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반쪽 청문회가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장관 후보자라며 뉴스 속보로 자막이 뜬다.
ㅇㅇ출신, ㅇㅇ세, ㅇㅇ대학 졸업, ㅇㅇ에서 일하다.
지역 나이 학력 경력 중에 그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고작해야 절반이다.
그런데도 그 네 가지로 그의 모든 것이 대변된다.
반쪽 청문회에서는
후보자의 미래 실천 역량과 의지는 궁금하지 않다.
과거 여정에 대한 비판과 찬반투표면 족하다.
청문회장은 시끌벅적하다.
적군과 아군으로 나뉘어 말싸움에 멱살잡이 가나 했더니, 씩씩거리며 잠시 쉬어 가자며 일을 미루고 나간다.
그들 용어로 정회다. 내 생각엔 외상이다.
밥시간 되었다며 내가 낸 세금으로 밥을 먹더니, 아까 욕먹은 거 억울하다며 더 못하겠으니 판을 깨잔다.
그들 용어로 산회다. 내 생각엔 먹튀다.
이윽고, 쪽수 많은 한쪽이 자기편끼리 입맛에 맞는 선택을 하면, 반쪽 청문회는 끝이 난다.
그들은 종결 처리했다고 한다. 내 생각에 그들이 또 헛발질했다.
결국, 대통령 표창장처럼 보이는 임명장 수여식까지 마치면
그는 드디어 장관이라 불린다.
내가 청문위원이라면,
해야 할 일을 오늘내일 미루면서 외상을 그어대지는 않겠다.
코로나로 힘겨운 밥집에서 밥 한 끼를 거저먹고 도망가는 먹튀는 하지 않겠다.
반쪽~ 반쪽~ 놀림거리 지겨워서 헛발질도 하지 않겠다.
나는 오늘,
할 말을 줄이고 좀 더 잘~ 들어야겠다.
잊고 있었다. 청문회에서 나는,
소리치는 심판자가 아니라, 소리가 잘 들리게 도와주는 진행자인 것을.
자~~ 반쪽에 다시 반쪽을 더해
온전한 한쪽을 만들기 위한 나의 선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