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정 창작소설 <나는 첨부물입니다> #08
수개월간의 긴장 속에서 대학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던 나는 어느 날 아침, 불청객 같은 통증에 깜짝 놀랐다.
평소처럼 일어나려고 하던 중, 갑작스러운 허리의 통증이 그의 움직임을 가로막았다. 마치 뼈가 끊어질 듯한 고통이 그의 몸을 뒤흔들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람?” 주인공은 놀라움과 고통이 뒤섞인 채 중얼거리며 침대에 주저앉았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머릿속에는 학교의 문제와 다음 회의에서 다룰 내용들이 떠올랐다. 다시 일어나서 몇 번이고 시도했지만, 통증은 더욱 심해질 뿐이었다.
결국, 나는 출근을 포기하고 병원에 가기로 결심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친구이자 동료인 현관 수위실 이선생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 선생, 오늘 근무가 뭐야? 내가 병원을 가야 하는데 움직일 수가 없어. 집으로 좀 와 줄 수 있을까?”
이 선생의 근무는 주-야-비 한 번은 주간근무, 하루는 야간근무, 그리고 하루는 비번이었다. 오늘은 다행스럽게도 비번이었지만, 약속이 있은 것으로 얼핏 들었었다.
“바로 갈게요. 얼마나 아픈 거야. 어디로 갈라고?” 전화목소리에 걱정이 가득하다. 좋은 친구다. 허겁지겁 챙겨 입은 점퍼가 꾸깃한 상태로 이 선생이 우리 집 벨을 눌렀다.
“어떻게든… 오늘 회의 때문에 사무실에 나가려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어” 나는 비서실에 전화를 걸어 이 비서에게 상황을 전했다.
“오늘 회의는 저희가 잘 처리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우선은 현 비서관님의 건강이 중요합니다.”
병원에 도착하자, 의사는 곧바로 나의 상태를 확인했다. CT와 MRI 결과를 통해 의사는 심각한 허리 디스크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허리 디스크가 심하게 눌리고 있어서 당장 수술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수술하지 않으면 통증이 계속될 뿐만 아니라,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의사 말에 일 년여간 받아온 추나요법이나 카이로플렉텍, 각종 한약, 진통제 등이 주마등처럼 내 머릿속을 지나갔다. 그것들이 결국엔 아무 소용이 없이 땜질식 처방이었던가 보다.
“수술을 꼭 해야 하나요?” 나는 약간의 희망을 가진 목소리로 물었다.
학교일도 걱정이고 집에서 걱정하는 아내와 아이들도 걱정이었다. 사무실엘도 신경이 쓰였다.
나 자신이 없어도 학교는 잘 돌아가는 것을 알면서도, 요즈음의 상황이 만만치 않아 동료들이 안게 될 부담을 걱정했다.
“네, 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의사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나는 수술을 결심하고, 아내와 이 선생이 내 곁을 지켰다. 수술실로 가는 길, 아내는 나에게 걱정과 불안을 나누는 용기를 주었다.
“그동안 너무 고생했어, 사무실에서도 집안에서도... 아예 이 길에 쉬어간다 생각하고 수술 잘 받고 푹 쉬어.”
“현 비서관, 수술 잘 받아. 학교의 문제는 학교에 남은 사람들이 잘 해결할 거야.” 이 선생도 나를 위로했다.
나는 다소의 안도감을 느끼면서도, 집안 일과 학교에 대한 걱정이 가시지 않았다. “수술이 끝나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 그동안 모든 게 잘 돌아가기를 바라.”
수술대에 눕자, 나는 긴장을 느끼며 마음속으로 기도를 했다. “제발 이번 수술이 잘 되게 해 주세요.” 그리고 곧 의식이 흐려지며 수술이 시작되었다.
수술이 끝난 후, 나는 회복실에서 눈을 떴다. 머리가 어지럽고 몸이 힘들었지만, 무언가 벗어난 느낌이 들었다. 옆에는 아내가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수술 잘 끝났어. 회복하는 데 한 달 정도 시가이 필요하다고 하네.” 아내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나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이며 “고마워. 이제부터 무엇을 해야 할까?”라고 물었다.
“지금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회복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당신이 건강해야 그다음이 있는 거지. 아무 걱정하지 말고 좀 쉬어.” 아내는 단호한 어조로 휴식을 강조했다.
나는 그제야 아내의 진지한 모습에서 큰 위안을 느끼며 마음이 편안해졌다.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별소릴 다한다.” 아내가 눈을 흘겼다.
현미경 수술은 상처가 크지 않아, 3일이 지나자 퇴원할 수 있었다. 그러나 허리 통증은 여전히 남아 있었고, 회복은 느리게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