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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타 Mar 20. 2023

넥카라, 너란 놈

두 눈에 사랑을 담아 반겨주는 너란 녀석!



중성화 수술을 하기 적정한 때가 왔다. 적정한 개월 수. 적정한 몸무게. 간단한 수술이라지만 세상에는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있는 법이고, 마취수술은 처음이라 긴장이 되었다. 오랜만에 보는 수의사선생님을 때리거나 할퀴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생각해 보면 정기적인 예방접종, 코에 습진, 기생충, 결막염 등으로 병원을 여러 번 오갔고, 그때마다 늘 순하다는 칭찬을 받고 오는 녀석이지만 역시나 예상치 못한 변수는 있는 법이니 걱정이 많은 나는 또 한 가지 걱정을 더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수술이라는 친절한 수의사 선생님 말씀에 걱정은 마음 한 구석에 미뤄두고 수술이 끝난 후 녀석을 모시러 갔다. 이동가방 안에서 불편한 넥카라를 하고 상기된 녀석의 모습이 보였다. 좁은 틈사이로도 우리를 발견하고 반가워하는 모습이 한눈에 보여 뭉클하게 다가왔다. 두 눈 가득 반가움과 사랑을 담아 지그시 바라봐 준다.


긴 하루를 마치고 드디어 집에 도착! 어찌나 발버둥을 쳤는지 링거 맞은 앞발이 퉁퉁 부어있었다. 녀석은 집에 왔다는 도감에 신이 나 있다. 뒤늦게 넥카라의 불편함을 느꼈는지 벗으려고 안감힘을 쓴다. 화장실에 들렀다가 넥카라로 모래만 잔뜩 퍼 나르고 기우뚱기우뚱 균형도 제대로 잡지 못한 상태로 넘어진다. 하는 수 없이 넥카라를 바로 풀어 주었다. 구속에서 풀려난 녀석은 더 신이 나서 집 안 곳곳을 뛰어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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