너무 차가워졌으면 좋겠다.
시원하게 찬물을 끼얹어보고 싶다.
열이 났다 떨어졌다 하는 게 너무 힘들어
감정도, 에너지도 급격히 소비되기 때문이다.
쉽게 지쳐버리고, 쉽게 흔들린다.
이런 감정이 전혀 긍정적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어서
그냥 참 많이 조바심 나고 힘들다.
한때는 이런 울긋불긋한 마음조차도
사랑스럽다는 생각을 했건만 지금은 좋지가 않다.
힘들다. 재미가 없다. 즐겁지가 않다.
잠깐만 멈추고 싶은데
하는 일도, 생각하는 것도. 잠깐 멈추는 것도
즉 쉬는 방법을 모르겠다. 쉬는 것도 해본 놈이
쉬는 거라고.
난 불안함에 항상 지푸라기를 붙잡는 것만 같다.
오늘도 들쑥날쑥 내 마음이 고달파라.
그대여 나는 죽어도 안 되겠다면
차라리 날 숨 쉬게 하지도 마요
아직도 난 그대 안에
- 이하이 ‘희망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