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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Jul 21. 2024

제주 '카멜리아 힐' 수국축제

점심은 '한라산 소갈비찜'으로 푸짐하게 먹고, 카멜리아 힐로 출발

점심식사는 '한라산 소갈비찜'에서

구암 마을에서 해안 도로를 따라 계속 달리다 보면, 멀지 않은 곳에 '한라산 소갈비찜'집이 보인다.



이직 12시 전이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소갈비찜을 먹고 있었다.

우리도 아침식사를 즉석밥에 '차와 차이 직화 간짜장'을 얹어 가볍게 먹고 나왔으니, 모락모락 풍겨오는 갈비찜 냄새만으로도 식욕이 자극됐다.


우리는 순한 맛 소갈비찜 3인분(어른 2인, 아이 1인분)을 주문했다. 음식이 전체적으로 깔끔했고, 맛도 좋았다.



평소 고기를 좋아하는 손녀 꾸미는 한 상 차려진 소갈비찜을 보기만 해도 좋았나 보다.

한 상 날라 온 주인장은 찌개만 빼고 밑반찬은 모두 리필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세 명 모두 소식하는 편이라 추가 반찬은 필요 없었지만, 먹성 좋은 대가족이 오면 맘껏 먹을 수 있어 더 좋겠다.

3인분이 많다는 생각을 못 하고 맛있게 먹었지만, 결국 갈비찜을 남겼다.

주인장은 우리가 먹다 남긴 한라산 소갈비찜을 깔끔하게 포장해서 건네주었다.  

오늘은 저녁도 숙소에서 소갈비찜을 먹어야 할 판이다.


'한라산 소갈비찜' 뒤쪽으론 풀장이 보였고, 앞으론 해안 도로를 끼고 제주바다가 넓게 펼쳐져 있어 풍광도 좋았다. 아쉽게도 맛있게 먹기만 하다 보니 풍경 사진은 찍질 못했다.

'풍경도 식후 찍기'가 맞는데, 식후에도 그냥 떠나왔다는.



카멜리아 힐, 수국 축제

배불리 맛있게 먹고 한라산 소갈비찜 집을 나선 우리는 '카멜리아 힐'로 향했다.

카멜리아 힐은 동양에서 가장 큰 동백 수목원으로 제주의 자연을 품고 40년 역사를 지켜온 곳이다.

6만여 평의 부지에 시기를 달리해서 피는 80개국의 동백나무 500여 품종 6천여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 곳인데, 우리가 방문한 지금은 예쁜 수국꽃이 앞다퉈 피고 있었다.

6월과 7월엔 제주 수국꽃이 가장 아름답게 피어 절정을 이루는 시기이다.  



소갈비찜을 잘 먹고 난 꾸미는 차 안에서 꾸벅꾸벅 졸더니, 곧 세상모르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구암마을 돌 염전에서 신나게 잘 뛰어놀더니, 꽤 피곤했나 보다!

우리는 카멜리아 힐에 도착해서 15분 정도 자동차 안에 그대로 더 머물면서 꾸미의 달콤한 낮잠을 지켜보았다.



낮잠을 자고 일어난 부스스한 꾸미 모습까지도 할미 눈엔 세젤예 아이다.

카멜리아 힐의 안내도를 가리키며 화살표대로 따라가는 꾸미를 위해, 우리는 유모차를 한 대 대여했다.

유치원 언니도 힘들면 유모차를 탈 수 있다는 말도 슬쩍 덧붙이니, 흔쾌히 유모차에 올라탔다.




https://www.camelliahill.co.kr/


평일인데도 카멜리아 힐 초입부터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카멜리아 힐은 발길 닿는 곳마다 수국꽃이 만발했다.

수국꽃만큼이나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단체로 찾아와, 카멜리아 힐은 더 붐볐다.

카멜리아 힐의 초여름 숲은 수국꽃 세상이었다.

보라 수국, 푸른, 연분홍, 흰 수국까지 초록 녹음 사이로 각기 그 예쁜 얼굴들을 내밀기에 여념이 없었다.

수국꽃도 예뻤고, 수국꽃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꽃빛에 물들어서인지 다들 곱기만 했다.


나무수국 / 탐라 산수국
탐라산수국

수국이 이렇게나 고왔던가!

꽃송이 하나하나가 각기 빛났고, 함께여서 더 아름다웠다.

보라과 흰색으로 조화를 이룬 수국 꽃무리를 더 아름답게 부추겨 세운 것은 꽃무리 아래서 받침대 역할까지 하고 있던 초록초록 해맑은 잎사귀들이었다.  

 

탐라산수국
수국

분홍, 연분홍 멀리 보이는 흰색 수국꽃들과 초록잎의 조화도 아주 훌륭했다.

컬러풀한 꽃들의 향연에 사람들은 아름다운 꽃길을 걸었다.


