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야기가 AI로 귀결되는 시대의 소중한 안전지대
거의 일주일 내내 AI 이야기만 한 느낌이다.
책 리뷰를 해도 AI로 끝나고, 투자 이야기를 해도 결국 AI 보고서 얘기로 마무리된다.
요즘은 무슨 주제로 말을 시작해도 AI라는 거대한 깔때기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다.
챗GPT를 처음 써보고 한 달 내내 빠져 살던 23년 초가 떠오른다.
그때도 충격적이었지만, 지금은 그보다 한 단계 더 깊은 세계로 들어와 버렸다.
AI가 더 똑똑해진 것도 있겠지만, 내 AI 문해력도 그만큼 늘어난 탓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AI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AI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고 쓰는 것도 AI 이야기였다.
그만큼 일상이 포위되어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 깔때기를 빠져나올 비상구가 하나 있다.
바로 브런치다.
브런치는 이상하리만치 AI 무풍지대다.
글쓰기의 행복, 사람 냄새, 느린 호흡, 작가의 체온 같은 것들이 아직 살아 있다.
스크롤을 내릴수록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하고 사는구나’ 하고 마음이 좀 따뜻해진다.
요즘 현루 작가님의 ‘리뷰로 만나는 작가들’ 시리즈를 즐겨 보고 있다.
브런치 작가를 작품으로 읽는 방식이 참 창의적이었다.
그 리뷰를 통해 알게 된 찬란 작가님의 스토리에서는
내 신입사원 시절이 떠오르며 웃다가 울다가 했다.
https://brunch.co.kr/@kimgeon/369
이런 이야기가 아직 인터넷 어딘가에 남아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
브런치를 통해 사람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AI로 가득 찬 하루 중에 유일하게 사람의 체온을 느끼는 시간이다.
점점 브런치에 정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