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정 창작소설 <나는 첨부물입니다> #09
나는 병가를 얻어 두 달간의 꿈같은 휴가가 시작되었다. 허리는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이틀에 한 번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점차 나아지고 있었다.
그동안 소중한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자,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침 7시, 아내와 두 딸의 웃음소리에 눈을 떴다. “아빠, 일어났어요?” 큰 딸인 서연이가 방에 들어와 햇살처럼 밝은 얼굴로 물었다.
“응, 이제 일어나려고 해.” 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주방에서는 아내가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분주한 소리가 났다. “오늘은 특별히 팬케이크를 만들었어. 너희 아빠가 좋아하는 걸로!” 아내의 목소리에는 따뜻함이 가득했다.
나는 천천히 일어나 소파에 앉았다. 움직이는 것이 여전히 불편했지만, 가족과의 대화는 나를 편안하게 해 주었다. 아침 식사가 준비되자, 우리는 식탁에 모였다.
“아빠, 학교는 어때요?” 작은 딸인 소연이의 호기심 어린 질문에 나는 잠시 생각했다. “지금은 병가 중이라서 학교에 가고 있지 않아. 하지만 학교 선생님들이 잘하고 있을 거야.”
아침을 먹으며 서연이와 소연이는 학교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느새 업무의 스트레스와 바쁜 일상이 사라지고 있었다.
그날 오후, 허리를 보호대에 감고 소파에 앉아 가족과 함께 TV를 시청했다. 아내와 두 딸은 각자의 취향을 즐기며 함께 웃고 떠들었다.
“아빠, 오늘 저녁에 영화 보러 가요!” 서연이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좋아! 무슨 영화를 보고 싶어?” 나는 오래간만의 아빠 역할에 기쁘게 물었다.
“‘겨울왕국 2’ 요! 아빠가 엘사를 좋아하잖아요!” 소연이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큰 아이가 내가 엘사를 좋아하는 줄 아는가 보다.
“그럼 오늘 저녁에 가자. 아빠가 저녁을 근사하게 대접할게.”
그런 소소한 일상이 그에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그는 그때 비로소 깨달았다.
바쁘게 돌아가던 일상에서 잊고 지냈던 소중한 순간들이었다.
하루는 가족과 함께 인근 공원에 나가 간단한 피크닉을 즐기기로 했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싶었지만, 허리 통증 때문에 다소 불편했다.
대신, 다소 느리지만 아내와 아이들이 걷는 속도에 맞춰 공원으로 향했다.
“아빠, 빨리 와요!” 민지가 조그맣게 뛰어가며 재잘거렸다. 그 모습을 보며, 삶의 모든 바쁨과 스트레스가 그 순간에는 사라진 것 같았다.
공원에 도착하자, 우리는 잔디밭에 담요를 펴고 앉았다.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꺼내 주며 아내가 말하길, “이런 소소한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몰라. 건강해져서 이렇게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정말 좋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가슴 깊이 따뜻한 감정을 피어올랐다. 하지만 그 속에서 한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내가 언제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냈었을까?” 까마득히 떠올린 기억이 가물가물 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가면서, 지난 3년간의 바쁜 일상이 머릿속에서 스크린처럼 지나갔다.
새벽 5시에 출근해 밤 12시 넘어 퇴근하던 시절. 매일의 반복 속에서 가족과 함께한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다. “내가 정말 이 일을 계속해야 할까?”라는 갈등이 머리를 맴돌았다.
업무를 떠올리며 내가 사랑했던 일과 책임감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삶이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보다 더 중요한 것인지, 그는 자꾸만 고민하게 되었다.
“아빠, 왜 이렇게 깊은 생각에 빠져 있어요?” 서연이의 질문에 정신을 차렸다. “아니, 아빠는 너희와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서연이는 나를 위로하듯 작은 손을 쥐어주었다. “앞으로는 아빠가 더 많이 놀아주면 좋겠어요!”
소중한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리고 이제는 그 행복한 순간들을 더 소중히 여기기로 마음먹었다.
“그래, 아빠도 그렇게 생각해.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너희와 함께할게.” 나는 가족의 사랑으로 뿌듯한 마음을 어루만지며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지내기로 결심했다.
두 달간의 병가는 하루하루가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