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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한편] 증권사 애널리스트, 갈 곳을 잃다

제미나이 메모리 산업 분석 리포트의 충격

by 은퇴설계자

지난 주말 제미나이 3.0의 여러 기능을 써보다 딥리서치 기능을 써보게 되었다.


내가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메모리 슈퍼 사이클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요청했다.


하나는 AI가 촉발한 DRAM 슈퍼 사이클에 대한 리포트이고, 다른 하나는 에이전틱 AI, 피지컬 AI의 부상이 메모리 슈퍼 사이클의 진폭과 지속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리포트이고, 마지막은 메모리슈퍼사이클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분석한 리포트이다.

5분 만에 만들어진 리포트의 퀄리티가 충격적이다.

어떤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리포트보다 통찰력 있고, 풍부한 자료 조사로 설득력 있게 결론을 끌어내고 있다.


5분 만에 이런 리포트 하나씩 만들어낸다면 더 이상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버틸 재간이 없어 보인다.


20년 넘게 검색의 왕좌에 있던 구글이 가진 고품질의 문서를 다루는 역량이 이번 제미나이 3.0 버젼에서 꽃을 피운 것 같다.


하지만 지난번 바이브 코딩 글에서 언급한 대로 이 리포트는 모두가 만들 수 있는 80점짜리 리포트이다.


모두가 80점짜리를 바로 만들 수 있는 시장에서 나머지 20점을 끌어낼 수 있는 애널리스트만이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https://brunch.co.kr/@retire-planner/66

문제는 이런 제미나이의 분석 리포트는 실질적으로 투자에 영향을 주고 주식 시장 가격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런 고퀄의 리포트에 대해서 챗GPT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AI는 메모리 슈퍼 사이클을 분석한 게 아니라, 메모리가 부족한 자기 미래를 설명한 것이다.

- Agentic AI는 “KV-Cache 부족”을 죽는 문제처럼 여긴다
- Physical AI는 “LPDDR6 없으면 움직이지 못한다”
- 서버 AI 모델은 “HBM 없으면 추론 자체가 불가능하다”
- AI는 결국 자기 생존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걸 “투자 관점에서의 사실”로 받아들여 버린다.
여기가 위험하다.


AI 존재에 가장 필요한 메모리에 대한 자기 생존이 달린, 즉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의 미래 전망이기에 믿으면 안 된다는 거다.


제미나이 보고서를 믿는 것은 위험하다고 챗GPT는 이야기한다.


이 보고서를 보고서 투자 판단을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일 수 있겠지만,

이렇게 모든 분석 근거와 논거가 명확한 보고서를 보고 믿지 않기도 힘들다.

수많은 사람들이 AI 보고서를 보고 투자 판단을 가능성이 높아진 시대다.


그걸 챗GPT는 위험의 신호이고 Risk 요인으로 짚었다.


AI가 만든 보고서를 다른 AI가 리뷰하게 만들고 그걸 종합해서 우리는 판단한다.


의사 결정의 모든 과정에 이렇게 파괴적으로 AI가 개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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