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를 부탁해!
'과자로 만든 집'에 대한 로망은 여전하다.
어릴 때 좋아하던 동화는 헨젤과 그레텔. 과자로 만든 집이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헨젤과 그레텔이 만난 동화 속 집에 대한 아이 같은 꿈을 꾸곤 했다. 정작 마녀가 헨젤과 그레텔을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집이라는 것은 어른이 된 이후에 알게 되었다. 어른이 되었지만 나는 아직도 과자로 만든 집에 대한 로망이 있다.
언니와 나는 초등학교 때까지 한 방에서 생활했다. 뒹굴뒹굴 거리면서 만화책을 보거나 군것질을 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었다. 딱히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공유하는 유년기였다. 간식거리를 먹고 싶은데 직접 슈퍼에 가기 귀찮을 때 언니는 내게 지령을 내리곤 했다.
"아빠한테 맛있는 거 사달라고 해!"
언니에게는 다소 무뚝뚝했던 아빠였지만 나에게는 다정다감한 아빠였기에 언니는 늘 나에게 심부름을 시켰다. 나는 전화기 앞으로 달려가서 아빠 일터로 가면 함께 슈퍼에 가서 과자를 사줄 수 있는지 아빠의 스케줄을 확인한 후 아빠에게 달려갔다. 무어든 계획 있게 생활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아빠는 지금 오라든지, 10분 후에 출발하라든지 등등 상황에 맞는 자세한 행동지침을 내려주셨다. 자식 일이라면 만사 제쳐두는 아버지였기에 안된다고 하신 기억은 없다.
나는 시간에 맞춰 아빠에게 가서 함께 손을 잡고 근처 가게에 갔다. 과자를 한 보따리 들고 집으로 돌아오면 하나씩 과자를 꺼내서 어떤 과자를 먼저 먹을지 언니와 상의한다. 짭짤한 과자를 좋아하는 언니를 위한 자갈치, 새우깡, 감자칩.. 늘 초콜릿이 있는 과자만을 선호했던 나를 위한 칸초, 빼빼로, 홈런볼 등등. 한동안은 과자 걱정(?)을 하지 않고 신나게 먹을 수 있다. 가끔씩은 한 두 개씩 아껴두었다 먹으려고 숨겨두기도 한다. 어떻게 알았는지 언니는 숨겨둔 나의 과자를 찾아서 훔쳐먹는다. 과자 하나로 투닥거리던 그 시간들은 좋아했던 초콜릿만큼이나 달콤한 기억이다. 정작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았던 언니는 (언니가 없으면 뭐든 해결하지 못했던) 무지렁이 동생 덕분에 초콜릿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인 꼬꼬마 시절의 추억,
과자 선물세트를 받으면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던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