산수국


 

우리 꾸미는 잠이 덜 깬 건지, 피곤했던 건지 엄마나 할머니만큼 '카멜리아 힐'을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았다.

평소 민들레 꽃만 보아도 예쁘다며 엄청 좋아하더니,

길가에 핀 작은 야생화를 봐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관심을 보였던 꾸미인데,

이곳에선 발 닿는 곳마다 눈길 가는 곳마다 아주 예쁜 수국 꽃들이 너무 격하게 반겨주는 것이 부담스러웠나!?


어딜 가나 보이는 보라색 꽃,  탐라 산수국                                


하와이 무궁화 / 백묘국


백합 / 수국
2017년 4월 남산 생태경관 보전지역에서 찍어둔 할미꽃 사진

각종 꽃들이 저마다의 독특한 빛으로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었다.

많은 꽃들을 두 눈에 담다 보니 나도 꽃이 된 듯했다. '카멜리아 힐'에선 할미꽃이 보이질 않으니, 내가 잠시 이 절정에 달한 꽃들 속에서 유일한 할미꽃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ㅋ

할미꽃도 자세히 보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당시 남산 한양도성 안쪽 생태경관 보전지역에서 만났던 할미꽃은 그 자태가 예사롭지 않았다.

고개를 꼿꼿하게 들고, 하늘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는 할미꽃이라니, 어쩜 우리네 어머니 모습을 닮았던 것 같다. 나도 늙을수록 저런 도도한(?) 할미꽃 같은 어르신이고 싶었다. ^^


꽃들은 각기 색채나 모양이 다 달랐다.

종류에 따라 다르기도 했지만, 수국은 너무 닮아서 오히려 더 개성이 돋보이기도 했다.

카멜리아 힐의 꽃들과 나무들은 모두 한데 어울려 멋스럽게 조화를 이뤘고, 오묘하고 다양한 자연의 빛깔만으로도 세상이 호사스러워 보이기에 충분했다.


우리가 걸었던 '제주 돌담길'은 서로 부딪힐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는 갔던 길을 돌아 나와 소온실 쪽으로 걸어갈 생각이다.

아까 멍멍이 조각상이 있던 곳에 사람들이 없었다.

생각해 보니, 우리가 카밀리아 힐에 입장할 때 사람들이 가장 많았던 것 같다. 다들 점심식사 후, 비슷한 시간에 도착했나 보다.  

같은 공간이라도 넉넉해 보이니, 마음까지 여유롭다.



우리 꾸미도 유모차에서 내려, 밝은 모습으로 멍멍이 등에 올라탔다.

멍멍이 친구들도 비로소 우리 꾸미에게 관심을 보인다.

꾸미는 뒤늦게 수국꽃도 예뻐했지만, 멍멍이 돌조각상을 더 좋아했다.

예쁘다고 머리도 쓰다듬어 주었고, 등에 올라타기도 하며, 한동안 멍멍이 곁을 맴돌았다.


관람방향 안내판 / 소온실 근처에 있는 돌하르방을 보고 좋아하는 꾸미

동백 숲 산책로가 가까이 있었지만, 우리는 '소온실'로 향했다.

우리나라 동백꽃은 대개 12월~4월까지 핀다.

제주 카멜리아 힐에는 가을 동백이 유명하다.

문득 하얀 동백, 핑크 동백, 애기 동백 등이 오랜 기다림 끝에 하얗고 붉은 꽃망울을 터뜨릴 어떤 가을날이 그립다.

이곳 2천 평 넘는 부지에는  핑크 뮬리, 루이비 뮬리, 팜파스 그라스가 식재되어 있다.

가을바람 몰고 다니는 억새 군락까지 합세하면, 그 오묘하고 아름다운 가을 정취를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유리 온실 속에는 정말 두 눈으로 다 담기 힘들 만큼 갖가지 꽃들이 만발했다.

그 많은 꽃들이 서로 이웃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정말 예뻤다.

이들도 우리처럼 자연의 이치에 따라 피고 지는 우주 만물의 구성원들이다.



수경재배 중인 수국과 동백





하와이 무궁화 / 수국

가는 곳마다 꽃도 많았지만, 사람들도 많았다.

꽃구경을 하다 보니 사람 구경까지 하게 된다.

모두 꽃처럼 환하고 예뻤다. 물론 할미 눈엔 세젤예 꾸미가 젤 예뻤고.



작은 화원 뒤쪽으로 건물이 한 채보였고, 건물 옆으론 커다란 바위 위에 돌무더기가 탑을 이루고 있었다.

건물로 가까이서 보니 양중해 기념관이었다.



양중해 선생은 제주 문단의 큰 어른으로 불린다. 제주 '신문화' 창간을 시작으로 60년대 제주 문인협회, 제주 예총, 제주문화원을 탄생시켜 제주 문화예술의 초석을 다졌다. 아름다운 우리 가곡 '떠나가는 배'의 작사가이기도 하다.


