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meday Oct 05. 2024

밀물과 썰물 때, 섬과 육지로 변하는 간월암

간월암은 홈페이지에서 '간월암 물때 보기' 시간을 확인하고 가는 곳

간척 사업으로 육지와 연결된 간월도에는 이성계를 도와 조선 건국에 기여한 무학대사가 도를 깨우쳤다는 간월암이 있다.

간월암은 물때에 따라 바닷물에 잠기면 바다 가운데 떠 있는 섬이 되고, 바닷물이 빠지면 간월도와 이어진 육지가 된다. 밀물과 썰물 때 섬과 육지로 변하는 곳에 있어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암자다.

특히, 주변 섬들과 어우러진 낙조와, 바다 위로 달이 떠올랐을 때 경관이 배어나기로 유명한 곳이다.

간월암을 찾는 분들은 간월암 홈페이지에서 '간월암 물때 보기' 시간을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2024. 09. 30. 오후 2시경, 간월암은 육지였다.


간월암에 들어서서 마주한 서해 풍경


간월암은 원래 피안도(彼岸島) 피안사(彼岸寺)로 불렸다. 밀물 시 물 위에 떠있는 연꽃 또는 배와 비슷하다 하여 연화대(蓮花臺), 낙가산(落伽山), 원통대(圓通臺)라고 불리기도 했다.

고려 말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을 보고 홀연히 도를 깨우쳤다 하여 암자 이름을 간월암(看月庵), 섬 이름도 간월도라 했다고 한다.

조선시대엔 억불정책으로 간월암이 폐사되었으나, 1941년 만공 선사가 중창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만공 선사는 간월암에서 조국해방을 위한 천일기도를 드렸고, 그 후 곧 광복을 맞았다고 전해진다.



기념품점을 지나 공양실 앞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투명하게 빛났다.

태양은 흰 구름 사이를 넘나들었고, 바닷바람은 따뜻하고 시원했다.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중생의 소원이 담긴 연등들은 수만 가지 소원만큼이나 다양한 색깔로 춤을 췄다.


간월암 기념품점 앞에서 바라본 풍경


간월암 용왕각


소원초 켜는 곳 앞에서 바라본 서해 풍경 / 종각으로 올라가는 나무 계단과 오른쪽, 소원초 켜는 곳

간월암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이곳도 마치 넓은 호수같이 뭍으로 둘러싸여 있는 듯 보인다.  

아늑한 느낌이 들어 평온한 마음을 깃들게 하는 풍경이다.

투명하리만치 빛 고운 쪽빛 바다를 마주하노라면, "서해 맞아?" 하는 물음이 나도 모르게 새어 나온다.


간월암 범종각 / 종각 옆으로 보이는 간월항 방파제 빨간 등대와 꾸지뽕 붉은 열매

간월암 범종각에서 바다 건너편으로 간월항 빨간 등대가 보인다.

종각과 산신각 사이에 있는 꾸지뽕나무의 붉은 열매도, 빨간 등대처럼 한낮 햇살에 눈부시다.


간월암 산신각


간월암 관음전
관음전 정면

바다를 등지고 바라보니, 관음전도 눈부시도록 빛나 보였다.


관음전과 종무소 앞에 있는 기도처


바다를 마주하며 합장하고, 반배와 절을 할 수 있는 기도처이다 보니 뭔가 더 특별해 보였다.


종무소 앞  풍경


몹시 굽어진 소나무 한 그루

굽은 모습이 원래 형태인지 해풍 때문이지 알 수 없지만, 애처로워 보이기도 했고 강인해 보이기도 했다.


'무학대사 지팡이'라 불리는 보호수 사철나무                                


관음전 처마 풍경과 간월암 옆 바다 풍경

간월암은 작은 암자였지만, 특별한 위치에 있어서 더 돋보이는 풍경을 품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바닷가 절이 주는 힐링은 산사와 또 달랐다.

산새소리 대신 갈매기 소리와 변화무쌍한 파도 소리가 답답한 속세의 온갖 소리를 다 품고 밀려갔다.  

탁 트인 바다였지만, 이곳은 나지막한 산들이 삥 둘러 감싸 안고 있는 듯한 풍경 또한 각별했다.

이 모든 조화로움이 모든 이들에게 축복처럼 느껴졌으리라!




간월암으로 들어설 때,

암자 하단 바닷가 쪽부터 돌기 시작하다 보니, 마지막에 일주문으로 나서게 됐다.

일주문에서 오른쪽으로 바다 전망대가 바라다 보인다.


간월암 일주문과 오른쪽 바다 위로 보이는 전망대


전망대 쪽 풍경 / 간월암 풍경


간월암을 나서면서, 다시 바라본 간월항 방파제와  빨간 등대                                


간월암에서 올라서면, 간월암 주차장이다.


간월도 바다 전망대

전망대로 가고 싶은 마음을 접고, 그대로 지나쳤다.

바다 위 전망대까지 걷기엔 햇볕이 너무 뜨거웠다.

대신 자동차 안에서 전망대 쪽 사진을 연속으로 찍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전망대, 애니메이션

간월도에서는 매년 음력 1월 15일, 굴의 풍년을 기원하는 '간월도 굴부르기제'가 열린다.

가을이면 '철새기행 전'이 개최되는 이곳은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이기도 하다.

매년 260여 종 50여만 마리의 각종 철새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옛 사찰과 전통문화,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 그리고 갯벌과 풍요로운 맑은 바다를 품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서산 A지구 방조대로 돌아 나오는 길

날씨가 하도 좋아, 간월도에서 그대로 집으로 돌아오긴 섭섭했던 일요일 오후였다.

우리는 예산군 덕산면 덕숭산에 있는 수덕사에 들려가기로 하고, 천수만로 방조제를 달려 나왔다.

간월호 반대쪽인 이곳 바다는 쪽빛으로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http://ganwolam.kr/  - 간월암 물때 보기




작가의 이전글 개천절, 오늘은 우리나라 4356번째 생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