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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세 겹 인연

SNU행정담론 #013

by 정현 Jun 07. 2021

또딱~ 카톡이 다.

결혼 청첩이다.

외할아버지께서 열정이 많으신 분이라, 나에겐 한 살 어린 막내 이모가 있다.

이모와는 한참을 소식도 못 전하고 있었는데 마침 아들이 결혼한다며 청첩을 보내왔다.

이모에게 며느리니, 내겐 이종사촌 제수씨 된다.

음.. 인연이 생기는구나.


리링~ 집에 가는 길에 자가 들어와 확인해 보니

친구 딸내미 결혼 청첩이다. 

오래전 학교에서 같이 근무던 친구인데 한참을 친하게 지내다가, 지방 다른 기관으로 이직을 해서 몇 번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전화통화도 가끔씩 왔고, 어쩌다 한 두 번을 만나도 늘 한결같은 친구라 반갑다.

축하해~ 너도 이젠 사위를 보는구나. 

또 다른 인연이구나.


그런데 친구의 청첩 메시지를 들여다보는데 왠지 낯설지가 않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오늘 받은 두 개의 청첩을 살펴보니, 어? 똑같다!

친구 딸과 막내 이모 아들이 결혼을 한단다.

이렇게 되면, 내가 친구의 사돈총각이 되어버려 항렬이 한 치수 낮아져 버릴 상황이다. 

차곡차곡, 

두 겹 세 겹으로 인연이 쌓여간다.


두 다리만 건너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더니 이런 일이 있구나. 이래서 어디서든 잘~ 살아야 하나보다.

인연이 이처럼 반가운 일로 엮이게 되면 참 좋은 일이다.

기분 좋은 소중한 인연이다.


때때로 우리는 다시는 만나기도 싫은 인연 마주하기도 한다. 로의 서운함에 마음을 쳐, 보기만 해도 힘겨운 상대 만들기도 한다. 

이런 인연을 우리는 악연이라 부른다.


좋은 인연과 악연이 뒤섞이면서 한 겹 두 겹 인연이 쌓여 세월을 만든다. 돌이켜 보면 좋은 인연은 물론 악연도 나에겐 다 같이 소중한 기억이다.

내 안에 얽히듯 쌓인 두 겹 세 겹 인연이 지금껏 나를 성장시켰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튼튼하게 나를 지켜왔다.


인연이 닿아 만났던 사람과 지금 만나는 사람

그리고 새로운 인연으로 만나게 될 사람 모두는

좋고 나쁨을 구분할 수 없는


내겐 가장 소중한 그저 반가운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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