이날 '양중해 기념관'은 닫혀 있었다.

양중해 기념관이 카멜리아 힐에 있는 연유는 다음과 같다.




카멜리아 힐 소온실 옆으로 난 길이 참꽃군락지이다. 참꽃은 영산홍이라고도 불리는 제주도를 상징하는 꽃이다. 봄에 이곳을 찾아오면 더 만발한 아름다운 영산홍 꽃길을 황홀하게 걸을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 예쁘지 않은 꽃이 없고 귀하지 않은 생명이 없다.

사진 출처: 위키백과 - 영산홍

내가 알고 있던 철쭉의 한 종류인 연산홍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다. 왜철쭉과 영산홍(연산홍), 자산홍으로 나누기도 하지만,  우리가 산과 들에서 흔히 보았던 철쭉은 대부분 왜철쭉이었던 것 같다.


* 영산홍: 영산홍(映山紅, 학명: Rhododendron indicum)은 진달래목 진달래과의 한 종으로, 연산홍이라고도 하며, 4~6월에 꽃이 피는 식물이다.

일본이 원산으로, 주로 관상용으로 심어, 주위에서 진달래, 철쭉 등과 같이 볼 수 있다. 꽃은 주로 빨간색으로 피며, 분홍색, 흰색이 있다. - 자료출처: 위키백과




우리 꾸미 늘 꽃길만 걷길...

6월 중순,

제주의 봄날은 봄바람 따라 사라져갔고,

만발한 파스텔톤 수국꽃들이 '카멜리아 힐'의 초여름 정원을 장식하고 있었다.

수국꽃은 은은하면서도 흰색, 파란색, 자주색, 붉은색, 분홍색 등 갖가지 빛깔로 피어나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설레게 했다.

우리는 아무런 근심 없는 사람들이 되어 꽃길만 걸었다.


"꾸미야, 너는 평생 너만의 꽃길을 걸어가렴"

순탄하고 순조로운 경로만 찾아가란 의미라기보단 꾸미가 스스로 선택한 길이, 당당하고 행복한 나날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꽃길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가도 중요하다. 역경에도 곧게 피어나길, 순풍에도 강해지길...




무성한 숲사이로 탑과 조각상이 조성된 공간이 보인다.

들어서니, 잘 가꾸어진 파릇한 잔디 위로 여러 개의 석탑과 석조여래상, 달마대사를 닮은 듯한 조각상등이 한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입구에는 표호 하는 사자 닮은 조각상이 양쪽에 버티고 있어, 이곳을 수호하고 있는 듯했다.



근처에 작은 쉼터가 보였다. 어른들도 서서히 피곤이 찾아들 무렵이니, 모두 들어가 잠시 휴식을 취했다.

꾸미는 토끼 의자를 보고 아주 만족해했다. 



땅 위에 구르던 마른 잎새 한 장 주워, 계속 들고 다니며 예쁘다고 귀하게 간직하려는 꾸미,

내겐 꾸미가 늘 꽃보다 더 예쁜데...



카멜리아 힐의 아름다운 명소를 다 둘러보진 못했어도, 아름다운 수국 꽃을 원 없이 보았으니 아쉬울 것도 없었다. 더 피곤해지기 전에 훌훌 털고 일어섰다.

나오면서 '시크릿 가든'쪽을 둘러보았다.


'시크릿 가든' 계단폭포



'시크릿 가든' 안에는 '잔디욕장'이 제법 넓게 펼쳐져 있었다.

시간이 넉넉한 이들은 꼭 저 푸른 초원 위 잔디욕장에서 쉬다가 시길...

피곤한 심신 절로 위로받고 치유될 것만 같은 곳이었다.



잔디욕장 뒤로 향산기념관 건물이 보인다.

이곳은 아직 오픈 전이 기념관이어서 사람들 발길도 없었다.



카멜리아 힐에서 제일 한적한 향산기념관을 뒤로하고 만남의 광장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만남의 광장을 지나면, 매표소가 있는 곳에 닿는다. 카멜리아 힐에서 수국 꽃길만 걷고 나온 사람들은 잠시 이곳에 머물거나 곧장 지나쳐 주차장으로 갔다.


꽃구경도, 꽃길만 걷는 것도, 기본 체력이 제일 중요하다. 꾸미는 처음엔 자다 일어나 살짝 힘들어했는데, 돌아 나올 때는 활력이 넘쳤다.

할미는 꾸미 체력만도 못한 것이 그저 아쉬웠으나, 꾸미의 밝은 얼굴을 보내, 이내 다지 부족한 힘이라도 쓱 솟아 오르곤 하니, 다행이었다.


이제 꾸미 승마체험을 위해 '중문 승마공원'으로 향한다. 오후 3시 30분경 꾸미의 승마체험을 신청해 놓은 상태이니 조금 서둘렀다.  '중문 승마공원'은 '카멜리아 힐'에서 자동차로 30여 분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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