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선물을 받았다. 독일의 영화감독 베르너 헤어초크(Werner Herzog)가 쓴 <얼음 속을 걷다, Vom Gehen im Eis>였다. 1970~1980년대 '새로운 독일 영화 New German Cinema'를 이끌었던 그는 칸 영화제 그랑프리와 감독상에 빛나는 명장 중 한 명,작가이자 배우, 오페라 연출가 이기도 하다
“너무 가혹한가요?”
책을 건네며 G가 말했다.
삶의 새로운 장면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내게 <얼음 속을 걷기...> 가 가혹하게 다가올 리가요. 오히려, "힘내요,응원해요"로 읽히는대요 생각했다
1974년 늦가을에 헤어초크는 비행기를 탔더라면 한 시간 반 만에 파리에 도착했을 테지만 ‘그녀가 살아 있을 거라는 확신을 품고, 파리로 향하는 800여 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걸었다’ 11월 23일 뮌헨을 떠나 12월 14일 파리의 병상에서 그의 정신적 은사인 아이스너를 만났때까지의 몽상과 현실이 뒤섞인 22일간의 여정, 겨울의 텅 빈 평원, 얼어붙은 겨울 들판을 걸었다.
‘아이스너는 죽어서는 안 된다.
죽지 않을 것이다
허락하지 않겠다
지금은 아니다
그래서는 안된다
그녀는 죽지 않았지
나중이라면... 모르겠다,아무튼 우리가 허락할 때까지는
숲 속 여관을 지나쳐 간다. 막사처럼 거대하다. 거기엔 개 한 마리, 괴물같이 생긴 송아지가 있다. 일순간 송아지가 나를 공격할 줄 알았지만, 다행히 문이 홱 열리고 송아지는 열린 문으로 잠잠히 사라진다. 자갈더미가 보이고, 나는 그것을 밟으며 걷는다.(19쪽)
처음으로 해가 다시 조금 비쳤다. 잘된 일이다. 그러나 내 옆에는 나의 그림자가 숨어 있었다. 종종 그것은 내 앞에도 있었다. 왜냐면 서쪽을 향해 걸었기 때문이다.(61쪽)
그는 아이스너에게 도착했다.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아주 섬세하게 미소 지었다. 미묘하고 짧은 순간, 뭔가 부드러운 느낌이 죽도록 지친 그의 온몸을 타고 흘렀다.그는 그녀에게 말했다. 창문을 열어 주세요. 며칠 전부터 저는 날 수 있게 되었답니다(153쪽)
로테 아이스너는 신세대 독일 영화감독들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평론가였다. 아이스너는 다행히 위기를 넘기고 8년 정도를 더 살았다
비행기를 탔더라면 벌써 파리에 도착했을 것을, 그는 마음을 다잡으며 얼음의 땅을 가로지르며 걷고, 걷고 또 걸었다. 그 발걸음을 따라 나도 길을 나섰다
’ 아침은 꿈이 아니라 완전한 암흑 속에서 나온다 ‘ (55쪽)
바로 그것이구나.
긴 어둠의 시간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라는 것이다 라는
고마워요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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