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똥 묻은 개, 변 묻은 견

누가 누굴 욕하는 가?

by 정현

똥 묻은 개가 변 묻은 견을 욕하고 있다.


도 낀 개 낀 이라는 말이 있지만


개나 변이나

둘이 하는 짓이 너무도 같아


굳이 도와 개를 언급할 필요가 없다.




화창한 가을날

가족 나들이하기가 정말로 좋은 날이다.


청명하늘에 날 벼락이 웬 말이냐

이 좋은 곳을 딱 하니 차지하고

개 견 소리를 지껄여대고 있다.


짖는 소리가 엄청이나 크다.


아이들은 귀를 막고 지난다

나들이 나온 아이들의 부모들은

똥 묻은 개를 만난 듯이

황급하게 아이를 보호하여 감싸 안으며

빠르게 그 길을 지난다



왜 이러는 것인지

도대체가 모를 일이다

우리가 무엇을 잘 못 했는가?


우리네가 그대들에게 무슨 짓을 했다고


우리가 건물 다 지어주고

사무실 내주고

비서진도 주고

차 비 내주고, 밥 값도 내준다.


우리가 주인임에도

그렇게 오만무도 방자한 너희들에게


사무실 임대료도 받지 않는데

뭐가 부족해서

이렇게....




팬데믹에 지치고

나빠진 경제 문제로 허덕이고

고공 물가에 힘든 몸을


오랜만에 좋은 날씨 만나

좀 쉬려 나왔는데


그것도 애들과 함께...


이것이 무슨 짓거리란 말인가!!




지금 분노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그 성난 목소리 빽빽거리는 너희들이 아니라

우리다


우리의 이글거리는 눈 빛을 보아라


쳐다보면 알게 된다

우리의 마음을...


이제 그만 놀고

너희 자리로 돌아가서 제 할 일들 하거라


<주인 백>




keyword
이전 06화구중궁궐이라 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