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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이월 Jun 20. 2024

나는 그제서야 해야 했을 말을 떠올립니다

시 | 고백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는 함께 산에 오를 듯합니다
거대한 풀들이

천장에 매달린 전등처럼 휘청이는 광경을
우리는 같이 보겠지요

산 정상에 다다르면
갑자기 비가 내릴 텐데,
그러면 우리는 나무 밑으로 들어가
비를 피할 겁니다

비가 멎고 머지않아 해가 집니다
우리는 그걸 아무 말 없이 그저 바라보겠지요
그리고는 산을 내려올겁니다

산을 내려와 당신과 헤어지고 난 뒤
나는 그제서야 해야 했을 말을 떠올립니다

뒤를 돌아보니 산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당신과 산에 오른 오늘을
나는 무어라 이름 붙여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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